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의 다락방’은 ‘마리아의 집 다락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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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의 다락방’은 ‘마리아의 집 다락방’으로
  • 승인 2005.10.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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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한교수<천안대신대원 실천신학> 



교회들이 예외 없이 예수님의 최후 만찬 장소를 ‘마가 다락방’이라고 적시(摘示)하여 지칭하고 있는데 이는 성경에 사실적 기록에서 근거가 없는 표현이다. 성경에는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다락방)(행 12:12)이라고 기술되어 있고, 마가는 마리아의 아들일 뿐이며 그 다락방은 마가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인 바 ‘마가 다락방’ 은 사실의 비약이다.


성경에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이 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마 1:18), ‘막달라 마리아’(눅 8:2), 베다니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요 11:1), ‘바울을 문안한 마리아’(롬 16:6), 다락방의 주인인 ‘마리아’로 성경에 한 번 등장한 인물이다(행 12:12). 그의 남편이 소개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과부인 듯하며 유복한 자로 초기 신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아들 마가 요한을 신앙으로 양육한 믿음의 여성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후대 사람들이 ‘마가 다락방’이라고 지칭하게 된 것은 그가 마가복음을 기록한 것과 마리아의 혈족으로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가부장적 승계개념에서 아들의 집일 수도 있다는 관점과 그의 신앙적 인물됨을 표면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마가 다락방’이라고 유추한 것인지는 모르나 성경에 근거는 없다.


그리고 ‘다락방’에 대한 성경의 기록을 보면 ‘에글론왕이 있던 다락방’(삿 3:20-25), ‘수넴 여인이 엘리사를 위해 마련한 다락방’(왕하 4:10-11), ‘엘리야가 머문 다락방’(왕상 17:19,23), ‘문루로 나가는 통로의 다락방’(삼하 18:33), ‘성벽으로 건너갈 수 있는 다락방’(느 3:31-32), ‘아하시야의 다락방’(왕하 1:2), ‘여호야김 왕이 만든 다락방’(렘 22:13,14), ‘솔로몬의 성전 다락방’(대상 28:11), ‘도르가를 살린 욥바의 다락방’(행 9:37,39), ‘바울이 복음을 전하던 드로아의 3층 다락방’(행 20:8-9), 예수님의 유월절 마지막 만찬장이며 그 후 오순절 성령님 강림과 예배처소가 되기도 했던 ‘마가 요한의 어머니 집 다락방’(막 14:15, 행 1:13, 2:1-4) 등이다.


이러한 다락방의 한국적 개념은 지붕 바로 아래에 천정이 낮게 다락처럼 만들어 놓은 방의 구조를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다락방’(삿 3:20)은 당대에 빈번했던 건축양식으로 옥상이나 부엌 위에 2층처럼 만들어 물건을 넣어두거나 사람이 기거할 수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방’(막 14:15)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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