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정치실현하는 청와대 정무수석 남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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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정치실현하는 청와대 정무수석 남궁진
  • 승인 200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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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왕이 자신의 사윗감이 되길 자청한 3명의 남자를 놓고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천리를 내다볼 수 있는 망원경을 가지고 있었고, 또 한 사람은 천리를 단 숨에 갈 수 있는 양탄자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은 어떤 병도 낫게 할 수 있는 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왕은 참으로 고민스러웠습니다. 과연 누구를 사위로 삼아야 할까. 그 때 맞선을 보기로 한 공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왕이 걱정하자 천리안을 가진 사람이 왕궁으로 오던 공주가 산길에서 크게 다쳐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왕과 사윗감들은 두번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양탄자를 타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이 가지고 있던 약으로 공주를 살렸습니다. 이 세사람 가운데 과연 당신은 어떤 사람을 사위로 삼겠습니까?”

지난 1일 ‘성경에서 배우는 하나님의 정치’라는 책을 출간한 낭궁진 청와대 정무수석(집사·개봉감리교회).

그는 지난 주일 목사님이 예화로 제시한 이 설교를 가슴에 깊게 새겼다. 목사님은 이 세명의 사윗감 중 약을 먹여 공주를 살린 남자가 사위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것은 두 사람에게는 아직도 천리안과 양탄자가 남아 있지만 약을 가졌던 사람은 자기 것을 모두 내어주는 ‘희생’을 보였기 때문이다.

남궁수석은 바람직한 정치란 바로 이런 ‘희생’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세기의 사회는 극단적 이기주의로 혼돈을 겪는 시대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소외계층이 증가하죠. 한마디로 불행과 희망이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를 헤쳐 나가는 힘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죠. 성경은 세상의 모든 정치에 대한 해법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성경을 바로 보고 하나님을 바로 믿으면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세상이 반드시 옵니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남궁수석은 현 정부가 이같은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고 있고, 99마리의 양보다 한마리의 길 잃은 양을 찾아가는 정책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소문난 남궁진 수석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신앙인으로 성경을 읽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성경을 읽고 현 시대에 강렬하게 적용되는 메세지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매 주일마다 예배를 마치고 청와대로 출근, 원고를 집필한 그는 구약에서 신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성경의 말씀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정치의 모델과 대안을 제시했다.

그런 그의 신앙 열정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의 외할머니는 성령의 은사를 받아 하나님을 섬기게 되면서 논산지역에 3개의 교회를 세웠다. 그 모습을 보고 자란 남궁수석 역시 늘 하나님 곁을 떠나지 않는 신앙인이었다. 그러나 위기 앞에서 그 역시 나약한 인간일 수 밖에 없었다.

1987년 전두환대통령의 4.13 조치 당시 김대중대통령은 78일간 불법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었다. 국민들의 저항이 극에 달했던 6.10 민중항쟁에 이어 6월 21일 새벽, 동교동에 함께 있던 남궁수석 앞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친위 쿠데타가 있을 예정이며 오후 5시 동교동에 군부대가 들어간다는 연락이었다.

그는 절망에 몸서리를 쳤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있거든 피신하라고 일러 두고 김대중 선생 내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두려움에 가득찬 자신과는 달리 김대중 선생은 평소와 같은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점심식사 시간, 김대중 선생과 이희호여사, 김옥두차장, 그리고 남궁진 수석이 둘러 앉아 식사기도를 했다. 그 때 김대중 선생이 김옥두차장에게 무슨 기도를 했는지 물었다.

“저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선생님 내외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같은 질문은 남궁수석에게도 이어졌다.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는 가족과 친구들을 걱정하며 불안한 상념에 잡혀있느라 한마디의 기도도 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을 말할 수가 없었다. “저도 비슷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두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김대중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런 기도도 좋지. 그러나 오늘 같은 날은 ‘모든 것을 주님께 맡깁니다’라는 기도가 더 좋을지 모르지.”

남궁수석은 차마 음식을 입에 넣을 수가 없었다. 목숨이 오가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앙인 앞에서 자신의 나약한 신앙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식사를 끝마치고 화장실에 숨어 들어가 자신의 부족함을 회개하며 눈물로 기도했다.
“주님 저의 나약함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오직 이 시간 모든 것을 주께 맡깁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이루어지길 믿나이다.”

그날 오후, 쿠데타 계획이 취소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자신의 기도가, 아니 그 곳에서 생사를 함께한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상달된 것이다. 남궁수석은 그 날이 바로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체험한 실증적인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그는 지금 나라의 일을 맡아 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대통령이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끔이 좋은 지를 늘 고민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 그래서 그는 매일 성경을 읽을 수 밖에 없다. 좀 더 바르고 의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성경에 담겨진 하나님의 진리를 찾아내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경적 정치가 이뤄지는 나라. 그것이 남궁진 수석의 소망이다.

남궁진 수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이들에게 이런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하나님은 살아 계시고 섭리하신다는 것을 굳게 믿으십시오.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당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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