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살 길이 막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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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살 길이 막막해요"
  • 승인 2002.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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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유이주민 문제해결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국내에 입국한 자유이주민의 적응교육과 취업 그리고 신분별 지원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한으로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입국 규모는 1990년대 초반에는 10명 내외의 비교적 적은 인원이었으나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50명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증가하다가 1990년대 말에 들어서는 1백명을 넘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0년도에는 1999년 1백48명의 2배가 넘는 3백12명, 2001년에는 5백83명, 올해 3월31일까지는 1백89명이 입국하였으며 현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수는 1천9백45명에 이른다.

지난 1998년 7월 경기도 안성에서 문을 연 통일부 소속 하나원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북한이탈주민의 사회적응과 국내정착을 위해 정부에서 설립한 유일한 시설로 ▲심리 안정 및 정서순화 교육 ▲남한 사회에 대한 교육 ▲기초 직업훈련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원만으로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교육은 무리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일고있다.
특히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취업 관련 교육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30대의 한 자유이주민은 “우리가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이 무엇일 것 같냐?”고 반문하면서 “앞으로 뭘 먹고 살까가 제일 걱정인데 하나원에서는 취직할 수 있는 기술교육과 현장학습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4년 탈북한 김모씨(29)는 한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일하던 당시 “하나원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실내강의이고 현장학습은 전체강의 시간의 16%에 불과하다”며 “하나원을 나온 뒤 직장을 구하는 탈북자는 절반도 안되며 그나마 일용직으로 취업했다가 적응하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착지원금 3천7백만원과 소득이 적을 경우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5년간 지급하는 월생활비 등을 합치면 1인당 정부 지원금이 6천여 만원이나 되기 때문에 북한에서 간부였던 자유이주민들은 취업의지를 갖지 않는다”며 정부 정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청소년 교육도 마찬가지다. 나이 어린 남한 학생들과 공부하는 게 자존심상할뿐 아니라 수업 따라가기도 힘들어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을 다니거나 북한에서 왔다고 따돌림 당해 자퇴 후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자유이주 청소년도 상당수다.
한편, 이같은 상황들에 대해 기독교북한선교회 이수봉목사(사무총장)는 “현재 자유이주민은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교회가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급선무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기관에서 이들을 위한 구체적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개교회에서는 이를 충실히 수행, 성숙한 사회인으로 정착하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승국기자(sklee@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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