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순종의 자세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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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순종의 자세를 배우다
  • 승인 2005.10.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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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승교수<서울신대 구약학>


요단강을 건너 길갈에 진을 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정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는 견고한 여리고가 버티고 있었다. 1907년부터 있었던 여러 고고학자들의 발굴 작업에 따르면, 여리고 성은 견고한 바윗돌 기초 위에 튼튼한 성벽을 세운 도시였다. 여호수아는 그런 문제들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여리고로 가까이 다가가 성 주변을 답사했다. 그러던 중에 여호수아는 여호와의 군대장관을 만나게 됐다. 이 일이 가나안 정복을 앞둔 여호수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가나안 정복의 책임을 맡은 지도자로서 일전이 불가피한 여리고 성을 직접 점검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었다. 더구나 여리고와 같이 견고한 성읍을 포위 공격해 본 경험이 없는 여호수아로서는 여러 정황을 상세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여호수아의 행동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리고의 견고함에 비해 열악한 이스라엘의 무기가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보유하고 무기로는 여리고를 공략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여리고 성 공격을 앞두고 여호수아가 느낀 심리적 부담은 여호와의 군대장관을 만나 그에게 던진 질문 속에 잘 드러난다. 여호수아는 칼을 빼어 손에 들고 있던 여호와의 군대장관에게 “당신은 우리를 위하느냐 우리의 대적을 위하느냐”라고 물었다.


그런 질문 속에는 전쟁의 당사자가 이스라엘과 여리고 백성임이 분명하게 전제되어 있다. 이는 여리고와의 전쟁을 주도해야 할 사령관이 곧 여호수아 자신임을 보여준다. 여호와의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크게 잘못된 자세였다. 여호와의 전쟁에서 주도권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나님에게 있다. 이에 여호와의 군대장관은 여호수아의 잘못된 자세를 바꿔 주기 위해 나타났다.


여호와 군대장관의 답변은 “아니다”였다. 그는 이스라엘을 위해서 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리고를 위해서 온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여호와의 군대장관’으로 왔다. 곧 이스라엘이 여리고를 점령하는 일은 하나님께서 직접 수행하실 거룩한 전쟁임을 밝힌 것이다. 여호수아는 여리고와 맞서 싸울 지휘관이 아니다. 그는 거룩한 여호와의 전쟁에 참여해야 할 한 군인일 뿐이다. 전쟁의 주도권이나 전쟁의 승리는 모두가 하나님 손에 달려 있었다.


자신의 잘못을 깨우친 여호수아는 즉시 땅에 엎드려 절했다. 절대 순종의 자세를 회복했다. 이에 여호와의 군대장관은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고 명령했다. 신을 벗는 행위는 존경과 순종의 자세를 의미한다. 여호와 전쟁에서 승리를 얻는 비결은 겸손히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그분의 권위와 능력 앞에 순복하며 따르는 일이다(벧전 5:6).


여리고 성 점령을 앞두고 여호와의 군대장관은 여호수아의 잘못된 자세를 고쳐주었다. 여호수아는 더 이상 여리고 성 점령의 부담에 억눌려 있을 필요가 없었다. 하나님의 명령에 믿음으로 순종하며 나아가 하나님의 승리를 누리는 것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이 가나안을 정복하는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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