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기획4] 형식에 빠진 ‘사순절’ 가슴찢는 회개로 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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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기획4] 형식에 빠진 ‘사순절’ 가슴찢는 회개로 무장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3.17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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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2주년 연속기획 // 한국교회, 생명력을 회복하자

④ 형식에 빠진 ‘사순절’ 가슴찢는 회개로 무장

기독교의 최대 절기인 부활절을 앞두고 지금 한국 교회는 경건한 마음으로 사순절을 보내고 있다. 사순절 넷째주간을 맞이하면서 각 교회마다 금식과 새벽기도로 성도들의 경건한 삶을 유도하고 있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예수님의 고난 행적에 동참하길 서원한 성도들도 찾아볼 수 있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금식한 것을 따라 일요일을 제외한 40일을 금식하며 지키는 기간이기도 하다. 동방교회는 아직까지 금식의 전통을 지키고 있으며, 개신교회 역시 이 기간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는 시간으로 지키고 있다. 지금도 한국 교회 안에서 수많은 금식들이 행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순절의 경건의식은 이전에 비해 상당히 느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엄격하게 지켜졌던 금식의 문제는 하루 한 끼 금식으로 약화됐고 최근에는 식사의 절제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현대문명의 유희를 끊는 것으로 절제를 행할 것을 권고하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문화생활과 오락을 자제하고 화려한 옷을 입는 것을 경계하며 좋은 음식으로 배불리는 것을 멀리하는 행동으로 사순절을 지키는 것도 하나의 대안처럼 대두되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신앙이 말씀과 멀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신앙의 전통과 원칙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순절 첫 날이 ‘재의 수요일’로 불리는 것은 하나님 앞에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할 때 입은 옷을 찢고 굵은 베를 입으며 재를 무릅쓰고 성중에 나아가 대성통곡했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풀과 나무를 태운 재를 머리에 뿌리는 의식을 통해 고난당하시는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사순절 첫 날부터 ‘회개’의 의미를 더욱 강조한 것이다.

신학자들은 신자들이 머리에 재를 뿌리는 행위에 대해 “그간 저지른 범죄에 대해 하나님 앞에 슬픔과 통회, 상한 심령을 나타내는 행위”로 설명한다. 즉, 사순절 기간에는 죄의 고백이 강하게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백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는 사순절 주간 설교를 통해 “우리 자신도 모르게 그동안 이 땅의 교회를 허물어 온 잘못을 회개하자”고 했다. 하나님 말씀보다 세상에 가치를 두고 하나님보다 인간의 시스템과 조직, 인간 자체를 더 절대시 했던 어리석음을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삶이 하나님을 향하고 영적 충만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세상적인 것에 더 깊이 매몰되고 세상의 조직과 시스템에 교회와 하나님을 꿰어 맞추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사순절 금식의 중요성이 둔화되고 문화금식이라는 이름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사순절의 생명력은 ‘회개’에 있다. 사순절을 마치 교회의 이벤트처럼 생각하고 각종 대체 프로그램과 변질된 신앙 예식으로 채워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시간만큼은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가슴 깊이 묵상하며 가슴 찢는 회개와 함께 철저한 신앙각성이 이뤄져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감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영적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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