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 (89) 구원사역의 협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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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 (89) 구원사역의 협력자
  • 승인 2006.06.1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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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누가의 두 작품, 즉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현저한 신학적 특징 중 하나는 성령에 대한 강조이다. 특별히 사도행전은 흔히 ‘성령행전’이라 불리울 정도로, 성령 하나님의 사역에 대한 강조가 빈번하고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사도행전만이 아니라 누가복음에서도 성령의 활동에 대한 강조는 결코 놓칠 수 없는 특징이 되고 있다. 그런데 누가복음에서 성령의 사역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탄생 사화(史話)이다.


우선 세례 요한의 경우 모태로부터 성령이 충만함을 입은 인물로 소개되고 있고(눅 1:15),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적으로 임신한 친척 엘리사벳이 그를 방문한 마리아를 칭송할 때 역시 성령의 충만함을 입은 상태였다(눅 1:41). 그리고 세례 요한의 부친인 제사장 사가랴가 벙어리였다가 혀가 풀린 후 주님의 선구자가 될 자신의 아이(세례 요한)에 대하여 예언할 때 역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말하였다(눅 1:67).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후 결례의 날이 되어 그 모친이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의 성전에 올라갔을 때, 그리스도를 죽기 전에 만나리라는 예언을 받고 기다리던 선지자 시므온은 성령의 감동으로 성전에 들어가다가 아기 예수를 만나게 되었다(눅 2:27). 그러나 탄생 사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마리아의 경우는 다름 아닌 바로 그 성령 하나님의 능력으로 잉태하는 가장 큰 축복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눅 1:35).


이상에서 열거한 사례를 놓고 볼 때, 탄생사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선지자 시므온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여선지자 안나를 제외하고는(눅 2:36-38) 모든 사람들, 즉 사가랴, 엘리사벳, 세례 요한, 마리아 및 시므온이 성령의 충만 혹은 감동을 입어 예언하거나 하나님을 찬양한 것을 보게 된다.

이처럼 주님이 탄생하기 전부터 이미 성령은 탄생의 과정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충만하게 임함으로써 한 치의 오차 없이 주님의 탄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주님이 인류의 구원사역을 위하여 공생애를 시작할 때에 수세(水洗) 시 임한 것은 물론이고(눅 3:22), 특별히 광야에서의 마귀 시험에 승리하게 된 배경으로 오직 누가만이 성령의 충만을 언급하고 있고(눅 4:1), 아울러 광야 시험을 승리하고 갈릴리에 돌아오실 때 성령의 권능을 힘 입으셨음을(눅 4:14) 기록한 것도 오직 누가이다.

끝으로 주님이 메시야로서의 공적 사역을 시작하실 때 행한 취임설교의 첫 마디가 바로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눅 4:18)인데, 이 역시 오직 누가복음에서만 발견되는 부분이다.


탄생 사화와 공생애 시작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두드러진 성령의 사역은 주님이 이 땅에서 온 인류를 구원하는 구속 사역을 행하실 때 홀로 일하시지 않고 성령께서 함께 하셨음을 보여주는데, 그 성령이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오심을 기록함으로써(행 2:33), 누가는 인류의 구원 사역에 삼위일체 하나님이 친히 간여하셨음을 밝히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누가-행전에서 성령은 주님의 지상 사역시 주님을 도우심으로써, 주님 승천 후에는 친히 택한 일꾼들에게 임하여 인도하심으로써 구원사역을 성취하실 뿐 아니라, 완성된 구원을 각 사람에게 적용하심으로써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게끔 인도하시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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