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치유현장-'술취한 아버지의 기억이 남편에게 투영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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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치유현장-'술취한 아버지의 기억이 남편에게 투영되어'
  • 승인 2001.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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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마치 컴퓨터와 같이 입력된 모든 사건들을 보관한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사건에 대한 기억은 우리의 의식 속에서 망각이란 방법을 통하여 사라져 간다.


그러나 이것은 그대로 없어져 버리는 것이 아니다. 마치 컴퓨터가 한번 입력한 내용들을 스스로는 소멸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인간의 뇌 속에 들어온 경험과 기억들은 결코 스스로 없어지지 않는다. 다만 보관의 모습이 달라져 의식에 잡히지 않을 뿐이다.


직·간접적으로 경험된 사건들은 처음에는 의식 속에 자리를 잡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기억들은 의식 깊숙이 자리를 잡고 또 한층 더 내려가 잠재의식의 부분에 자리를 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뇌는 기억에 관련한 사건의 사실성만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함께 포함된 감정과 태도들도 기억시킨다.


그러므로 그 중에서 어떤 특정한 사건들, 특히 우리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낸 과거의 어떤 일이 있을 때 이것은 고통의 감정과 함께 저장되는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고 활동성 세균처럼 다른 부위에까지 퍼져나가 현재의 의식 안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어 나타나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잠재의식 속에 잠겨 있던 아픔을 치료한 사례를 들어본다.


나이 50이 넘은 교회 구역장님이셨다. 이 분의 가장 큰 문제는 ‘혈기’였다. 다른 사람에게는 혈기를 내지 않는데 식구들 특히 남편을 향한 혈기는 고치기가 너무 어려웠다. 특히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오기만 하면 이 구역장은 겉잡을 수 없을 만큼 분노에 휩싸이게 되었다.


C.C.C 내적치유세미나 기간동안 한 사건이 강하게 살아났다. 그것은 국민학교 저학년 때 마루에 앉아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문이 열리면서 술에 취한 아버지가 삽을 들고 들어오면서 다 죽이겠다고 소리치면서 달려들었다.


간신히 피하여 대문 밖으로 뛰어나가 보리밭에 숨었는데 그때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생생했다. 보리밭에 숨어서 혹시 내가 죽으면 이렇게 죽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어린 마음에 허벅지에 이름 석자를 아프게 새겼던 기억이었다.


이 분은 이 기억을 통해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남편만 보면 화를 내고, 자제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어릴 때 나를 죽이려고 달려들던 아버지의 술 취한 그 모습이 자신의 잠재의식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면서 사랑과 돌보심으로 보리밭에 숨어있는 자신을 찾아와 말씀하시는 주님을 체험하고 이 혈기를 치유 받게 되었다.


주서택목사(충북 C.C.C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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