“한기총 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 교회의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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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 교회의 타락”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4.0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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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제18회 열린대화마당서 ‘자정능력’ 점검


한기총 해체문제 4월 노회 헌의 위해 움직여야

한기총 해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본질은 한국 교회의 뿌리 깊은 타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주최한 제18차 열린대화마당에서 토론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한기총도 필요 없는 조직이지만 고통을 외면하고 축복에만 빠진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가 더 크다”고 우려했다. 내부 혼란에 빠진 한기총에 대해서도 ‘중대형 교단’들의 과감한 탈퇴 결단으로 해체 혹은 약화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상대 정치외교학과 백종국 교수는 “한기총은 당연히 해체되어야 하며 해체 후 다시는 연합기관을 만들지 말자”는 비관적인 대안을 내놓았다. 백 교수는 “차라리 지역연합회로 가는 방법이 있다”며 “교회협이나 새로운 교단연합은 한기총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을 재현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예장 고신 구포제일교회 이성구 목사는 “재정적 후원이 없다면 한기총이 돌아가겠느냐”며 “대형교단들이 탈퇴하면 간단하게 해체될 것이고 지금의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기총 해체의 가속화를 위해 4월에 열리는 각 교단 노회에서 공식 의제로 해체의 건을 상정하고 한목협이 소속 목사들을 설득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한기총 해체가 어렵다면 힘을 약화시켜서 한기총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로 행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오갔다.

그러나 성공회 박경조 주교는 “한기총이 해체되건 말건 관심도 없다”며 “문제의 본질은 한국 교회의 신앙 자체”라고 지적했다. 박 주교는 “내세중심적 신앙과 축복 사상이 보편적으로 깔려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국 교회가 바로 설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 교회, 자정능력을 점검한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열린대화마당은 언론과 NGO, 목회자의 입장에서 자정 가능성을 점검했다.

언론의 입장에서 발제를 맡은 CBS 권혁률 국장은 “기독교 윤리가 실종되고, 교회법 대신 사회법에 의존하는 한국 교회는 도덕적 규범도 준수하지 못하는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고 우려했다. 권 국장은 “기독교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회 환경 속에서 선교적 지평을 넓히기 위한 지혜로운 처신을 해야 한다”며 “한국 교회의 문제를 덮게 된다면 전도의 문을 닫는 신앙적 범죄의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기총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 교회를 진단한 백종국 교수는 “한기총은 존재 자체로 복음전파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지적하는 교단정치와 개교회이기주의 그리고 목회자 자질부족도 한기총의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제3세계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말로 가능성을 조망한 백 교수는 “이웃의 고통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초심을 회복하고 역사적 오류를 극복할 때, 제3세계의 모델이 되는 교회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희망의 샘물’이 존재한다는 대안도 나왔다. 이성구 목사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성도들이 상층구조와는 전혀 상관없이 아침마다 한국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교회의 샘물노릇을 하는 개인과 단체들이 있는 한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목사들의 의식전환이 없이는 한국 교회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성경이 극도로 경계하는 우상숭배에 빠져드는 원인은 바로 ‘탐심’에 있음을 기억하고 죄를 죄로 인식하는 의식의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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