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3] ‘소셜 네트워크’ 영향력 확산 … 집단윤리 출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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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3] ‘소셜 네트워크’ 영향력 확산 … 집단윤리 출현 예고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4.01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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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 교회 보고서’ (3) - IT기술 발전과 미래 교회 ②

▲ 트위터는 세계의 벽을 허물었다.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 목회자에게 서신을 보낼 수 있고 신학적인 해답도 들을 수 있다. 국내 트위터 이용자 수만도 30만 명에 달한다. 그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단문 소통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개인이 만든 정보 신속히 전파돼고 파급력 커져
교회 컨텐츠 간결화 필요, 예배 다양화 등 변화 바람


다양한 사람들과 인맥을 맺고 140자 문자(SMS문자 2건 정도)로 소통하는 트위터, 페이스북의 등장은 스마트폰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 트위터 통한 단문 소통 고민 필요
트위터(twitter)를 통해 전달되는 짧은 이야기, 간결한 스토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거쳐 전 세계 언어로 번역돼 순식간에 퍼져나갈 수 있다. 이로 인해 형성되는 네트워크의 영향력과 파괴력은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이기홍 교수(사회학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이동통신 기기를 통해 사용하기에 매우 쉽도록 제공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보통 사람 누구나 부지기수의 네티즌들에게 ‘개인적으로’ 만들고 정리한 정보를 과거 어느 때보다 신속히 전파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트위터가 긴급구호, 여론 형성 등의 역할을 했다는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교통 혼잡을 크게 완화시키는 데도 트위터를 활용한 정보 교환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초 발생한 칠레 강진을 가장 먼저 세상에 전했던 것도 트위터를 통한 소셜 네트워크였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트위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를 활용한 여론 형성의 위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를 ‘웹2.0 시대’라고 명명한 이기홍 교수는 “여론 형성 기제가 하나의 생태계, 하나의 복잡계로 성숙하면서 자정 기능이 대폭 강화되어 과거 어느 때보다 소셜 네트워크의 여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이 향후 미래 교회에는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 1990년대 초반 등장해 빠른 속도로 발전한 인터넷에 대해 한국 교회는 제대로 된 대비를 하지 못했다. 10여년 후인 2000년대 초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음성적으로만 존재했던 안티기독교 세력이 웹상에서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는 통로가 됐다. 한국 교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반기독교 세력에 대해 지금도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최근에는 무신론 버스광고 운동을 펼치는 등 그 활동 범위를 점차 확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교회와 관련된 기사에 달리는 댓글은 그 수위가 정도를 벗어났다는 시각이 많다.
이 같은 전철을 밟아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교회에 대한 비판이나 잘못된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다.

# 소셜N 통해 집단 윤리 형성
스마트폰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반기독교 세력의 거센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교계 및 각 개교회 내부의 문제점과 비판을 선점하고 공개함으로써 한국 개신교가 지속적인 자아성찰을 통해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퍼지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그는 “교계 및 개 교회 차원의 수평적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세상으로부터 오는 비판과 충고는 겸허하게 수용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과 트위터의 출현으로 온·오프라인 모든 장벽을 허물고 소통하면서 집단지성, 집단윤리의 등장도 기대되고 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과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지적 결과물이 집단지성이다.

최근 미국 대표적 뉴스 채널 CNN의 사장 존 클라인은 한 모임에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들이 믿음직한 정보의 원천이 되고 있다. 200만 명의 뉴스 시청자보다 50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더 두렵다”고 말했다.

유엔미래보고서의 저자 박영숙 대표(유엔미래포럼)는 “집단지성이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를 만드는 선거에도 개입했다”고 말한다. 집단지성을 통해 권력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소셜 네트워크에서 통용되고 있는 정보가 신뢰를 얻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형성되는 여론과 집단지성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세계 종교 지형의 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집단사고나 집단지성, 집단행동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결집하고 집단적인 표현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유일적 사고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구 사회와 달리 우리는 개인주의보다 집단주의적 성격이 강한 사회”라며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안티기독교 세력의 공격 받을 소지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집단윤리 형성도 전망되고 있다. 집단윤리는 다양한 계체와 집단들이 상호 소통하면서 보편적 윤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소통을 통해 합의된 지성 또는 윤리인 만큼 그 영향력도 클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이나 트위터와 같은 신기술을 통해 전 세계적인 소통의 극대화가 이뤄지면 이 같은 일이 실현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집단윤리 형성 과정에서 기독교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본주의, 다원주의 등 반기독교적인 사조에 맞서 기독교가 추구하는 진리를 보편적인 진리로 만들어 가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해야 할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간결성 활용한 다양한 예배 출현
현재 교회 목회에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모 교회 목사님은 선교를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에 트위터를 통해 활동 상황과 선교 장면을 보내 교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교인들은 안방에서 목사님의 사역과 선교를 보면서 격려하고 기도할 수 있다. 물론 즉석에서 전화나 후원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짧고 간결한 두세 줄의 문장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확산성과 파급력이 큰다고 분석한다. 압축된 문장으로 표현된 정보인 만큼, 충격이나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물론 장문의 글이나 이미지, 동영상도 링크를 통해 전달이 가능하다.

한림대 사회학과 이기홍 교수는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그의 가장 큰 특징으로 간결함을 꼽았다. 그는 “교회가 전하는 콘텐츠가 현재보다 좀 더 간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어 “요즘 많은 교회가 설교, 훈련, 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관리, 기독교적 경영, 임상심리학 등과 관련된 지식을 산발적으로 유통시키고 있다”며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백과사전적 지식쇼핑몰이나 백화점이 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교회를 중심으로 유통되는 다양한 지식 중 교회가 전해야만 하는 핵심적인 내용 외에는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며 “많은 경우에 교회 밖의 세속적 미디어가 동일한 내용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독교 신앙의 정수를 더욱 세련된 방법으로 전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가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킹에 트위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이 교수는 “교회 조직과 신자들 간의 보다 밀착적인 네트워킹을 이루어, 콘텐츠를 비롯한 교회 내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며 “상호 정보 교환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영적, 정서적, 물질적 필요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교회를 일상적으로 드나들 수 있는 분위기를 창출하고 강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의 중심의 교회 네트워크가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사이버교회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도 있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상황을 전송하는 것에 대해 신학적인 판단이 필요하겠지만 예배 형태가 다양화될 것”이라며 “전통적 관점에서는 예배의 훼손이지만,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예배 형식이나 틀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인한 기대도 있다. 교회에서 기독교적 가치관 교육이 주입식으로 진행되면서, 수동적이고 이중적인 신자들을 양성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의 확장을 통해 목회자와 성도가 실시간으로 상호 소통하고 합리적 사고를 통해 가치관의 적용이 삶의 영역까지 확대되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회적 치유 효과도 기대된다. 정 교수는 “사회가 점점 사람들이 고립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관계나 심리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하지만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소셜 네트워크는 어디까지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오프라인을 보완하는 것이지 온라인이 중심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목회나 교회뿐 아니라 삶에 있어서는 살과 살, 얼굴과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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