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예배, 설교자선정 문제로 위원회-교회협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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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예배, 설교자선정 문제로 위원회-교회협 신경전
  • 승인 200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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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연합예배 설교자 선정을 놓고 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와 부활절연합위원회(이하 위원회)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미묘한 갈등으로 인해 올 부활절 예배가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위원회가, 그동안 대회장과 설교자 선정을 연합예배의 정신에 따라 진보측과 보수측이 번갈아 맡아 오던 관례에 따르지 않고, 일방적으로 설교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교회협은 이 문제가 부활절 예배의 연합 정신을 포기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규정하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며 ‘결별’까지 예고하고 있어 자칫 파행이 예상된다.

김동완목사(교회협총무)는 지난달 18일 실행위원회에서 “위원회측은 우리에게 부활절 예배 설교자 선정에 대한 어떠한 사전 논의도 없었다”며 “위원회측에 설교자를 우리가 선정하겠다는 공문을 보낼 것이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새로운 연합예배를 간구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심각하게 말했다. 또 지난달 29일 교회협 신년 사업계획을 위한 기자 간담회에서 김동완총무는 거듭 이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위원회는 교회협의 이 같은 주장에 별로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지난 2일 교계 기자 간담회에서 상임총무 박영률목사는 “교회협이 보낸 공식적인 공문을 거부할 것”이라고 명백히 밝히고, “44개 교단 대표들이 구성해 준 상임집행부에서 대회장과 설교자를 선정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위원회가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남다른 분석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즉 지난해 부활절 예배 때도 대회장 선정을 놓고 교회협이 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부활절 예배가 예정대로 치렀다는 과거 선례에 힘을 얻었다는 분석. 또 한가지는 교회협 임원회가 아무리 떠들어도 흘러가는 흐름을 뒤집을 만한 힘을 갖고 있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위원회가 올해의 예배 설교자로 교회협의 회원 교단이고 동원 능력도 있는 장광영목사(감리교 감독회장)를 선정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어 이를 더욱 뒷받침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위원회의 설교자 선정 이유를 ‘교인을 동원 할 수 있는가 또는 대회 운영에 필요한 헌금을 낼 수 있는가’란 실리를 택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교회협측도 이번만은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어 부활절 예배를 진보와 보수가 따로 두릴 수 있다는 우려석인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부활절 연합예배가 한국교회 안에 있는 보수와 진보를 한자리로 모아주는 만남의 장이 되고 연합운동의 기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는 점에서 양측의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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