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중 직분 칭호에 '님'자 붙이는 것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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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중 직분 칭호에 '님'자 붙이는 것 삼가야
  • 승인 2003.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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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교인들과 직분자들이 기도 중에 다른 직분자를 위한 기도 대목에서 해당 직분자 지칭에 “목사님”, “장로님”, “집사님” 등의 “님”자를 붙여 하나님께 아뢰는 형식은 옳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언어문화가 자기보다 더 상위의 사람일 때는 존칭접미사 “님”자를 붙여 호칭 또는 지칭하는 것을 미덕으로 하는 윤리의식에 기인된 듯하다.


기도는 그 대상이 유일하신 하나님이신 만큼 공중기도 때에 그 기도의 내용이 회중에게 공개적이며 직분자의 지칭대상이 같은 현장에 있어 적시(摘示)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기도의 내용이 하나님께만 아뢰는 기도의 말인 이상 그 기도하는 시점에서 특정인을 거명한다고 해도 사람에게 들으라고 하거나 지칭되는 제3자가 들을 것을 전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그것은 존칭어법에 구애될 필요는 없다.


물론 교회에서 쓰는 말이 공사간(公私間)의 어떤 말이라고 해도 사람이 대상이 될 때는 친인척의 직계비속(直系卑屬)이나 방계(傍系)비속의 관계라면 공중 앞에서 존칭은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그렇지 않는 어떤 특정한 제3자를 지칭할 때는 존칭 접미사 “님”자를 붙여야 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나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낮은 자리에 있는 제3자의 사람을 지칭하여 고할 경우는 “님”자를 붙여 아뢰는 것은 윤리적으로 실례가 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도의 대상이신 하나님은 지존(至尊)하시며 경외와 존귀를 받으실 만유의 주시요 만주의 주가 되시는 절대자인 바 그 앞에서 비록 제3자가 높은 신분에 있다 하더라도 그에게 “님”자를 붙여 고하는 것은 불경이며 하나님의 윤리적 속성에 맞지 않다.


인간의 권위적 신분이나 지위를 하나님의 권위에 대응시켜 존대하여 표현하는 것은 종교(신앙)적 행위가 될 수 없다.


따라서 기도 말 중에는 사람을 높여 “○○님”, “○○님”하는 것은 시정되어야 하되 그 대안(代案)으로는 “주님의 말씀의 수종자에게”, “주님의 사자에게”, “교회 목자에게”, “제직들에게” 또는 “장로, 집사, 권사의 직분으로 충성하는 봉사자들에게”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신학적으로 저촉이 없는 말일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어떤 며느리가 시아버지께 자기의 남편을 제3자로 지칭할 때 “그 분께서”라든지 “아이 아버지께서”라는 등의 표현은 옳지 않다. 이런 경우라면 시아버지 편에서 지칭하는 말로 “애비”, “아범”, “걔”라는 등으로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존엄하신 하나님께 아뢰는 기도의 말이라면 더더욱 제3자를 지칭할 때 “님”자를 붙이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예배적 용어는 원리에 맞아야 함은 물론이고 어색함이 없어야 하며 그 분에게 공경심을 담은 말은 물론이고 모든 말은 어법에 검증되어야 한다.


타종파의 예를 들면 가톨릭 교회는 교직위계주의(敎職位階主義)가 엄연하지만 교인들의 예배의식 중 “사제님”이나 “신부님” 등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다만 “사제에게”라는 표현을 하는데 긍정적인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목사를 비롯해서 모든 직분자나 교인들은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고 지극히 낮은 자이다. 이러한 영적 신분을 가진 자를 하나님께 아뢸 때 존칭을 사용할 이유는 없다. 그러니 “담임 목사님”, “장로님”, “집사님”등의 존칭은 기도말에는 삼가야하고 어색함이나 착오된 말은 갱신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신앙적인 용어의 표준을 세워 가는데 힘을 써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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