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과 일치의 교회
작년 말, 제네바의 세계교회협의회에서 만든 ‘더불어 살기’(Staying Together) 비디오를 한국판으로 다시 제작하면서 필자는 NCC훈련원 운영위원장으로 봉사를 한 적이 있다. 그 테이프 내용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우리의 이웃을 향해 교회들이 연합하여 섬기려고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교회들이 이웃을 외면한채 자기들 치장에 너무 열을 올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금년에는 무엇보다 연합정신에 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기독교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교단적으로 특색을 두고 어떤 목적이 생길 땐 연합과 일치에 손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해외로 나가는 선교에도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같은 지역에서 물고 뜯는 추태를 부리면 외국에서도 망신살이 된다. 연합하면 여러모로 좋다.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기관을 같이 세워 후세 교육에 힘을 합하면 좋을 것이고 파송 교단이 다르고 배경은 달라도 서로 손을 잡으면 선교도 잘 될 것이다.
봉사와 섬김의 교회
교회 본래 존재의 목적은 ‘섬김’과 ‘돌봄’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사람들로부터 외면 내지는 반대의 대상이 된 것이다. 화장터가 자기 지역에 세워지는 것을 극구 반대를 하듯, 교회가 들어서는 것도 집단적으로 막으려 한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교회는 이웃에게 도움은 주지않고 자신들끼리 북치고 장구를 치는 식으로 시끄럽고 담을 높이 쌓기 때문이다. 주님의 가르침은 분명히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라”고 했는데 그대로 행하지 않기 때문에 버림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교회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엇보다 먼저 교회의 개방이다. 주차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교회시설도 이웃이 맘대로 쓸 수 있도록 개방하면 대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이웃들과의 대화이다. 독일의 교회는 지역 주민의 센터가 되고 있다. 교회는 그들의 마음의 안식처일 뿐만 아니라 대화의 장이다. 서로 대화를 생활 습성화 하다가 아카데미운동이 생겨난 것이다.
희망을 주는 교회
밀레의 ‘만종’이라는 그림을 생각한다. 소박한 부부가 밭에서 일을 하다가 멀리 교회로부터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으며 함께 일어나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교회의 종소리는 소망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종소리가 멎었다. 소음이라 공해라는 것이다. 종을 다시 치도록 고집을 부리자는 게 아니다. 그 종소리처럼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것이다.
희망은 사람들의 삶을 살찌운다. 희망을 잃으면 반대로 삶의 의미를 상실한다. 어두운 면이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이런 때 교회가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끌어안는 포용력이 교회에는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문제가 생기면 교회를 찾아 상담을 하고 마음이 울적할 때 교회에 가서 무언가 호소하고 싶은 충동이 들도록 교회의 아량이 필요하다.
끝으로 한국 교회는 복음적이라야 한다. 샤머니즘화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의 신학은 다원화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무속화되는 혼합주의는 복음의 변질이다. 이단, 사이비들이 2002년에는 활개를 못치도록 한국 교회의 성숙도가 요구된다. 초점이 흐리면 모든 것을 잃는다. 복음으로 향하고 복음적으로 생활화 되는 모습이 정착되는 2002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금년도에는 교회들이 앞장 서서 월드컵행사도 빛나고 각종 선거도 맑고 깨끗하게 민주주의의 꽃이 피도록 앞장 설 것을 다시금 소망한다. 김순권<경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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