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결산] WCC 대항하는 보수교단연합체 조직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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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결산] WCC 대항하는 보수교단연합체 조직 결의
  • 이현주
  • 승인 2009.09.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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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마지막 날 전격 통과... 장로교단 간 미묘한 신경전 예장
 

 

세계교회협의회 WCC를 둘러싼 논란이 예장 합동 94회 총회에서 터져 나온 가운데 총회 마지막날 보수교단 연합체인 ‘세계개혁주의보수교단협의회 조직 및 세계대회 개최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 단체를 중심으로 예장 합동과 보수신학이 같은 교단들을 국내외적으로 묶어 WCC에 대항할만한 조직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안건은 총대들의 논란 속에서도 우세한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지난 24일 총회 넷째날 총대들은 정치부 중간보고를 통과시키는 자리에서 교단 합동추진위원회 기각에 대한 건을 처리하던 중 보수교단의 결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WCC에 대한 비판을 강도 높게 피력했다.
 

이날 정치부는 평양노회와 수도노회가 올린 교단합동주친위원회 구성 건을 기각하는 것이 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수도노회 서기행목사가 “이 안건은 교단 통합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보수 교단의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헌의한 것”이라며 신중하게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서기행목사는 “WCC총회에 가담하고 협조하는 것은 우리 교단으로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합동과 통합이 WCC문제로 분열됐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수신학을 지키기 위해서도 보수교단 중심으로 WCC 반대활동을 펼쳐야 한다”며 보수교단의 결집을 주장했다.
 

김동권목사 역시 “성경을 바로 믿고 신앙이 같은 교단끼리 하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젊은 갱신 세력들은 WCC에 대한 막연한 오해는 버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서대전노회 오정호목사는 “WCC가 과거 용공사상에 빠졌던 것을 사실이나 이미 공산주의는 실패했고 모두 멸망했다”며 “50년 전 역사 때문에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화합과 일치를 저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목욕물이 더럽다고 버리려다 아이까지 버리는 실수는 범해서는 안 된다”고 비유한 오목사는 “보수신학을 지켜야 하지만 민족복음화와 교회일치의 차원에서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준모목사는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 성향을 띠는 WCC를 용인할 수 없고 우리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지향하는 합동교단은 이들과 대화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WCC에 대한 경계 움직임은 증경그룹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이미 하루 전날 열린 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증경총회장 길자연목사는 “통합이 하는 잔치에 들러리 설 이유가 없으며 우리는 WCC에 반대하는 보수 신학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큐메니칼 신학에 대항하는 개혁주의 보수신학 연합체를 만들자는 제안까지 내놓았다. 이와 관련된 안건으로는 세계 개혁주의 보수교단협의회 조직안이 올라와 있었다. 보수신학과 정신을 같이 하는 교단을 국내외적으로 묶어 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안건도 정치부에서 기각으로 결론냈다.
 

하지만 다음날 총대들은 ‘세계개혁주의보수교단협의회 조직 및 세계대회 개최의 건’을 허락하면서 보수교단 결집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총회는 끝났지만 교단 안에서는 WCC에 반대하고 총회 유치에 대해 경계를 요구하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특히 원로 그룹을 중심으로 신앙의 보수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범 교회 일치 차원에서 동참할 수 있다는 젊은 갱신그룹의 설득과 호소가 얼마나 영향을 발휘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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