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102) 주님 사역의 승리 모티프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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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102) 주님 사역의 승리 모티프를 강조
  • 승인 2006.09.2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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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누가복음에서 주님의 취임설교(눅 4:18-19)는 누가복음 전체 이야기를 풀어가는 실타래 역할을 한다. 즉 가난한 자와 포로 된 자, 눈먼 자와 눌린 자를 위한 주님의 사역은 특별히 사회복음으로써 가난한 자와 소외 된 자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누가복음 전체 내용의 주된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누가의 문학적 솜씨는 누가복음의 후편인 사도행전에서도 드러나는데, 행 1:8이 바로 사도행전 전체 내용의 전개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요절인 것이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여기서 제시된 방향에 따라 복음 전도 및 교회의 확장이 이루어지는데, 행 1-7장은 예루살렘, 행 8-12장은 온 유대와 사마리아, 행 13-28장은 땅 끝까지 이르는 복음의 진전을 기술하고 있다.


누가복음의 취임설교가 마가, 마태복음의 내용과 다른 또 하나의 요소는 이 설교가 고향 나사렛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누가복음에서는 사역의 시작과 고향 방문이 함께 발생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마가, 마태복음에서 고향 방문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주님과 주님의 사역에 대한 배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하여 주님은 그를 불신하는 고향에서 많은 능력을 행할 수가 없었다(마 13:58).

그러나 주님은  지상 사역 동안 고향에서만 배척을 당한 것은 아니다. 마가복음에 따르면, 그분의 전 사역은 배척과 불신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처럼 배척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마가복음과는 달리 누가복음에서 배척 모티프는 최소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승리의 모티프가 두드러지게 부각된다.

이런 맥락에서 누가는 취임설교와 고향 방문 기사를 결합함으로써 마가복음의 배척 모티프를 승리 모티프로 바꾸고자 하였던 것이며, 이로써 주님 사역의 전반적 기조가 승리임을 강조하면서 누가복음 방향 전개의 프로그램으로 삼았던 것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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