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5] “북한 급변사태, 남북교회 협력으로 통합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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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5] “북한 급변사태, 남북교회 협력으로 통합 주도해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4.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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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 교회 보고서(5) - 북한선교의 미래와 전망

▲ 성도들이 남북한의 통일을 기원하며 비둘기와 하얀 풍선을 날리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변하면서 북한의 동향을 한국 교회 역시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독일 통일을 모델로 교회가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모색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② 북한의 급변 사태 전망과 교회의 역할

김정일 이후 독재체제 변화, 대량탈북 사태 가능성
교회는 이념 논쟁보다 사회통합 위한 피스메이커 역할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남북경제협력의 대표적 사업이었던 금강산 관광이 1년 반 넘게 중단됐고, 지난 9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금강산 부동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강행하면서 냉각기류가 확산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이 ‘외부충격’때문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 관련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북한 급변사태와 김정일 이후 논의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는 별도로 북한의 체제 안정성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급변사태에 대한 논의가 그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최근의 화폐개혁으로 인한 혼란,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설 등에도 불구하고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북한문제 전문가인 양무진 교수(북한대학원대학교)는 “화폐 개혁 초기 단계의 혼란은 모든 국가가 경험하는 것이며 북한이라고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라며 급변사태 가능성을 “아주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경제난이 심각하다. 경제난이 지속되고 중국, 러시아 등 북한의 우방국들이 지속적으로 북한의 고립화에 앞장선다면 경제난에 의한 급변사태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로 인한 급변사태, 김정일 이후 북한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양무진 교수는 “갑작스런 유고 상황이 발생해도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 통치에 의해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반면 김정일 이후 북한에 대해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일탈을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북한의 독재체제가 종식되고 사회주의 정치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변사태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국민대)는 “북한 급변사태 발생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고, 그 시간은 점차 단축되고 있다”며 “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급변사태에 대해 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부)는 세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북한 정권이 체제이행을 시도하는 경우 ▲북한 정권이 붕괴하고 혼란 상태에서 다국적군이 개입해 신탁통치가 이루어지는 경우 ▲북한의 붕괴로 남북한 통일이 선언되고 실제적 통일이 단기간에 일어나는 경우가 그것이다.
김 교수는 “제도적 역량이 없는 나라에서 급진 전략을 무리하게 실행하면 악영향이 많다”며 “급변사태가 일어나지 않고 북한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유호열 교수는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없이는 북한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정일 이후 증가하는 외부와의 접촉을 통한 중상위권 엘리트들 내부의 각성은 향후 선군정치의 정치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우려와 대책 마련은 한국 교회에도 필요하다.

# 사랑을 통한 민족통합 주도해야
서울성서교회 이철재 목사는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는 동북아 정세아래 묻혀있는 지뢰이자 7,500만 우리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뇌관”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 교회가 연합해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키고 기도를 통해 국민적 역량의 통합을 주도해야 한다”고 교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성경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독교통일학회 주도홍 교수는 “그가 가진 육신의 병이든 영혼의 병이든 예외 없이 예수님에게 나가 치유를 받아야 한다”며 “하나님의 사랑은 죄로 인해 원수된 죄인들을 위한 십자가의 자기를 내어주는 사랑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도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주 교수는 “인간의 생존권을 빌미로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도적 지원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국 교회가 전체 예산의 5%를 북한동포를 돕는데 책정하면 통일 후 북한선교에서 열매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념적 통합을 위한 교회의 역할도 요구되고 있다. 주 교수는 “이념의 싸움터가 되어 있는 냉전의 한반도는 하나님의 은총의 현장이 될 수 없다”며 “한국 교회는 복음에 굳게 서는 보다 포용력 있고 성숙한 피스메이커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교훈적 차원에서 우리보다 먼저 통일한 독일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독과 서독 교회가 통일에 기여했던 바를 통해 한국 교회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는 “서독교회는 동서독 분단 이후 양쪽 정부가 냉전 이데올로기로 인해 긴장과 갈등 상황에 있을 때조차도 하나님의 하나의 교회라는 고백 위에서 동독교회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 교수는 사랑을 매개로 한 연합에 주목했다. 그는 “분단된 동서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각자의 이데올로기에 감염되어 서로를 적대적인 관계로 설정했지만, 동서독 교회만은 형제자매로서 서로의 사랑을 교감했다”며 “교회가 공식기구를 통한 지원으로 북한사회에서 공신력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통일 당시 1989년과 1990년 2년 동안 서독교회는 60만 명에 가까운 동독 이탈주민과 이주민들을 위해 총체적인 활동과 개별적인 봉사를 수행했다. 또 당시 서독교회의 지원은 단순히 자선적이거나 부분적인 사역이 아니라 전문적 역량과 준비를 갖춘 종합적이고 책임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국 교회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정 교수는 “서독교회는 동독 이탈주민들이 서독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했다”며 “교회를 중심으로 한 통합 노력을 기울여 동독 이탈 주민들의 부드러운 통합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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