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획1] “당신은 오늘 나무 몇그루를 쓰셨나요?”
상태바
[환경기획1] “당신은 오늘 나무 몇그루를 쓰셨나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4.07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님의 청지기, 숲을 지키는 크리스천

우리나라, 지난 30년간 7억㎥ 가까운 열대림 사용
4월 4일 ‘종이 안 쓰는 날’ 심기보다 지키자는 의미
국민 한 사람이 평생 30년생 나무 230그루 사용해
기윤실, 재생종이 주보사용할 경우 2만2천그루 살려

#  4월, 나무 그리고 종이

#  4월, 나무 그리고 종이

 

#  4월, 나무 그리고 종이 어느새 새파란 초록이 올라오는 봄이다. 강변북로를 따라가다 만나는 응봉산엔 노란 개나리가 만개했고 산등성이 진달래는 뒤늦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온갖 색깔의 향연이 펼쳐지는 봄, 하지만 이 봄이 언제까지 우리에게 머물지는 알 수 없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진입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실제로 긴 겨울을 보내는 우리의 마음에 ‘과연 봄이 머물러줄까…’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기후변화를 막아내는 것은 하나님을 믿은 그리스도인의 몫. 우리가 자연을 지켜야 하는 것은 자연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새 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도 초록으로 우거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환경특집 ‘나무와 종이’를 준비했다. 우리 숲의 미래와 우리 숲을 지키는 작은 노력들이 모아져 커다란 숲을 이룰 것이라는 소망의 기도를 담았다. 녹색 세상을 만드는 녹색 교회, 그리고 그 교회를 지키는 녹색 크리스천이 살아가는 방법을 제안한다.

# 식목일 또는 종이 안 쓰는 날
4월 5일 제65회 식목일. 산림청은 지구온난화를 고려해 나무 심는 기간을 예년보다 열흘이나 늘렸다. 올해는 여의도의 70배에 달하는 2만1천ha에 3,6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밝혔다. 산림뿐 아니라 도시 생활권을 푸르게 가꾸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도시 생활권 615개소에 산림공원과 생태숲 등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숲 조성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한 낮의 높은 기온을 낮추는 등 미세기후를 조절하고 급격한 기상변화를 완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결국 식물이 지구 전체 기후시스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구의 산림 면적은 육지의 1/3이지만 이 산림이 지구 전체 광합성의 2/3를 감당하고 온실가스를 흡수 저장해주는 역할까지 감당한다.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산림이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철저히 경제중심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양심은 산림을 외면하고 있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윤여창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지난 30년 대한민국이 써버린 열대림은 6억9961만5천 세제곱미터에 이른다. 경제성장으로 인해 임산물의 수입이 늘면서 원목, 재목, 합판 같은 목재를 아시아 열대림에서 수입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림과 비교하면 지난 30년 간 남한의 임목 축적량을 다 쓴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는 것과 더불어 숲을 지키는 일, 즉 나무의 소비량을 줄이는 일도 중요하다.

가장 쉽게 숲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환경운동가들은 이같은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종이를 아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녹색연합은 지난 2002년 매년 ‘4월 4일’을 ‘종이 안 쓰는 날’로 선포했다. 온 국민이 4월 4일 하루만이라도 종이 한 장 안 쓰면 나무 4천5백그루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식목일 하루 전을 종이 안 쓰는 날로 지정한 것은 이 일이 또 다른 ‘식목’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심을 수 없는 형편이라면 종이 사용을 줄여서 사라져가는 나무를 지키자는 완곡한 마음이 담겨있다.

우리 국민이 쓰는 종이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2000년 말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연간 153kg의 종이를 사용했다. 이는 30년생 원목 2.6그루에 해당한다. 1인당 사용하는 평생의 나무를 환산할 때 무려 230그루나 된다고 한다. 누구도 심지 못할 양의 나무를 우리는 너무 쉽게 사용하고 있다. 매년 1인당 종이 사용량이 10킬로그램씩 늘어난다는 통계로 볼 때 우리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 재생종이 사용은 또 다른 식목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종이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우리가 읽어야할 수많은 책과 휴대용 그릇, 일회용 컵과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까지 이 모든 것이 나무에서 얻어진 것들이다. 하지만 환경운동가들은 덜 쓰는 방법, 잘 쓰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한다. 일회용품을 덜 쓰는 방법과 재생용지를 사용하는 잘 쓰는 법만 지켜도 산림의 상당부분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년째 ‘재생종이 사용 운동’을 펼쳐온 작아(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종이를 100% 순수 펄프에서 재생종이로만 바꿔도 폐지 1톤으로 30년 이상된 푸른 소나무 16그루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종이컵 역시 마찬가지. 일회용 종이컵은 연간 120억 개가 생산 소비된다. 이를 위해 7만톤이 넘는 천연펄프가 수입되고 있지만 재활용되는 종이컵은 13.7%에 불과하다.

또 다른 통계에서는 폐지 1톤을 재생종이로 만들었을 때 대기오염 74%를 줄일 수 있으며 수질오염의 35%를 막고, 공업용수 58%가 줄어든다고 밝히고 있다. 수치를 넘어 현실적으로는 숲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의 삶의 터전을 지켜주며 이산화탄소 저장고인 숲을 지켜 기후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 재생종이 주보 쓰실래요?
산림의 파괴를 막을 수 없다면 지켜야 한다. 이미 환경단체들은 재생종이 사용 캠페인과 함께 재생지로 교과서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청구서 보내기 운동을 펼치며 고지서로 인해 낭비되는 종이의 소비를 막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해부터 교회주보를 재생종이로 만들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교회주보만 재생종이로 바뀌어도 연간 2만2천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는 바람을 담고 있다.
2005년 통계청 조사 결과 집계된 개신교인 수는 862만여명, 매주 만들어지는 주보의 양도 이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A4 1매짜리 주보를 52주간 발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주 431그루의 나무가 죽어간다.

한번 쓰고 버리는 주보에 꼭 질 좋은 종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기윤실은 “재생용지는 재생펄프 함유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인쇄용지인 중질만화지와 앙코르지 같은 경우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해 교회 주보용으로 유용하다”고 제안했다. 또 재생지 사용에만 그치지 말고 어떠한 종이를 어떤 경로를 통해 구입했는지 주보를 통해 알림으로써 재생용지 사용에 동참코자 하는 성도들과 정보를 나누는 것도 환경 나눔의 한 방법이라고 귀뜸했다.

할 수 있다면 작은 실천은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재생용지 사용과 더불어 종이컵 등 일회용 종이 사용에 대해 절제하는 마음을 갖는 것, 바로 ‘종이금식’에 참여하는 신앙의 마음이 필요하다.
기독교환경연대 유미호 정책실장은 “재생종이를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맡기신 창조의 숲을 지키고 돌보는 일”이라며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서도 종이 한 장을 우습게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