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으로 붕괴?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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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개혁으로 붕괴? 가능성 희박!”
  • 최창민
  • 승인 2009.12.0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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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대북전문가 "체제 붕괴 기대는 반기독교적"
▲ 평양 시내 전경.
 
북한 화폐개혁 단행으로 사회가 급속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이했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최근 북한 내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천명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다. 이쯤 되자 언론에서 북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통일문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 체제 붕괴 가능성 희박

실제로 최근의 상황을 두고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평화한국 허문영 박사는 “급속히 붕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의 정치, 사회 체제가 워낙 공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허 박사는 “화폐개혁으로 인한 일부 혼란만으로 북한이 붕괴될 거라는 것은 오산”이라며 “60년을 이어온 김정일 정권이 조기 붕괴는 어렵다. 정치 체제 사회통제 체제도 잘 작동되고 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이슈에 따라 흔들리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고 말했다.

기독교통일학회 주도홍 교수도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북한의 화폐개혁에 대해 주 교수는 “물가상승을 잡고, 장롱 화폐를 끄집어내는 등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시장경제가 일부 도입되면서 돈을 모은 사람들이 있었고 이를 컨트롤하기 위한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화폐개혁에 앞서 북한도 많은 정치적 고려를 했을 것이다. 약간의 동요가 있겠지만 다 염두 해뒀을 것”이라며 “체제 유지를 위해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인권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왔던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도 최근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북한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북한 체제 붕괴는 화폐개혁, 신종플루 유행 등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붕괴는 김정일 위원장의 수명과 관계된 문제”라고 말했다.

▲ "60년 북한 체제 쉽게 무너지지 않아"

# 붕괴 기대하는 것은 반기독교적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체제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북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북한 사회가 붕괴되기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대북 지원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던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북한이 극심한 재난에 처했을 때 체제가 붕괴하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정부가 취할 태도가 아니고 더군다나 기독교인이 취할 태도는 아니”라며 “북한이 항복하도록, 빨리 붕괴되게 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체제 붕괴 후 주도권에 대한 우려도 있다. 남북 관계가 악화된 상화에서 붕괴가 올 경우 국제 관계상 북한의 재건을 중국이나 러시아가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명혁 목사는 북한의 체제 붕괴 이전에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붕괴되면 중국에 속하게 된다. 한국에 속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북한의 붕괴 상황에서 한국이 재건을 주도하려면 미리 관계 개선과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남북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붕괴되면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문영 박사는 “북한이 후계 체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정부가 김 위원장 사후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에 대한 대비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계개선 노력이 교회 역할

대북 전문가들은 체제 붕괴를 기대하지 말고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교회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주도홍 교수는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매우 위축돼있다. 정부가 NGO 활동까지 통제하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며 “정치나 이념에 관계없이, 인간애(愛)에 근거한 인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교회는 그동안 NGO 단체를 통해서 꾸준히 대북지원 사업을 벌여왔다.”며 “현 정부의 정치와 관계없이 교회는 복음에 입각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혁 목사는 “십자가는 결국 화해와 협력”이라며 “십자가 정신으로 인도적 지원과 협력 확대 등을 통해 갈등을 녹이는 것이 한국 교회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왔던 기독교사회책임 서경석 목사도 “개인적으로 북한이 붕괴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 교회는 그런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한 세미나에서는 정부의 옥수수 1만 톤 지원 계획을 10만 톤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인도적 식량지원에 인색한 정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신종플루 백신을 신속히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적 목적을 떠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화폐개혁, 신종플루 유행 등 북한 사회의 혼란에 대해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진보와 보수, 이념을 떠나 인도적 지원을 통한 협력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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