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스승인가, 브로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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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스승인가, 브로커인가?
  • 승인 2002.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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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간다. 이 때 제일 바쁜 사람 중의 하나가 부모다. 특별히 자녀교육열이 뜨거운 부모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아이들의 방학숙제를 도맡아 처리해 준다. 아이들은 오히려 감독자가 되어 가지고 부모들을 채근한다. 요즘 방학숙제는 돈도 많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비싼 방학숙제를 통해 아이들을 좀 더 돋보이게 하려고 애를 쓴다.
부모들이여! 아이들의 방학 숙제에 관심을 보이면 보일수록 아이들은 더욱 병들어간다는 사실을 아는가? 방학 숙제 조금 못해갔다고 해서 인생의 계획에 엄청난 차질이 일어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모가 해 준 프로급 숙제보다 자녀가 서툴게 한 어리숙한 방학 숙제가 그 아이의 인생을 활기차게 만들어준다.
갈수록 한 자녀 낳기가 많아지는 세상. 그럴수록 자녀에 대한 애착은 강해지기만 하다. 당연히 자녀의 성공이 곧 부모의 성적표라고 생각하는 부모들.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가기만 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커 온 이 아이들이 어떻게 온실 밖에서 생활할 수 있겠는가? 방학이라는 것은 아이들에게 광야에서 생존할 수 있는 넓은 세계를 경험하는 시기다. 특별히 마무리하는 그 시기는 스스로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지게하며 스스로 1~2개월이라는 단기적 인생에 결산서를 만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 짧은 시간의 결산서를 스스로 작성하며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게 할 때 그는 인생의 큰 바다에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게 된다. 본인이 숙제를 미루고 기피했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본인이 직접 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두 번 다시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인생의 스승으로서 자녀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런데 겨우 하는 짓이 방학숙제 브로커 역할이라면 그 부모로 인해 자녀의 인생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길게 봐야 한다.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다.
부모들이여! 선택하라. 나는 자녀에게 있어서 마라톤을 경주하게 하는 인생의 스승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 눈 앞의 목적만을 달성시키려는 방학숙제 부로커가 될 것인가? 결론이 간단하지 않는가?

추부길목사<한국가정사역연구소장/안양대 신대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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