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 온·오프라인 장벽 없는 소통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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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2] 온·오프라인 장벽 없는 소통시대가 열린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24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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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 교회 보고서’ (2)- IT기술 발전과 미래 교회 ①

▲ 2020년에는 성경책을 보기 힘들 수도 있다. 성경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열어가는 교회의 미래

2010년 현재 한국 교회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사회적 신뢰도 추락과 뚜렷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지금 한국 교회는 ‘위기’와 ‘기회’라는 단어가 공존하고 있다. 지난 10년에 대한 평가와 반성, 그리고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과 대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한국 교회가 사회적 변화의 물결을 헤치고 건강한 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가 만나게 될 미래 교회의 모습을 전망하는 ‘2020 미래 교회 보고서’를 기획했다.                                                                                   <편집자 주>

스마트폰, 학교 금융 종교 등 전 분야 변화 예고
소통 어려웠던 선교 사각지대 활용 가능성 높아

2020년 3월 어느 주일, 서울 강남 A교회 성도들이 B 집사 집에 모였다. 함께 3D TV를 통해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위해서다. B 집사 옆에 앉은 C 장로가 스마트폰을 통해 대표기도를 하고 있다. 얼마 전 B 집사가 전도한 일본인 친구 D 씨는 스마트폰을 통해 C 장로의 기도를 일본어로 번역해 듣고 있다. 기도는 물론 설교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성도들에게 실시간으로 자동 통역되어 들린다.

설교 중에 예루살렘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3D TV에 베드로가 등장해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병이어의 기적도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설교 후 스마트폰을 통해 헌금을 즉석에서 송금한다. 어느덧 예배가 끝나고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성도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내온다. 이라크에 있는 K 권사와 설교를 통해 받은 은혜를 나눈다. 이후 둘씩 짝지어 '소셜 네트워크'에 접속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세계 각국에서 더 많은 성도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우리 교회에 접속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일부 작은 교회는 아직도 교회 건물 안에서 예배를 드린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대형교회들은 교회에 가도 영상을 통해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굳이 갈 필요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교회가 나서서 구역별로 모여 드리는 예배를 권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 스마트폰이 여는 미래 사회는?
위 이야기는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불가능한 미래는 아니다.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이같은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말부터 출시된 스마트폰이 그것이다. 인터넷과 PC, 핸드폰을 융합한 스마트폰은 우리 사회에 가까운 미래조차 예측하기 쉽지 않을 만큼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가올 10년 후 미래의 생활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벽을 일거에 허물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폰의 가장 큰 위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정보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모바일 세대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된 스마트폰은 올해 약 7.7%의 보급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3년까지 전 세계 휴대폰 중 40%가 스마트폰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강국으로 꼽히는 한국 시장의 점유율 확장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유엔미래포럼은 “2010년이 지나면 12개 언어가 동시통역되는 휴대용 통역기가 출시되어 세계인과 기본적인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스마트폰이 가져올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가정과 직장, 사회를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형성이 가시화됐다. 한 인간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과 연결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회사 업무 지시는 물론, 학교 수업, 금융기관 이용 등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거의 전 분야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장벽 없는 소통, 교회는 뭘 준비하나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2000년대 초에 등장했던 인터넷 교회의 영향력은 미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웹상에만 존재하는 한계 때문이었다. 회원(성도)들 간의 효과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큰 파장을 미치지 못하고 사그라졌던 것.

그러나 가상과 현실의 벽을 허무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터넷 교회와는 또 다른 새로운 형태를 가진 교회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인터넷 교회의 한계로 지적됐던 회원 간 소통이 스마트폰을 통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발 빠르게 스마트폰을 활용해 성도들과 실시간 소통을 시도하는 교회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미래 교회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스마트폰 출현으로 인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다. 미래 사회의 생활상은 교회 생활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가상 커뮤니티가 현실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 및 사회 변화와 관련해 이기홍 교수(한림대 사회학과)는 “교회와 모든 크리스천들은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에 관심을 갖고 생활과 선교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이러한 효율적 소통을 가능케 한 미디어의 특징을 파악해 교회 활동에 응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 스마트폰 통한 전략 마련 시급
이미 스마트폰을 활용한 각종 프로그램과 전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선두주자겪인 아이폰에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어플)의 북 항목에는 이미 한글성경, 21세기 찬송가 등의 기독교 관련 어플이 제공되고 있다. 향후 한국에서 이뤄지는 찬양 집회, 설교 영상 등을 공급하는 어플이 등장해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 곳곳에 전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세계적인 집회와 명강사의 설교도 한 개인이 가진 스마트폰 속에 고스란히 담겨질 것이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선교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선교부와 해외 선교사 간, 선교사와 선교사 간의 실시간 소통과 전략 공유가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위험한 선교지에 파송된 선교사들에게는 위험 상황을 알리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지역이나 이슬람 국가 등 위험지역 선교지 역시 스마트폰 기술 발전과 동시에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기독교 가치관과 문화가 유입될 수 있다. 반대로 이슬람 문화가 역 유입될 가능성도 높아져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그밖에 소통이 어려웠던 장애인,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 선교 등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금껏 대다수 교인들은 바쁜 일상생활 때문에 주일에만 교제해 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주중에도 교제와 은혜를 실시간으로 나눌 수 있게 됐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 간의 실시간 소통에도 활용될 수 있다. 교회 안에 존재하는 여러 집단 사이의 갈등을 스마트폰이 줄일 수도 있다. 최근 몇몇 교회들이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목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밖에 목회자들이 교인들의 영적 상태나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교회정보기술연구원 원장 이동현 목사는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교적 카드를 적지 않고도 목회자가 성도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어 목회나 심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 같은 선교적인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와 함께 시행착오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 향후 수년 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벽 없는 소통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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