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방송사 도네이션 프로그램 통해 수십억 기부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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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방송사 도네이션 프로그램 통해 수십억 기부 선행
  • 최창민
  • 승인 2009.11.2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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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수호천사'-CTS '예수사랑 여기에' 매주 어려운 이웃 도와
CBS 지난 5년 간 280가정에 33억원 전달


 
경제 위기 속에서도 교계 방송사들이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올해 CBS TV 도네이션 프로그램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약 7억원이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됐다. 지난 2004년 4월부터 시작된 ‘수호천사’는 5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약 33억원을 모금해 280여 가정에게 희망을 전했다. 지난해 시작된 경제위기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지만 후원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지난 4월 21일 방영된 개척교회 사역을 해오다 심근경색으로 식물인간이 된 김신현목사(울산등대교회)의 사연에는 약 5천만원의 후원이 쏟아졌다. 스무명 남짓한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꾸려오던 김목사. 사례비도 없이 아내인 채인숙 사모가 요양보호소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네 식구를 이끌고 교회 일에 매진했다. 그러다 개척 1년만인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아내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차도를 보이지 않고 병원비조차 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수호천사’를 통해 소개되자 전국 각지에서 기독교인들이 후원금을 보내온 것이다.

“복음화율이 가장 낮은 울산에서 힘들게 교회를 개척하다 쓰러져 4개월 넘게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해매는 김목사님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은 손길들이 모여, 남아있던 가족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됐어요.” 수호천사 방송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곽원근PD는 올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방송이라며 김목사의 사연를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 꼽았다.

CBS는 수호천사를 수요일 본방을 포함 일주일에 네 차례 방송한다. 여느 도네이션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ARS와 후원계좌를 통해 기부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타 방송사와 다른 점이 있다. 현재 법으로 15%까지 지출할 수 있는 경상비를 회사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 모금액은 이자까지 전부 수혜자에게 돌아가도록 했다. 또 지역사회와 교회, 복지기관과 연계해 일회성 관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후원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

수혜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는 기독교인에 한정하지 않는다. 사랑을 베푸는 기독교의 정신을 따라 종교를 가리지 않고 도움을 주고 있다. 도움을 준 교회에 교회 출석을 강요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기독교신앙을 강요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선교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신앙이 없던 수혜자들이 자발적으로 교회를 찾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을 보면 이 사역을 통한 선교적 성취도 무시할 수 없다.

후원 내역을 보면 교회에서 보내오는 후원도 상당하지만, 개인의 쌈짓돈을 나누는 후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곽원근 PD는 “큰 교회의 거액 후원도 감동이 있지만, 은행 계좌에 들어온 만2천원, 만3천원 자기가 할 수 있는 정성을 담아 보내온 후원이 더 큰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창사부터 시작한 CTS  `예수사랑 여기에` 100억 가까이 후원

‘예수사랑 여기에’는 CTS TV의 대표적인 도네이션 프로그램이다. ‘예수사랑 여기에’는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창이 되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1995년 창사와 함께 시작돼 14년간 한 차례도 결방이 없었다. 회사의 경제적 위기로 인해 제작이 어려울 때도 편성을 다소 줄였을 뿐 멈추지는 않았다. 교계 방송의 선교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본방과 재방을 포함해 1주일에 4차례씩 전파를 타고 있다.

아쉽게도 그동안 제작팀이 여러번 교체되면서 전체 수혜자 숫자나 후원액에 대한 집계는 없다. 그러나 CTS는 14년간 400여 건의 사연을 소개했으며, 100억원 가량의 후원금을 모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CTS도 경상비를 회사 재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후원액 전액이 수혜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수혜자 선정에 있어서는 가장먼저 신앙을 검증한다. 가정환경과 경제적 상황, 필요한 후원금의 규모 등을 세밀히 살펴 수혜자를 선정한다.

최근 10월 31일 방송된 ‘아내의 눈물, 노형호 목사’편에는 약3천5백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19년 전 이식 받은 신장이 거부반응을 보여 아내의 신장을 재이식받는 노목사의 사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작은 지하교회를 개척해 40여명의 성도들과 사역을 해왔던 노목사. 거리의 노숙자나 부양가족이 없는 노인들에게 노목사는 가족과 같은 분이었다. “두 개의 신장 중에 좋은 것을 주고 싶은데 그렇게는 안된데요”라며 수술대에 오르는 김안풍 사모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제작을 담당했던 류승우PD는 “교회 임대료도 내지 못해 보증금 마저 잃게 됐지만 노숙자 사역을 멈추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수사랑 여기에’는 장수 프로그램인 만큼 애청자도 많다. 대다수 도네이션 프로그램이 실시하고 있는 ARS 후원이 없다. 방송을 통해 사연을 본 시청자들이 직접 이체를 시키는 것이다. 류승우PD는 “ARS와 계좌로 동시에 후원을 받을 때보다 계좌를 통해서만 후원을 받을 때 더 많은 후원금이 들어온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계좌번호를 알고 있어서 시청하지 않고도 전화로 물어보고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계좌번호를 바꿨는데도 예전에 개설했던 계좌로도 계속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후원자 구성을 보면 교회보다는 개인이 주를 이룬다. “가끔 편지지와 함께 돈을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상품권으로 보내주시는 분도 계시고요. 그런 경우에는 출연자에게 직접 전달해드립니다” 류PD는 방송 제작을 하면서 수혜자들이 감사전화를 할 때마다 몸 둘바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다가오는 연말에는 사랑의 연탄 나누기 운동본부, 안양 샘병원, 실로암 안과 등과 협력해 불우이웃을 돕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류PD는 “물질적인 후원도 중요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성도들이 보내오는 기도의 후원”이라며 “‘예수사랑 여기에’를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의 사랑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공회대 신방과 김서중교수는 “언론이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언론에서 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요청을 하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반응을 한다”며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방송의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 공익적 측면을 설명했다.

최근 기윤실에서 발표한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종교로 개신교를 꼽았다. 낮은 신뢰도를 반전시키는 것은 봉사나 후원 등 사랑 실천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교계 방송사들의 도네이션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선교와 사랑 실천이 한국교회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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