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절기 명칭 밑에 「절」(節)과 「날」(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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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절기 명칭 밑에 「절」(節)과 「날」(日)에 대하여
  • 승인 2007.03.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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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 바로 쓰기(108)


교회의 절기 명칭 밑에 「절」(節)과 「날」(日)에 대하여
 

교회력 상의 절기를 보면 대강절,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등이 있고 성경상의 절기를 보면 유월절, 초막절(수장절), 오순절(성령강림절; 칠칠절; 맥추절), 부림절 등의 절기들이 있는데 이 절기들 명칭 밑에 접미사(接尾辭) 절(節)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원칙적으로 이 절기에 대하여 두 가지 구분이 있다. 교회력 상에는 절기(節期)로 표현하고 있고 일반 문화적으로는 절기(節氣)로 표현하여 그 내용을 달리 하고 있다. 문화적 관점에서 보는 절기(節氣)는 태양년(太陽年)을 태양의 황경(黃經)에 따라 24등분하여 계절을 세분하여 시령(時令) 또는 절후(節侯)라고도 한다. 황경이란 태양이 춘분점을 기점으로 하여 지구에서 보았을 때 태양이 1년 동안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길로서 황도(黃道)를 움직이는 각도이며 이 황경이 영도일 때를 춘분으로 하여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입춘으로 시작하여 대한(大寒)까지를 24절기의 날짜가 구분되는 24절후를 말하는데 이를 원용(援用)하여 명절이나 국경일의 절기를 단오절, 중추절, 삼일절 등으로 쓰고 있다.

교회의 절기(節期)는 선민의 구속사에서 발생한 기념비적 사건인 성경적 명절로서 그 주된 의미는 기념과 경축(慶祝)의 의미를 담고 있다. 대체적으로 명절 명칭 밑에 절(節)을 붙여서 그 명절을 지칭할 때는 그 명절이 발생한 날이나 기념 또는 경축할 당일만을 적시(摘示)하는 것이 아니고 기념(경축) 당일을 중심한 그 전후 몇 일간을 경축기간 단위로 정하여 그 기간 전체를 일컫는 것을 절(節)의 개념으로 한다. 예컨데 구약의 무교절은 칠일 간의(출12:15, 레23:5-6) 무교병을 먹으면서 지켰고, 칠칠절은 칠주간을 절기의 기간으로 하였다(레23:15-16). 그리고 초막절(수장절)도 일주일 동안 계속되었고(레23:34). 사순절(四旬節)은 40일간이 절기 기간이다. 이렇게 절기 또는 <00절>이라고 지칭되는 것은 모두 다 기념이나 경축 기간의 일정한 단위를 정하여 행사가 시행되는 기간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오늘날 교회가 쓰고 있는 교회 명절 명칭 사용에 있어서 몇 가지 예에서는 그 명칭 밑에 접미사 격인 절(節)과 일(날;日)을 구분하였으면 한다. 예를 들면 <성탄절>은 <성탄일>로, <부활절>은 <부활일>로 지칭하는 것이 역사적인 실재성을 확증하는 말로 적절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전술한 바와 같이 성탄일이나 부활주일의 전후 기간을 명절로 설정하여 지키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경축 당일에 국한하여 절기일로 지키는데 굳이 절(節)이라는 명칭을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절(節)은 날의 단수 개념이 아니고 몇 날을 묶어 날의 단위를 이룬 복수의 개념이기에, 당일 하루만을 지키는 경축일을 절(節)을 붙여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습관에 젖고 관행에 젖은 말과 불합리한 말은 고쳐 쓰는 것이 신앙인의 바른 모습일 것이다.

 

김석한 천안대신대원 실천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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