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려고 안 낳으면 불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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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려고 안 낳으면 불신앙"
  • 최창민
  • 승인 2009.12.07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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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 역할 모색 ② 육아 분담하는 교회
▲ `시온성 아기학교`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피자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영등포 시온성교회 제공.

지난호(제1042호)에서 살펴본 대로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는 교회의 모습은 무기력해 보이지만, 사회가 교회에 요구하는 역할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열쇠가 육아에 있고 말한다. 교회가 영유아교실 운영 등을 통해 양육의 일부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복음 전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 영유아교실 운영을 통한 대처

하이패밀리 송길원 목사는 영유아 교실 운영을 저출산에 대비하는 교회의 대응책으로 꼽았다. 송 목사는 “주중에 교회 공간을 빌어 영유아 교육, 탁아방 운영,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저출산에 대비할 수 있다.”며 “교회가 아이를 맡기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양질의 교육과 함께 부모가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한다면 전도에 있어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영유아교실을 통해 지역민들이 교회를 문턱 없이 드나들게 되고,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 효과도 기대 이상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시온성교회(담임:최윤철목사)는 2년 전부터 ‘시온성 아기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다. 유치원 입학 전인 3세~5세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아기학교는 처음 40명으로 시작해 4회째를 맞은 지금 60명으로 늘었다. ‘시온성 아기학교’는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주 1회, 12주 과정에 비해 저렴한 교육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신청자 전부를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같은 인기 배경에는 교회적 지원이 한몫했다. 교인 10여 명이 아기학교 자원봉사자로 나서 인건비를 줄였다. 기타 소요되는 비용도 교회 재정으로 상당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아기학교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황재희 전도사는 “어린이집 가기 전 아이들을 위한 보육기관이 많지 않다”며 “아기학교가 지역에 입소문이 돌면서 참여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며 아기학교의 인기를 설명했다.

전도 효과도 있다. 참여 부모중 비기독교인이 60%에 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부모들에게 자연스럽게 성경적 자녀 양육관이 가르쳐지고 있고, 교회에 대한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지역사회를 위해 시작한 만큼 전도를 주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실제로 전도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예비부모 대상 출산장려

이와 함께 태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태교 교육, 결혼을 앞둔 청년층이나 신혼부부들을 위한 예비부모 교육을 통해 생명의 중요성과 출산 장려 등의 성경적 가치관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독교영아교육연구원 금위연 원장은 “태아나 영아의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임신 전 예비부모 교육,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한 태교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 같은 교육의 선교적 효과도 덧붙였다. 금 원장은 “젊은 부모들이 아이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교회에서 운영하는 영유아 교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를 위해 교회를 찾다가 가족 복음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송길원 목사도 최근 자리를 잡고 있는 결혼 예비학교 등에서 출산문제까지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회마다 가정 전문 사역자를 두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두란노 결혼예비학교에서도 강의 중 출산장려를 지속적으로 언급한다. 두란노 가정사역학교 원장 이기복 교수(한동대)는 “생명의 중요성, 성경적 양육관과 함께 출산을 장려하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한다”며 “실제로 강의를 듣고 아이를 많이 낳겠다는 고백도 있고, 셋째를 낳았다는 사람도 있다. 과거에 아기를 낙태한 것에 대해 회개하는 사람도 있다”며 교육 효과를 자신했다.

또 성경적 자녀 양육관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상의 교육방법, 사교육에 매달려 1등, 2등에 연연하기 때문에 교육비가 많이 들고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이라며 “어머니들이 성경적 교육관으로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발성, 독창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가 홈스쿨, 대안교육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여기에 사명을 가진 사역자와 목회자를 세워야 한다”며 “학교 교육이 있지만 교회가 최소의 비용으로 자녀 교육을 감당해 과외와 사교육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출산은 불신앙, 설교 계속돼야

한국 사회 저출산의 원인이 불신앙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교수는 “지난 60~70년대 국가가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산아제한 운동을 벌였을 때, 교회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법칙을 이야기했어야 했다. 교회가 맘몬의 영에 눌려 책임과 사명을 다하지 못한 때문”이라며 “돈이 없으니 아이를 낳지 말자고 홍보했던 것이 지금에 와서 여전히 돈과 맞물려 저출산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산층은 고소득층이나 저소득층에 비해 출산율이 낮다. 중산층이 저소득층보다 출산율이 낮은 것은 대부분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먹고 살 것이 없어 낳지 않는다는 것은 불신앙”이라고 꼬집었다. “좋은 차, 좋은 집, 자기 성취를 지나치게 추구하는 가치관이 점검돼야 한다”며 “어머니의 역할에 대한 신성함을 교회가 계속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다른 처방이 없다. 교회가 끝없이 이야기해야 한다”며 “설교, 교육, 상담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적어도 교회에 나오는 사람만이라도 많이 낳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발표에 따르면 교회에서 출산에 대한 설교나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20% 가량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약 35%가 교회에서의 설교나 교육이 출산결정에 영향을 주었다고 응답했다. 다양한 대책과 함께 설교와 교육 등을 통해 교회 내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간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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