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의 능력으로 교회 개혁 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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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의 능력으로 교회 개혁 추구하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7.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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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생각하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

교회 매매 및 세습, 하나님의 백성임을 망각한 산물
하나님 나라 실현 위한 도구로서의 신앙 자세 필요


“한국 교회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충실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 물음에 신학적, 교회적 차원에서 고민하던 신학자가 조심스런 답변을 내놓았다.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김동호 목사)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필그림 하우스에서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주제로 개최한 ‘제9회 연구위원회 세미나’에 참석한 박경수 교수(장신대)는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교회의 본질을 한국 교회가 얼마나 진지하고 성실하게 지켜가고 있는지 생각할 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교회의 본질에 비추어 본 한국 교회의 모습’을 주제로 발표한 박경수 교수(장신대)는 “한국 교회가 직면한 위기는 본질적으로 교회의 위기에서 비롯된만큼 ‘참된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동시에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교회의 본질을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령의 전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인 공동체 △하나님 나라의 도구 등 5가지로 나눈 후 한국 교회가 이러한 이상적이고 성경적인 교회의 본질에 얼마나 충실한지 분석했다.

# 교회는 하나님의 소유
교회는 현상적으로 볼 때 분명 인간들의 모임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서 시작된 하나님의 백성들이 함께하는 모임이다. 즉, 교회의 주도권이 하나님에게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교회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교계 신문이나 신학교 게시판에 실린 목회자 청빙 광고를 보면 놀랍게도 자신이 교회개척을 위해 투자한 금액에 권리금까지 붙여서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교회를 자기 소유의 식당이나 상점으로 생각하는 목회자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을 지적했다.

또한 “교회 세습의 문제도 교회가 하나님의 소유이며 백성임을 망각한데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교회는 결코 사유화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특히 ‘성직자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박 교수는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은연중에 빠져있는 성직자주의에서 속히 벗어나서 모든 신자들이 동일한 하나님의 백성이요 제자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부당한 권위주위에서 벗어나 섬기는 봉사직무를 감당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개교회주의, 이원론에서 벗어나야
그리스도의 몸과 관련해서도 교회 분열 및 개교회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개념은 성도의 교제와 연결되며 시공간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모든 성도들의 사귐과 친교의 공동체이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개교회주의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개교회들은 보편 교회의 전체적인 유익을 위해 힘을 모아야 지금처럼 옆에 있는 교회의 교인들을 수평이동 시키기 위해 교회들 간에 경쟁하는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양 은사를 받은 성도들이 서로 섬기며 공동의 덕을 세워가는 공동체인 ‘성령의 전’이라는 입장에서도 목회자 개인이나 영향력 있는 장로들에 의해 교회가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교회는 성령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성령은 개인과 교회의 영역 안에만 머물러 있다”며 “샤머니즘과 기복주의의 영향 때문에 성령이 마치 개인에게 복을 주고 교회를 성장시키는 탁월한 귀신쯤으로 여겨지는 듯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뿌리 깊은 이원론적 인식은 개인과 사회, 교회와 세상을 나누고 성령은 마치 개인과 교회에만 관계되고 사회나 세상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교회는 세상을 향한 성령의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세상의 변혁을 위해서도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외에도 하나의, 거룩한, 사도적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도구로서 한국 교회의 본질을 분석한 박 교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에 한국 교회 현실을 비추어 보니 흠과 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관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며 “지상의 교회는 아직 하나님 나라의 충만한 가시적 실현이 아닌만큼 끊임없는 회개와 자기 갱신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한국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현실화에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1세기 교회사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개혁주의자들이 외쳤던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정신으로 경건의 능력을 회복해 스스로 개혁하고, 세상에 충격과 변화를 줌으로써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도구가 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과제”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는 송인설 교수, 권연경 교수, 강성열 교수, 이주연 목사, 이창호 목사 등도 발제자로 나서 △셀 교회의 교회론 △한국 교회의 도덕적 무기력과 구원론적 혼란 △구약성서의 이주민 신학과 한국사회의 다문화 가정 △교회의 영성과 사회적 역할 △한국정부의 통일 정책에 대한 기독교 윤리적 응답 등을 주제로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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