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현장3] “죽기까지 절대 복종하는 겟세마네 기도를 체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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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현장3] “죽기까지 절대 복종하는 겟세마네 기도를 체험하라”
  • 이현주
  • 승인 2009.07.29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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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 기도만이 살 길이다 - 한국교회 기도의 현장을 찾아서
▲ 11시 평일 낮시간에도 기도원을 가득 메운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자 기도에 매진하고 있었다.

③ 도심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 함성 ‘갈멜산 금식 성회’

교회와 세상의 직분으로 사는 것 아닌 절대복종의 ‘둘로스의 삶’ 강조

하나님의 ‘뜻’과 ‘때’를 기다리며 인내할 줄 아는 참 신앙인 많아져야

수많은 목회자들이 “지금이 바로 기도할 때”라고 강조하지만 기도에 대한 열정은 과거만 못한 것 같다. 매년 여름이면 각종 성회가 열리고 말씀과 기도의 응답을 찾아 휴가를 반납하고 찾아오는 성도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던 기도원들. 하지만 최근 기도원에서는 유명 성회 없이 예배당을 채우기도 어렵다는 하소연이 들려온다. 기도의 중요성과 기도 생활이 그만큼 강조되지 못하는 결과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도들의 열정도 점차 변해가는 이때에 식지 않는 기도 열기로 매일 뜨거운 기도함성이 터져 나오는 곳이 있어 찾아갔다. 안양 도심에 위치한 ‘갈멜산 금식기도원’. ‘기도와 말씀과 응답이 있는 성산’이라는 갈멜산 금식기도원은 평일 낮 시간에도 천여 명의 성도들이 모여 예배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편집자 주>


중복의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24일. 11시 집회를 인도한 조성근 담임목사는 기도의 목적과 신앙인의 자세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 예배당 곳곳에는 밤낮으로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갈급한 심정을 안고 기도원을 찾을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아픈 몸을 이끌고 기도원을 찾은 성도부터 자녀의 시험과 남편의 사업, 교회의 여름행사를 위한 기도자도 찾을 수 있었다.

여호수아 6장 15절로 말씀을 시작한 조성근목사는 애굽땅에서 430년 간 종살이를 한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을 이야기 하면서 그 고난 중에도 떨기나무 같이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전하고 있었다.

430년 종살이와 40년을 헤맨 광야생활. 이스라엘 백성의 삶은 고단했다. 마치 내 삶도 이스라엘 백성처럼 고통스럽다고 한탄하던 성도들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고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하나님의 일이 위기를 만나는 것은 사람의 고집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도를 돌아보십시오. 내 원대로 해달라고 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며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합니다. 말씀이 이루어질 그 날을 바라보며 믿음을 견고히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조성근목사는 여느 부흥사들처럼 무조건 퍼주는 일방적인 축복을 전하지 않았다. ‘기적’을 바라며 기도원을 찾는 이들에게는 맥이 빠지는 설교일지 모르지만 조목사는 더디더라도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강조하고 있었다. 잘못된 기도와 잘못된 성도의 삶을 수없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설교를 들을 때는 세상의 직분을 버리고 신앙인의 자세로 들어야 합니다. 교회에 나와서 나는 의사요, 변호사요, 정치인이라는 자세로 설교를 듣게 되면 예배와 삶이 달라지는 이원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신앙인으로 살면 되는데 교회에서는 신앙인이었던 사람이 월요일이면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어요. 직분자는 많은데 신앙인이 없다면 정말 큰 문제 아닙니까?”

조성근목사의 이날 메시지는 마치 한국교회 전체를 향해 울려 퍼지는 듯 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무릎을 꿇는 성도들은 많은데도 세상 속에서 욕을 먹는 ‘크리스천’이 많은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로, 권사, 집사라는 직분을 달고도 죄를 짓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교회 안에서조차 도덕적 기준이 무너지고 있고 세상에서는 끔찍하고 더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만일 크리스천들이 모두 ‘신앙인’으로 예수님을 닮아 가고 있다면 세상은 벌써 하나님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크리스천들은 예배와 삶이 다른 두 얼굴을 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조목사는 이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하나님은 월요일에도 하나님이십니다. 삶의 현장에서 존중받아야 신앙인이죠. 집과 학교, 직장, 교회 모든 곳에서 우리는 먼저 ‘신앙인’이 돼야 합니다. 신앙인이기 전에 엄마이고 신앙인이기 전에 국회의원이 되면 안 됩니다. 교회 안에 있는 가짜, 엉터리, 쭉정이들을 모두 변화시켜야 합니다. 믿는 사람들은 결코 나쁜 짓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세상 사람들과 당연히 구분돼야 합니다.”

