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오메가, 그리고 새로운 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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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오메가, 그리고 새로운 알파!
  • 승인 2002.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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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설명을 듣는 것보다 느껴야 하는 것이고, 또 참여해야 하는 일이다. 농악판에서 농악이 절정에 이르면 듣고 보던 사람들이 농악판에 뛰어들어 함께 어울린다. 농악이 우리의 기본적인 정서이기 때문에 저절로 그렇게 된다. 외국인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신기한 듯 바라보고만 있다. 성도들은 부활판에 뛰어들어야 한다. 부활 주변에 머물러서 보고만 있는 것은 제대로 된 부활신앙이 아니다. 농악이 우리 민족의 기본적인 정서라면 부활은 성도들의 기본적인 신앙이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은 개인적인 사건이 아니며 공동체적이고 보편적인 사건이다. 또한 마지막에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의 부활을 실현시키는 종말론적인 사건이다.
부활에 대한 최초의 증언은 고린도전서 15장인데 고린도전서의 수신자인 고린도교회는 문제 투성이의 골치 아픈 교회였다. 바울 사도가 고린도교회의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대답해 나가다가 끝에 가서 부활을 내놓은 것은 부활 신앙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부활신앙 위에 서면 분쟁도, 빈부간의 격차도, 신학논쟁도 다 해결된다는 것을 말한다. 부활은 모든 문제의 해답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문제들의 해답이다.

인류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가 “죽음이 인생의 종말인가?” 하는 것인데 부활은 여기에 대해 “아니다! 부활이 있다!”라고 대답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보람있게 사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안 가진 사람이 없다. 부활은 여기 대해서 “부활을 믿으며 살아라! 그러면 보람있게 살 수 있다!”라는 정답을 준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질문 가운데 하나가 “어찌하여 의가 패배하는 일이 많이 있는가?”하는 것이다. 부활은 여기에 대해 “아니다! 부활이 있다. 부활이 의의 최후 승리를 증거해 준다!”라고 대답한다.

부활에 대한 최초의 증언인 고린도전서 15장은 신앙생활에서 부활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고린도교회는 바울에게 이것저것을 물으면서 부활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너희들이 질문한 이 문제에 대하여 말하면” 하고서 대답을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부활장인 고린도전서 15장에는 ‘부활에 대하여는’ 이런 말이 없는 것을 보아서 고린도교회가 부활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묻지도 않은 문제인데 바울은 부활에 대해서 말한다. 신앙생활에서 부활 문제를 빼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린도교회 교인들처럼 부활보다 다른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거나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해외여행을 떠날 때 많은 짐을 들고 나섰는데 정작 여권은 안 가지고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앙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십자가와 부활이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보내면서 첫 부분에서 십자가를 높이 들고(고전 1:17∼18, 2:2) 끝 부분인 15장에 와서는 부활을 이야기한다. 십자가는 기독교 신앙의 알파요 부활은 오메가이다. 그리고 부활은 또 다른 알파가 된다. 부활은 소망 가운데 소망이다.

지금 우리 나라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어려운 형편에 빠져 있다. 부활은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가 소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준다. 작년도 ‘기독교연합신문’의 부활 절 대담기사 제목 “절망에 빠진 사회, 부활신앙으로 일으키자”는 지금도 강한 여운을 남기며 기억되고 있다.
부활신앙은 절망을 거부한다. 부활신앙은 용기의 근원이요 재기의 힘이 된다. 지금 절망 가운데 있는 분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을 때 제자들의 느낀 절망이 더 컸을까, 아니면 나의 절망이 더 클까,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제자들의 절망이 더 크다. 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소망을 갖는다. “새로 시작하자!”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교회다.

봄이다. 곳곳에 설치된 분수들이 물을 뿜을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사순절 기간 동안 경건의 물이 고이게 하기 위해 힘썼다. 이제 분수에 물이 솟는 것처럼 부활의 기쁨이 솟구쳐야 할 것이다. 그 기쁨을 가지고 소망의 삶을 출발하자!

유관지목사(목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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