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106) 누가가 의사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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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106) 누가가 의사인 증거
  • 승인 2006.11.2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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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제 3 복음서의 저자를 우리는 사도 바울의 동역자이었던 사랑을 받는 의원 누가라고 인정한다(골 4:14; 몬 24). 그 근거로 우선적으로 ‘누가에 의한’(kata loukan)이라는 표제(title)를 들 수 있겠고, 내적 증거로는 저자의 의사다운 묘사 및 표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눅 5:12은 문둥병 들린 사람을 소개하고 있는데, 마가복음에는 단지 “한 문둥병자가 …”(막 1:40)이라고 되어 있는데 반해, 누가복음에서는 “온 몸에 문둥병 들린 사람이 …”(눅 5:12)라고 묘사하고 있다. 문둥병에 대한 이러한 자세한 소개는 의사로서 병자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심은 시몬의 장모의 질병에 대한 묘사에서도 확인된다. 마가복음에서는 단지 ‘열병’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막 1:51), 누가복음에서는 ‘중한 열병’(눅 4:38)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역시 열병에 대한 보다 자세한 묘사는 의사로서의 관심의 표현인 것이다.


질병에 관한 이러한 관심 외에 의사로서의 누가를 지지하여 주는 구절 하나가 우리의 주목을 끈다. 마가복음 5장에 나오는 열 두 해를 혈루병 앓는 여인 치유와 관련하여 마가는 “많은 의원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있던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막 5:26)라고 기록함으로써 의사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는 이를 아주 간략하게 적고 있다: “이에 열 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는 중에 아무에게도 고침을 받지 못하던 여자가.”(눅 8:43) 이럼으로써 누가는 마가복음에 묘사된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을 삭제하여 버렸는데, 이는 의사로서의 동료 의식의 발로(發露)라고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의사로서의 누가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는 공관복음에 모두 기록된 부자 관원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주님은 부자 관원이 재물이 많음으로 근심하자 재물에 관한 교훈을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약대가 바늘귀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막 10:25; 마 19:24; 눅 18:25). 그런데 마가, 마태복음에 기록된 바늘은 보통 바늘(paphis)인데 반해, 누가복음에 묘사된 바늘은 의사들이 사용하는 의료용 바늘(belone)로 알려져 있다. 저자가 의사라는 매우 결정적 증거일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위에서 지적된 단어 및 표현들이 대수로운 것이 아니며, 당시 고대 세계에서 의사가 아닌 다른 작가들에 의해서 사용되는 것들인 까닭에, 제 3복음서의 저자를 의사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가, 마태복음과 분명하게 구별되는 이러한 차이점들은 결코 단순하게 무시될 수만은 없는 유력한 증거인 것이다. 누가복음의 이런 증거들은 그 속편인 사도행전에서는 더욱 자주 발견된다; 앉은뱅이의 치유( 3:7), 충(蟲)에 의한 헤롯 왕의 죽음(12:23), 중풍병자 애니아 치유(9:32-35), 죽은 여제자 다비다의 소생(9:36-43), 멜리데 섬 족장 보블리오 부친의 병명(열병과 이질, 행 28:8)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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