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관계, 이제 이념적 군사동맹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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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관계, 이제 이념적 군사동맹 아냐”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4.0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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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연구원 포럼 ‘북.중 관계와 북한의 미래’

“북한에게 중국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됐다. 협력하며 갈등하는 정상적인 국가대 국가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광운대학교 신상진 교수는 1일 오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반도평화연구원 주최 ‘북.중 관계와 북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19회 한반도평화포럼에 참석해 “중국이 장쩌민, 후진타오 체제를 거치면서 대외전략이 이념과 군사동맹 중시 성향에서 경제적 실리와 국제적 책임 존중 및 국제질서 수용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중국의 대외전략과 북중 관계의 역사’를 주제로 발표한 신 교수는 “중국의 요구를 북한이 무시했던 사례가 많다. 북한의 행동을 중국이 전환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지정학적 요인이 북한과 중국으로 하여금 전략적 유대관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이에 따라 중국은 점차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야 할 동맹국가가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고려해 사안에 따라 선택적, 제한적인 원조를 제공하는 상대로 다뤄왔다”며 “북한이 중국의 국익을 위협하고 도전하는 행동을 보일 때에는 제재조치도 불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이 가지는 전략적 가치 때문에 대북 경제협력과 정치.외교적 지원을 통해 북한정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해 대북 영향력이 소멸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며 “북중 관계는 끊임없이 갈등이 나타나고 불투명하지만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협력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의 발제에 대해 윤영관 교수(서울대)는 “많은 사람들은 북.중 관계가 변함 없는 상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안정적이지 않다”며 “중국도 미래 한반도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국민대)는 “나는 20년 전부터 북핵 문제 해결 불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지금은 거의 주류의 의견이 돼가고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시작한 50년 전부터 이미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독재 체제 유지 ▲국내 정치 선전 ▲ 협박 외교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강대국들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래야 북한 정치 엘리트들이 특권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핵무기가 아니면 강대국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북 제재를 통한 북한 핵 포기 전략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 보수파에서 이같은 주장이 있다. 그러나 이 희망은 근거가 없다”며 “제재를 해도 북한 지도부는 굴복하지 않으며 북한 주민들만 굶어죽고 고통 받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전혀 없는 제안”이라고 일축하고 “북한 입장에서는 핵 포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선결조건이고, 개방은 북한 지도부의 집단자살을 의미한다”고 정부의 대북정책을 혹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북한의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6자회담을 비롯한 국제 메커니즘이 견고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할 희망은 없지만 북의 핵개발을 통제하고 제한할 가능성은 있다. 그 때문에 핵 문제를 다룰 수 있는 6자회담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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