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선교하다 코끼리 선물 받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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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선교하다 코끼리 선물 받은 사연?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2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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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대통령, 김해성 목사에게 ‘코끼리 한 쌍’ 선물

한국 외교 당국이 암코끼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국내 유명 이주민 선교 목사가 스리랑카 대통령으로부터 코끼리 한 쌍을 선물로 받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 코끼리 수는 9마리 뿐. 최근 국내 암코끼리가 노쇠해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해 외교 당국이 코끼리 확보를 위한 외교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해외에서 사오면 쉽게 해결될 것 같지만, 멸종 위기 종으로 지정된 코끼리는 보호 대상이어서 국가 간 매매가 불가능한 상황. 국가 간 외교전을 통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서는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외국인노동자의집 대표 김해성 목사.

이처럼 귀한 코끼리를 어떻게 한 쌍씩이나 선물 받게 됐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외국인노동자의집 대표 김해성 목사(49). 지난 19일 한신대학원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이주민선교협의회 창립총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 목사가 그 사연을 소개했다.

올해로 28년째 외국인 노동자 선교 사역을 해온 김해성 목사는 사역 초기 경기도 광주 한 도로를 지나던 중 버스 정류장에 처량하게 서 있는 두 명의 외국인을 발견했다. 그는 가던 차를 멈추고 그들에게 다가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하는지 물었다. 그리고 직장도 없고 갈 곳도 없던 스리랑카인 두 명에게 일자리를 구해주고 거처도 마련해줬다.

이후 이들은 스리랑카 친구들을 계속 데려와 김 목사에게 소개시켜줬고, 함께 예배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던 중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에 왔을 때 안내를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김 목사는 흔쾌히 수락하고 그를 환대했다. 이후 김 목사는 스리랑카를 오가며 이 국회의원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그가 바로 스리랑카의 현 대통령인 마힌더 라자파세크. 당시 야당 국회의원이었던 라자파세크는 이후 노동부 장관, 총리 등을 거쳐 지난 2005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후 20년 넘게 치러졌던 내전을 종식시켰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런 그가 최근 김 목사를 스리랑카에 초청해 만난 자리에서 스리랑카 지역 선교 사역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코끼리를 선물로 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김 목사는 “당시에 코끼리를 선물로 준다고 해서 굉장히 당황했다. 코끼리를 키울 곳도 없고 먹이를 줄 수도 없을 것 같아서 거절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끼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후 김 목사는 스리랑카 대통령에게 연락해 “기왕이면 한 쌍을 달라”고 요청해 허락을 받았다. 그는 “길 가다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줬던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스리랑카인 두 명을 도와줬던 것이 지금에 와서 코끼리를 선물로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 목사는 “현재 외교 당국이 스리랑카 정부와 협의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조만간 국내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민 선교를 통해 두 영혼을 구한 것은 물론이고, 한 쌍의 코끼리를 확보하는 외교적인 성과까지 거두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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