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을 ‘바울’로 지칭함은 성화론적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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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을 ‘바울’로 지칭함은 성화론적 오해
  • 승인 2005.10.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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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한교수<천안대신대원 실천신학>
  




흔히 사도 바울을 말할 때 그의 본명은 ‘사울’인데 ‘다메섹’ 도상 회심 후 ‘바울’로 지칭된 것을 성화론(聖化論)적 변화의 결과로 이해하고 기도와 설교에서 중생의 교훈으로 인용하거나 복음송에 “사울이 변하여 바울이 됐네”로 작사된 것 등은 잘못이다.

성경에는 사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이 있는데 ‘에돔 왕 사울’(창 36:37), ‘시므온의 아들 사울’(창 46:10), ‘이스라엘 왕 기스의 아들 사울’(삼상 9:1-2), 그리고 ‘사도 바울’이다.

이 바울은 ‘길리기아 다소’에서 히브리인으로 태어나 벤냐민 지파에 속한 자로 유대교적 교육을 받은 정통 유대인이다. 따라서 그는 다메섹 회심 전까지는 그의 이름은 히브리식으로 사울이었다(행 7:58, 8:1, 9:1, 13:9). 이 사울이 회심 이후에 헬라어 발음으로 파울로스(바울)로 지칭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울이 바울로 지칭된 것을, 회심을 계기로 새롭게 바꾸어진 성화론적 변화의 표징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 이유는 첫째, 원래 사울이라는 이름은 ‘셈어’ 계열인 히브리어의 고유한 언어 체계에서 작명된 본명으로 다메섹 회심 이후에도 성령 충만한 바울을 사울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됐고(행 13:9), 성경 기사의 논리적 배열에서 보면 바울의 회심은 이미 행 9:1-15에서 사울이 주의 쓰실 그릇이 된 이후인데 계속 지칭된 이름이었다.


둘째, 바울이라는 이름은 회심으로 바꾸어진 이름이 아니라 ‘사울’이라는 히브리식 이름을 그리스어  ‘파울로스’(바울)로 같은 이름을 헬라식 발음체계로 지칭된 것이므로 성화론적인 영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셋째, 사울과 바울 두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경계 밖으로 흩어진 디아스포라들의 특징인 헬라문화와 유대문화 두 문화의 배경에서 병용한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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