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99) 실패를 승리로 바꾼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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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99) 실패를 승리로 바꾼 사건
  • 승인 2006.09.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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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마가복음의 시험 이야기는 주님의 금식도 생략한 채 간략한 사건만을 전하고 있는 반면에(막 1:12-13), 마태와 누가복음은 예수님과 사단 사이의 대화를 기록하며 사건을 확대하고 있다(눅 4:1-13; 마 4:1-11).


특별히 사단과의 대립에서 주님이 승리하심을 기록함으로써 마태와 누가는 주님이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기 전 악에 대하여 미리 승리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사고에 의하면, 하나님의 신실한 종들은 하나님 자신에 의하여, 악의 세력에 의하여, 그가 속한 환경에 의하여, 그리고 내면의 욕망에 의하여 시험을 받았다. 하지만 그 시험을 무사히 통과함으로써 그의 충성심을 나타내보여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시기 전까지 그 어떤 인간도 모든 시험을 이기고 하나님의 계명을 온전하게 준수할 수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였는데, 예수님은 승리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그의 특별한 신분을 떠올리게 되지만, 오히려 성경은 주님이 모든 면에서 우리와 동일하시되 죄는 없으시다고 말하고 있다(히 4:15).


사실 주님이 시험받았다는 기록은 공관복음 외에는 히브리서가 유일하다. 주님이 사단의 시험에 승리하게 된 것은 ‘성령의 검’인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엡 6:17), 시험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격함으로써 가능하였다.


이러한 주님의 승리는 매일 그와 유사한 시험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방법으로 추천될 수 있을 것이다.


시험 기사는 세 가지 사실을 전제로 전개되고 있다; ① 예수님의 메시야 됨(눅 4:3) ② 하나님의 뜻을 밝히 드러내주는 성경의 권위(눅 4:4, 10) ③ 현 세대에 대한 사단의 지배(눅 4:6).


사단의 시험은 주님으로 하여금 이 사실들을 증명하도록 만듦으로써 오히려 그것을 ‘무효화’시키려는 것이었다. 사단의 시험은 메시야 직분을 자기 확대 및 자기 영광의 기회로 간주하도록 유혹한다. 그러나 주님은 자신의 사명의 본질을 확실히 함으로써 사단을 반격하여 물리치신다.


아울러 사단의 왜곡된 성경 해석에 대하여 주님은 성령에 이끌린(눅 4:1) 해석으로써 반박하여 물리치신다. 40일이라고 시간과 신명기의 말씀 인용은 이스라엘 백성의 40년 동안의 광야시험을 상기시켜준다. 잘 알려진 대로,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광야 생활 동안 떡과 물로 인해 시험에 빠졌는데, 주님은 40일 동안의 금식 이후에도 그러한 인간적 욕구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승리하심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실패를 승리로 바꾸어놓으셨다.


아울러 사단의 시험을 물리치기 위해 주님이 신명기의 말씀을 인용한 것은 주님이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방황하며 겪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시험에 직면하였으되 승리하였다. 따라서 옛 언약의 불순종한 이스라엘 백성과 순종적인 새로운 이스라엘로서 그 안에서 하나님의 목적이 성취된, 예수님 사이의 명백한 대조를 잘 드러내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옛 언약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실패를 승리로 바꾸심으로써, 새 이스라엘인 그리스도인들의 승리를 미리 담보하여 주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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