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법을 지켜 나아갈 때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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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법을 지켜 나아갈 때만이
  • 승인 2002.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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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희망과 장미빛으로 문을 연 밀레니엄의 환호가, 무자비한 테러와 전쟁 앞에 산산조각이 나고, 세계는 지금 불안에 떨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참담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슨무슨 게이트라는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또 한해를 여는 마음은 결코 가벼울 수가 없다. 낡은 수도관이 터지듯 유착 관계에 연류된 청와대 고위 공직자를 비롯해 수사 주체여야 할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찰 간부들이 옷을 벗는 사태를 국민들은 망연히 바라만 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 펼치기가 두렵고 저녁 시간 텔레비전 뉴스 앞에 앉아 있기가 무섭기만 하다. 설마 했던 일이 줄기에 딸려 올라오는 고구마처럼 비리로 밝혀져 소시민들의 가슴에 분노를 심어 주기에 이르렀다. 요즘 안방극장에서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극의 대사가 떠오른다. 돈으로 권력(자리)을 살수도 있지만 그렇게 산 권력이 결국 그 사람을 쓰러뜨린다고…. 그 돈이 결국 포승줄이 되어 자신과 가문을 망치지만 눈앞의 이익에 눈이 가려 옳고 그름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요즘 우리 사회 돌아가는 모양새도 드라마 내용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얼룩진 구석뿐이다. 설상가상으로 ‘반 부패 국민연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90%가 한국은 ‘부패한 나라’로 보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언제든 “그 부패의 대열에 합류할 용의가 있다”고 해서 충격을 안기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41%의 청소년들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으면 나도 법질서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고, 33%는 “부정부패를 목격해도 나에게 손해가 안된다면 모른 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심지어 “뇌물을 써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쓰겠다”는 반응도 28%나 됐다.

이것은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세대의 10명 중 4명이 적극적 혹은 잠재적으로 부패고리에 편입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의 중추 기강이 흔들리고 우리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 기반마저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이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책의 선호도를 보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내용보다는 엽기·조폭·졸부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남이야 어찌 되건 말건 나만 잘 먹고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기성세대의 이기심과 돈이면 다라는 배금주의가 현실의 주체가 되어 버렸다.
우리는 일제의 강점기와 6.25의 폐허 위에서, 그리고 I.M.F 경제 파탄 가운데서 다시 일어선 민족이다. 국민 모두가 뼈를 깎는 어려움 속에서 마음을 하나로 뭉쳤기 때문에 오늘의 번영을 누릴 수가 있었다. 우리는 금년에 월드컵 경기와 아시안 게임 등 굵직한 행사들을 치러야 하고 국가 장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선거를 치러야 한다. 실로 힘들고 어려운 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지만 일심으로 협력하여 팔을 걷어 부치고 전 국민이, 아니 우리 전 교회가 나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로도 좌시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방관하고 있는 그 사이에 거짓과 부패의 세력에 의해 역사의 물꼬가 얽혀들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그 책임 또한 면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위기의 때에 교회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이 나라를 부패와 불신의 늪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정직하게 순리대로 기본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참 살 길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더 의지해야 할 것은 역시 믿음이다.
증오와 불신으로 얼룩진 그늘 속에서도 역사의 주관자이신 창조주에게로 귀를 기울이며 맑은 영감과 지혜를 잃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의 법을 지켜나갈 때만이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가치관이 형성되어질 때만이 부패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탈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한국 교회는 찬연한 진리의 빛으로 타올라 이 시대의 구원의 산성으로 서 있을 수 있다. 혼탁한 이 시대에 바른 믿음을 실천하는 교회와 기독교인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박대훈<서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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