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교, 위험 커진 만큼 ‘대처능력’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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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교, 위험 커진 만큼 ‘대처능력’도 키웠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12.0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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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정동제일교회에서 한국위기관리재단 출범 감사예배가 드려졌다.

범죄확산, 인종분규, 내전 등으로 선교사 안전 위협
맞춤형 위기훈련과 즉각적인 대응 프로그램 등 정착

선교사들에게 각종 사고와 위협이 도사리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지만 테러와 납치 등 정치적인 범죄에까지 연루되리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 단기 선교팀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의해 피랍된 후 2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40여 일간의 인질극이 벌어진 것을 보고 한국 교회는 ‘충격’에 빠졌다.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테러와 납치의 폭력을 선교사들이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위기관리국’을 신설하고 지난 3년간 각종 훈련과 교육을 통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 결실로 지난 3일 사단법인 위기관리재단이 정식 출범하게 된 것이다. 위기관리재단은 평상시에 교회와 단체들을 대상으로 위기관리 훈련교육을 실시하고 긴급구호 인력을 양성하며 대국민 안전교육과 계몽, 홍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 선교사 위기 어느 정도?
한국위기관리재단 출범에 앞서 지난 2일 개최된 포럼에서 합동 GMS 김정한 목사는 “80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선교지에서 순직한 선교사는 약 40여 명에 이르며 질병과 사고, 순교 등 다양한 원인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위기유형으로는 2007년과 209년에 남아공 및 중앙아시아에서 무장 강도로 인한 재산피해와 육체적 피해를 입은 바 있으며, 2008년에는 차드 내전 상황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중간지대에 선교사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북동아시아 등지에서 현지 공안당국 및 극단주의적 종교단체로부터 체포와 구금, 추방을 당한 사례도 보고됐다.

지역별로는 2007년 후반기 파키스탄 무샤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수도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를 해산하는 정부 당국과의 충돌로 치안이 불안정해졌으며 선교사 안전이 심히 염려되는 상황이라는 소식에 선교사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내려졌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정권장악 이후 2007년 후반기 불교의 승려를 비롯해 수많은 군중의 시위가 있었고 군부의 강경진압으로 큰 충돌이 있었다. 당시 GMS 선교사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시위대 속에 파묻혀 큰 어려움을 당할 뻔 했고, 진압군을 피해 도망치던 중 다리를 다치는 사고를 입었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선교사가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강도를 만나 차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선교사는 강도에게 상해를 입었다. 이처럼 해외에서 사역중인 선교사들은 언제 어느 때 일어날지 모를 사고의 위험 앞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 더 이상 안전한 곳은 없다
GMP 도문갑 목사는 “범죄의 전 세계적 확산과 인종분규와 내전 등으로 세계 어느 곳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의 추락과 실업난으로 갈취와 유괴, 납치 등의 위험이 늘고 있고, 과격 이슬람근본주의와 알카에다 그룹들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한국인들도 공격 대상으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적인 체포와 감금, 추방 등 사법적인 박해와 공권력의 남용도 선교사들이 고스란히 당해야 하는 피해 중 하나다.

그러나 도 목사는 “위기사태가 증가해도 선교기관의 대처능력이 강화되면 그 영향력은 오히려 더 감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적 위기관리 교육과 장기적인 멤버케어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안을 모색한다면 위기는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대비 통해 위험을 줄인다
실현가능한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가 위기관리 전문기구를 출범시키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조직의 리어와 구성원들이 위기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깨달아야 했으며 각 지역, 권력별로 한 사람 이상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했다. 특히 인질사태 등 고위험, 고비용 사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위기관리 기금 마련도 필수적이었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필요성을 바탕으로 사단법인 위기관리재단을 통해 교육 시스템의 정착과 위기관리 프로그램의 신속한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선교단체와 NGO, 지역교회 등 각 단체의 성격에 맞는 맞춤 위기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론과 실전을 겸할 수 있는 전문교육 인프라와 시설의 구축, 납치와 인질에 대비한 한국형 협상팀의 양성과 개발 등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위기관리재단측은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는 말씀을 예로 들며, “위기 상황 속에서도 냉철하게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라는 하나님의 경고로 말씀을 이해하며 선교단체와 NGO, 지역교회들도 적절한 관리체제를 수립하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위기상황에 대비하는 복음의 청지기적 자세를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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