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좋은데 교회는 싫다, 새문안교회 언더우드 학술강좌에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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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좋은데 교회는 싫다, 새문안교회 언더우드 학술강좌에서 논의
  • 승인 2000.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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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상담과 설문을 통해 본 결과 이 땅의 젊은이들 가운데 교회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이들이 거의 없다. 100%에 가까운 젊은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한 두 번쯤은 교회에 가본 경 험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정작 교회를 꾸준히 다니는 이들은 10%를 약간 웃도는 상황이다. 왜 쉽게 떠나버리 고 교회를 등진 채 살아가는가. 첫째, 눈높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교리적 이유 ‘성경 안에 서로 모순되는 듯한 말씀에 대해서 덮어놓고 믿으라’ 또는 ‘딱 부러지지 않 고 물에 물 탄 듯한 자기합리화의 색깔이 농후한 교리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청 년들의 지적이다. 치열한 지성적 활동을 통해 보다 선명하게 교리적 내용을 제시해서 그들을 설복할 수 없다 면 교회를 떠날 청년들이 계속 나타날 수밖에 없음을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 다. 둘째, 교회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 ‘교회 조직이 획일적인 것 같아 가기 싫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교회가 너무 자기 중심적인 것 같아 싫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이 있었다. 융통성이 없고 열려있지 못한 공동체로 교회를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다. 역사가 흐르고 상황이 변하더라도 항상 붙들어야 할 기독교의 본질과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변화시켜도 좋을 만한 비본질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변화를 시 도하는 결단과 용기가 지금 교회 내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청년들은 ‘교인들의 교회 안 행동과 교회 밖 행동이 다르다’고 본다. 게다가 ‘외형적으 로 보기에 너무 많이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교파와 교단’도 한 몫을 한다. 그러나 무 엇보다 목회자의 자질 문제가 상당히 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교회를 떠나는 청년 들 가운데 ‘목회자에 대한 신뢰감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히는 이들도 상당수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청년들이 교회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인식 가운데 ‘교회가 헌금을 지나치 게 강요하는 인상이 많다’는 것과 ‘민족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무시하는 인상이 짙다’는 것, 그리고 ‘전도방법이 너무 혐오스럽다’는 것 등이 있다. 특별히 전도방법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 비기독교 청년들 가운데 10명 중의 약 9명(88.5%)이 부 정적이라고 밝혔다(1997년 한국갤럽 조사). 넷째, 청년시대에 직면한 삶의 문제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다원화되면서 주일성수가 곧 기독교 신앙을 가지는 것이라고 강 조하기가 점점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청년 들에 대한 교회의 전향적 조치와 배려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청년들이 시대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삶의 양상들을 충분히 고려한 내적인 교 과과정과 외적인 프로그램 구성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이야기 귀담아 들어야 자기반성에 인색한 공동체일수록 쉽게 위기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깊은 자기반성의 시스템을 가지지 못한 공동체일수록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젊은이들이,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좀 더 심각하게 말하면 청년들이 교회를 떠 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교회를 향해 발길조차 돌리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왜 교회에 오기 싫어하는지, 교회에 온다고 하더라도 왜 정착하지 못하고 쉽게 떠나 버리는 지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뼈아프게 듣고 자기 반성에 충실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 시대 먼 저 믿는 자들의 책임이다. 새로운 세기가 되었다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주님의 교회만이 영원한 희망’이라 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예수님은 좋은데 교회 가기는 싫다’고 말하는 청년들 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늦기 전에 한국 교회 전체가 이 현실을 놓고 기도하고 창 의적 대안을 모색해야할 때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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