비수로 찌르는 듯 그의 단호한 메시지가 이어지고 성도들은 큰 소리로 “아멘, 아멘” 화답했다.

분명 믿는 사람의 수가 적은 것이 아니고, 교회 안이나 밖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세상은 혼탁하고 교회 역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기도와 신앙의 모습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목사는 ‘제자’가 아닌 ‘종’의 삶에 해답이 있음을 강조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바로 종의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죽기까지 ‘복종’한 예수님의 삶이 바로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였다.

“지성을 강조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자의 삶도 강조하고 있어요.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복음을 가슴으로 듣지 않고 머리로 듣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내가 원하는 성경구절만 읽고 내가 원하는 기도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했는데 교회와 성도들이 세상이 주는 것에 빠져 물질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기고 있습니다. 교회 안에 황금송아지를 만들고 맘몬을 섬기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처럼 기도하라는 그의 말 속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절대복종’ 이었다. 새중앙교회에서 참석한 한 성도는 “나 역시 내가 원하는 길로 하나님께 응답을 구했다. 내가 기도하면서 인간적인 욕심으로 결과를 구한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 다를 수 있고 그 길을 인간이 바꿔 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성도는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주님을 닮아가는 기도가 ‘절대 복종’에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절대복종’은 종의 자세이고 기도자의 자세이다. 그리고 오늘날 신앙인들이 반드시 가져야할 자세다. 하나님의 뜻에 절대 복종하는 것. 사실 우리는 이미 성경을 통해 예수님의 절대 복종을 목격한 바 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던 예수님은 “가라사대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기도했다. 예수님 마음대로가 아닌 “하나님의 뜻”에 복종한 것이다.

말씀을 들은 성도들은 변화를 소망했다. 그동안 우리의 믿음이 왜곡되어 있었고 신앙인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잘못된 것이 많음을 깨닫고 있었다.

온누리교회에서 온 이경숙성도는 “매일 2시간씩 기도를 하고 있고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고 말했다. 집중적인 기도를 위해 기도원을 찾곤 한다는 이경숙씨는 “세상적 고민이나 기도의 제목들이 하나님의 뜻과 일치함을 느낄 때 믿음의 확신이 커지고 행복한 마음이 생긴다”며 내 뜻대로 응답받는 기도가 아닌 하나님의 뜻대로 응답되는 기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도는 곧 축복이라는 공식에 길들여진 성도들이 한 번에 변화되기란 쉽지 않았다. 닷새째 금식을 하고 있다는 김병호성도는 “갈급한 심정으로 기도하는데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며 인내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정도의 짧은 믿음을 가진 초신자라는 한계와 긴급하게 응답을 원하는 기도제목을 놓고 갈등하고 있었다. 신앙인의 모습으로 하나님이 원하는 길을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올라가 결국 예수님이 무릎을 꿇으신 겟세마네에 이르러야 한다는 오랜 인내를 참아낼 수 있을 것인지 두렵다고 했다. 이처럼 이미 한국교회의 많은 성도들은 ‘하나님의 때’ 보다는 인간의 시간에 길들여져 있었고 사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집회를 마친 후 기도원 구석구석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각기 다른 기도제목을 놓고 하나님과 만나길 원했다. 교회개척을 시작하면서 세상의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길을 찾기 위해 왔다는 한 목회지망생은 “목회자의 기도가 바르게 중심을 잡을 때 성도들도 혼란 없이 신앙생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도와 금식을 통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목회자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숙소인 에스더관에서 만난 한 사모는 “교회일 뿐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으며 성도들의 고민까지 기도제목이 한둘이 아니다”며 “기도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귀하고 소중하다”고 기도 예찬론을 펼쳤다.

도심 속에서 울려 퍼지는 기도의 소리는 가정을 세우고 교회를 세우고 나라는 세우는 큰 힘이 된다. 갈멜산에 모인 성도들은 ‘죄악에 빠진 이 땅을 고쳐주시고, 교회의 부흥을 주시며, 민족의 통일과 열방을, 복음화를 허락해달라’고 함께 중보기도한다. 그리고 그 기도가 하늘에 오르게 하기 위해 자신을 먼저 낮추고 복종하는 법을 오늘도 배워가고 있었다.

종교개혁자 존 칼빈은 ‘어려운 환경에서 기도하고 싶은 마음마저 없다면 우리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성근목사는 “늘 깨어 기도하고 죽기까지 복종하는 성도들이 많아질 때 한국사회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할 것”이라며 ‘기도하고 복종하는 신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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