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6] 남한 교회 통일된 모습 보여야 북한 선교 미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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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6] 남한 교회 통일된 모습 보여야 북한 선교 미래 있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4.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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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 교회 보고서’(6) - 북한선교의 미래와 전망

▲ 한기총은 지난 2006년 ‘한국교회 북한선교 지도자회의’를 개최하고 ‘북한교회 재건 3원칙’을 결의했다. ① 단일 기독교단의 원칙, ② 북한교회 독립의 원칙, ③ 연합 일치 협력의 원칙이 그것이다.

③ 통일 이후의 북한 선교 전망


독재 경험 선교에는 ‘독’, 북한 사회 특수성 연구 시급
분열된 남한 교회의 선교로는 북한 반기독교 극복 못해

언제쯤 통일이 될까. 한반도 문제와 관련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지난해 발간한 미래 예측 보고서 ‘글로벌 트렌드 2025’를 통해 “2025년 무렵에 한반도는 통일돼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한 단일 국가는 아닐지라도 어떤 형태의 남북연합 형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 통일 시점과 북한의 특수성
이 보고서는 북한이 향후 비핵화를 선언하고 국제적인 경제 지원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새롭게 통일되는 한반도는 재건에 드는 엄청난 비용 때문에 재정적 부담에 크게 시달릴 것”이라며 통일 과정에서 겪게 될 국가적 진통도 예측하고 있다.
NIC의 보고서는 CIA, FBI, 국가안보국, 국방정보국 등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들이 보내오는 정보를 취합해 평가,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보고서대로 라면 통일까지는 불과 15년 남짓 남아 있다. 물론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급속도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보면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통일의 봄바람은 장담할 수 없다.

통일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이 많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독일 통일 당시 교회의 역할에서 배워야 한다. 또 남한 교회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남북 갈등을 줄이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통일 이후 북한선교에서 북한 사회 가치관의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 목회자들 중에는 ‘북한이 신격화된 김일성 독재를 경험했기 때문에 유일신 하나님을 믿기가 더 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통일 후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면 교회만 세워도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에 대해 새터민 출신 1호 목회자인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는 단호하게 반박한다. 실제로 탈북민들을 상대로 전도해 교회를 세우고 있는 강 목사는 “탈북자들에 대한 전도가 절대 쉽지는 않다”고 토로한다.
강 목사는 “북한사회의 조직과 생활이 기독교와 흡사하다는 사실에서 새터민 선교는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없이는 오히려 이들이 반기독교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김일성 종교’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일성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주겠느냐는 의문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탈북자 한 명을 전도하는 게 일반 남한인 10명을 전도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말한다.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류성민 교수도 “사회주의 국가는 종교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이데올로기적 기반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종교의 입지가 매우 취약하다”고 말한다. 남한 교회의 북한 선교에 대한 안일한 태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통일 이후 북한 선교를 준비하는 남한 교회는 북한 사회의 가치관과 영적 상태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탈북 주민들을 상대로 한 준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강철호 목사는 “남한 교회가 가장 시급하게 준비해야 할 과제는 사람을 준비시키는 것”이라며 “남북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터민들의 중재자적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분열 극복과 다각적 선교 필요
또 하나의 과제는 갈라져 있는 남한 교회의 분열상을 극복하는 것이다. 분단 이후 남한 교회는 신학적, 정치적, 이념적인 이유로 나눠져 있다. 어떤 사안에서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독교통일학회 주도홍 교수는 남한 교회의 분열상에 대해 “통일을 가로막는 암적 존재”라며 “평화와 화목의 복음을 우리 삶의 현장에서 회복하는 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통일을 위해서라도 하나 된 남한 교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남한의 진보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교류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보수권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배제돼 있다. 인도적 지원을 매개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과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통일 이후 남한의 분열상이 북한에 그대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교단별로 교세 확장을 위해 선교의 자원을 중복 지원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또 차분하고 진지한 선교에 대한 논의 없이 경쟁적이고 충동적인 선교로 북한주민들에게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반석 목사(모퉁이돌선교회 국제총무)는 “북한 선교에 있어서는 조급하게 성과를 거두려는 태도가 지양되어야 한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도하고 얼마나 많은 지역에 선교사를 보내는가 하는 실적 위주의 선교보다는 단 한곳이라도 단 한사람이라도 진정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실한 신자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다각적 선교 전략이 준비돼야 한다. 현재 남한 교회에서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 이 목사는 “다양한 인도적 지원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종교에 대한 북한 주민의 부정적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며 통일 이후 북한 선교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문화, 예술, 교육, 의료,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를 통해 선교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목사는 “외부로부터 고립된 북한 사회는 직접적인 선교보다는 수용성이 강한 다양한 측면의 선교를 통해 접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통일 후 북한 선교 과정에서 제국주의적 태도가 아닌 섬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물질적인 도움을 매개로 군림하는 자리에 설 경우 ‘미 제국주의’에 대한 반감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의 큰 도시 위주의 선교도 주의해야 한다. 이 목사는 “선교가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이라면 ‘땅 따먹기식 선교’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며 “통일 후 모든 교회가 평양과 같은 큰 도시로 몰려드는 편중된 선교의 모습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기총의 ‘북한 교회 재건 3원칙’ 가운데 지역 지정 방식을 좋은 사례로 들었다.

대북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통일 후 북한 선교 과정에서 발생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논의와 함께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선교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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