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슬림 ‘꾸란’에 대한 이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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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슬림 ‘꾸란’에 대한 이해 높은 편이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3.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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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선교회 허은열 목사 박사학위 논문 발표


국내 무슬림 이주자 282명 대상 설문조사 전개
‘다와’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어 대책 마련 시급

한국에 들어와 있는 무슬림들이 그들만의 공동체 ‘움마(Ummah)를 형성해 종교적, 심리적, 정치적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교회가 공동체 접근 중심의 새로운 이주자 선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이주자 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씨앗선교회 허은열 목사(사진)는 2009학년도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이주자 2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의 이슬람 종교성이 생각보다 깊다는 것과 이슬람 포교정책 ‘다와’에도 상당부분 깊이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무슬림 이주노동자 선교를 위한 움마의 분석과 선교전략’이라는 제목의 논문은 국내 이슬람 ‘다와’ 전략에 대응하고 효과적인 기독교 선교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작성됐다.

우즈베키스탄(41.8%), 방글라데시(18.1%), 인도네시아(29.4%) 등 3개 나라에서 온 이주자들이 참여한 설문에서 먼저 이슬람 소속 분파를 물어본 질문에 응답자의 24%가 자신들은 순비파에 속한다고 답했다. 이어 시아파 19%, 수피파 13%, 이슬람 원리주의자라는 응답자가 8%였으며 자신이 무슨 분파에 속하는지 모르겠다는 응답도 38%에 달했다. 즉, 국내 무슬림 이주노동자들의 이슬람 정체성은 강하지만 자기 정체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순니파 무슬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생활에 있어서는 48%의 응답자가 ‘한국에서 모스크에 가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쉴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 이주노동자의 근로 상황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로 한국에서도 모스크가 이들의 종교생활의 중심이 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에 거주하는 무슬림 중 상당수가 전통 종교로 형식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무슬림 이주자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하루 5회 이상 기도하는 무슬림이 25%로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보통 하루 1회(31%)에서 4회까지 수차례 기도로 이슬람 율법을 지키고 있었다.

꾸란을 배웠냐는 질문에는 주석을 할 수 있다는 응답자만 14%에 달했다. 현재 배우고 있거나(33%) 과거에 배운 적이 있다는 응답도 19%에 달했다. 배운 것을 넘어 꾸란을 약간이나마 암송할 수 있는 무슬림이 22%였으며 잘하거나 완벽하게 암송한다는 응답도 22%에 달했다. 허은열 목사는 “이 응답에서 국내 이슬람 담당 사역자들이 꾸란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 무슬림은 주로 민족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으로 이슬람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국내 무슬림들은 이슬람 교리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81% 가량이 꾸란을 한 번 이상 학습할 정도로 학습정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국내 이슬람의 다와 전략이 체계적이 될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무슬림들이 이슬람에 ‘영’이 있느냐는 질문에 55%가 ‘있다’고 응답한 것를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이슬람에는 영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내 무슬림들은 이슬람에도 영이 있다고 응답한 것은 앞으로 복음전도에 좋은 접촉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의 ‘다와’ 정책을 유추할 수 있는 설문도 진행됐다.
‘나는 한국에서 이슬람 포교활동을 해본 적이 있다’는 질문에 12.2%가 ‘매우 그렇다’, 1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이주노동자 중 이맘이 있다는 응답이 약 40%에 달했으며 이슬람 포교를 위해 한국에 오는 사람이 있다는 응답도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를 합쳐 31.5%에 이르렀다.

결혼정책도 파악됐다. 이슬람 포교를 위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13.9%가 매우 그렇다, 18.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가 이슬람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자동적으로 무슬림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슬람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50% 이상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지만 20% 정도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무슬림 이주자들은 대다수 한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지만 언어장벽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고 그 뒤를 이어 경제적 곤란(22%)을 고민했다. 또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할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는 ‘미등록 이주민의 사면’을 꼽아 신분의 안전과 인권이 보장받는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사를 마친 허은열 목사는 각 교회가 ‘이슬람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이슬람에 대해 연구하고 성도들에게 바르게 이슬람을 알리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선교사 파송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국내 이주민 선교와 다문화 가정이 주를 이루고 있는 농촌선교에도 새로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교회가 이슬람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운 반응을 보이는 것도 우려했다. 허 목사는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예배당 중심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사역자인 허 목사는 “무슬림 선교는 개별접촉과 간접선교만 가능하다”며 “교단과 교회는 전문 선교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후원하는 간접사역을 전개해야 하며 구체적인 사역들은 현장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도 잊지 않았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은 ‘나는 한국사회에 적응하는데 교회 및 기독교 단체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19.9%에 불과했다. 하지만 직장 동료와 상사로부터 도움을 받은 비율은 48.5%였고 친구와 친척의 도움이 41.5%로 교회의 도움을 훨씬 웃돌았다. 이것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데 교회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은열 목사는 “각 교회는 이주민 선교사를 발굴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자유함을 얻는 삶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은열 목사는 설문을 위해 총 680부의 설문지를 우즈벡과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무슬림 공동체에 배포했으며 이 가운데 41.52%인 282부를 회수했다. 응답자 중 남자는 89.1%였으며 여자는 11.3%였고 31세~40세 이하가 31.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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