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성ㆍ문화적 성찰 위한 신학적 방법론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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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성ㆍ문화적 성찰 위한 신학적 방법론 제시해야
  • 표성중
  • 승인 2009.10.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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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 사회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 한국기독교학회는 이번 `제38차 공동학술대회`를 통해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는 신학적, 목회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국기독교학회, 38차 공동학술대회 통해 ‘문화적 실천신학’ 모색

세상과 소통하는 신학 필요 … 공공신학 통해 공적대화 추구해야


21세기 디지털문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교회는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고 수용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신학의 학문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와 성서적 가치 및 신학적 가치를 체계화시키고,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한국적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는 신학적, 목회적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국기독교학회가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대전 침례신학대학교에서 ‘21세기 한국문화와 기독교’를 주제로 제38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불통하는 기독교에서 벗어나 소통하는 기독교를 만들기 위한 신학적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다양한 인문학적 컨텐츠를 확대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방법론적 틀을 모색하는 한편, 21세기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은 신학적 가치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시됐다.


# ‘문화적 실천신학’ 추구해야

‘신인문학이 오늘의 한국신학에 주는 의미와 문화적 실천신학의 제기’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진행한 노영상교수(장신대)는 문화인문학적 연구를 통해 신학적 사유의 폭을 넓히고 신학과 교회가 세상과 소통할수 있는 채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노영상교수(장신대)
인문학의 위기로 인해 대안적 신인문학으로 소개되고 있는 응용ㆍ표현ㆍ문화인문학 등의 특징을 설명한 노영상교수는 “신학은 현재 인문학의 위기처럼 실천성과 실용성의 문제에 직면해있다”며 “사회를 변혁하는 교회 밖의 일들도 실천의 대상으로 삼는 공공신학적 성격을 내포한 실천신학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학이 오늘의 교회와 사회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하고, 현학적이며 사변적인 작업에만 머무르고 있으며 한국적 상황을 숙고하지 않은채 외국신학들을 여과없이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교수는 “신학교가 단순히 실천신학 교수들을 상대적으로 늘리는 것보다는 역사, 조직신학 등 전 신학분야가 실천성을 지향해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각 분야의 신학이 긴밀한 유대를 갖고, 실천을 향해 상호간의 연관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신학함에 있어서의 응용성, 곧 실천성 및 문화적인 성찰을 강조하는 문화적 실천신학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노교수는 신학의 실천성을 강조하며 “수동적 학습자의 입장을 탈피해 능동적으로 표현하는 학습자의 모습을 장려하고, 타문화와의 대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신학적 방법론인 ‘문화적 실천신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성서로 본 문화, 성경의 눈으로 읽는 문화’를 주제로 강연한 왕대일교수(감신대)는 “성서는 문화의 옷을 입은 텍스트”라며 “성서의 각 본문은 삶의 자리인 문화의 구현, 문화에 대한 비평,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 문화를 이루는 원천일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는 경작의 대상이며, 소통의 수단임과 동시에 구원받고 변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왕교수는 “기독교신앙은 하나님의 숨결을 통해 반생명의 문화가 인간적인 문화로 변화될 수 있도록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웅변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왕대일교수(감신대, 가운데)는 성서는 세상을 향해 열려진 말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적 기독교문화 정착이 우선

학회별 주제발표 시간에 구약학회 강성열교수(호남신대)는 ‘구약성서와 21세기 한국문화’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교회는 지난 세기 전통문화와 종교를 이교적이고 사탄적인 것으로 배척하고, 기독교 복음의 배타성만을 고집함으로써 한국의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변혁시키거나 한국적인 기독교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일상적인 삶의 자리에서 시대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보편적인 기독교의 가치관을 21세기적인 정서에 맞게 한국적으로 잘 표현해 주고, 실천 및 확산시키는 일에 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이면서 소통인 예배’를 주제로 발표한 기독교윤리학회 김순환교수(서울신대)는 “예배는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구속사건을 기념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만 예배의 본질적 차원만 강조되고 그것을 동시대 안에 소통하고 구현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본질과 전통도 무위로 끝나고 말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예배는 정체성의 파수와 그것의 동시대적 적용 등 모두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현대인들의 인지와 정서 및 동시대 각 이문화층 간의 소통 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적절한 이해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 ‘다문화시대’에는 열린문화 필요

‘다문화적 세계에서의 기독교’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김창환교수(영국 요크 St. 존 대)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다양한 문제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는 신학도 교회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다문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신학을 통해 공적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교수는 “기독교는 폐쇄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열린 문화를 추구하되 자신들의 순결성을 지키면서 다양성 속에서 사회와 이웃에 기여하는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독교는 표면적인 통계로 드러나는 그리스도인들의 숫자 증가나 감소라는 측면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인의 몸’이라는 통합적인 전제 속에서 미래의 기독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지역 간의 교회나 혹은 동일 지역권의 교회들 간에 분리나 대결의 도식이 아닌 지속적인 상호 의존이 되는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새로운 정체성과 사명을 추구하고, 상호 분리나 대결이 아닌 각각의 독특성을 상호 교환하고 나누면서 공동체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염목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도 ‘다문화시대, 이주민의 인권과 기독교의 과제’라는 특강을 통해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문화의 담지자인 이주민들에 대한 존중과 존엄성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목사는 “교회는 룻기에 나타난 타민족에 대한 수용과 존중성, 나오미와 룻이 행한 연대정신, 보아스가 룻에게 한 나그네보호와 힘을 주는 행동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를 위해 다문화 기독교교육전문가를 육성하고 목회자의 의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한목사는 “한국교회는 다문화사회로 이행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면밀히 검토하고, 중장기적인 비전과 방향성을 갖춰 다문화교육과정을 개발해 기독교인을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동학술대회 이후에 가진 정기총회에서 한일장신대 정장복총장이 한국기독교학회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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