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차의 맛과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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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차의 맛과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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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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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소량을 넣어도 향기를 풍기고 물을 온통 차의 색깔로 변화시킨다. 각양각색의 차를 마실 때 그 차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향기와 맛은 우리의 미각에 신선함을 제공한다. 녹차는 녹차대로, 국화차와 같이 꽃으로 만든 차는 그 꽃이 지닌 특유의 맛으로 그리고 여러 가지 잎으로 만든 차는 그 잎의 성분대로 각각의 고유함이 있다. 그래서 날씨의 변화에 따라, 계절의 바뀜에 따라 다양한 차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차 잎에서 나온 차라도 우열이 매겨진다. 그 차의 성분과 신선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똑같은 녹차라 하더라도 곡우전 새순을 따서 만든 우전이 가장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가장 먼저 나온 새 순의 어린잎을 따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잎이 성장할수록 거친 맛이 강해져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성경에 보면 누룩에 대한 비유가 나온다. 누룩도 차와 마찬가지로 적은 양이 전체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어떤 누룩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생산되는 빵의 맛이 달라지게 된다. 특별히 예수님께서는 헤롯과 바리새인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셨다. 헤롯의 누룩은 인본주의적 사고와 같은 세상적인 안목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세상적인 사고가 우리 몸 안에 누룩처럼 스며들 때 그것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경고일 것이다.

바리새인의 누룩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으나 생명 앞으로 인도하지는 못하는 죽은 신앙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나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정통하나 오히려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걸림돌이 되는 신앙을 말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두 가지 누룩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이 누룩들이 우리 마음 안에 스며들 때 우리의 마음 밭이 하나님의 말씀이 자라나는 옥토가 되지 못하고 세상적인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 차 우리의 관점을 세상적인 것으로 몰아가기 때문일 것이요, 하나님을 알기는 알되 자신의 경험과 생각에 사로잡혀 지극히 형식적인 믿음으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을 아시고 계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천국의 누룩에 대해서 말씀하셨다(마태복음 13:33). 이는 우리 마음이 천국의 누룩으로 가득 채워 질 때 이 땅에서도 천국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라 생각된다.

어떤 종류의 차를 타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듯 어떤 종류의 누룩으로 우리 마음을 채우느냐에 따라 천국의 삶을 사느냐 아니면 세상의 정욕으로 이 땅을 살아가느냐가 결정될 것이라 생각하니 얼마 남지 않은 한 해 나의 삶을 돌이켜보고 하나님께 새롭게 다가갈 것을 다짐해본다.                                            
<한서대학교 대우교수·유아다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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