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화…복음 정체성 회복하고 공동체 문화 형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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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화…복음 정체성 회복하고 공동체 문화 형성해야
  • 승인 2002.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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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공동체문화’로 요약할 수 있다. 목회자와 성도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하나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것, 그것이 바로 교회 공동체요, 교회문화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모습에서 공동체성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가 교회에도 팽배해 있으며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맘몬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사회의 그릇된 문화를 바로 잡아야 할 교회가 오히려 세속화 되고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아주 어린 유치부부터 장년부까지 구체적으로 발견된다. 유치부 아이들을 교회로 끌어 모으기 위해 교회학교 교사들은 물량공세를 퍼붓는다. 각종 간식과 문구류 등 선물을 통해 아이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말씀은 뒷전에 놓는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은 달콤한 사탕에만 유혹되어 더욱 많은 물질을 요구하게 된다.
초등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교회도 사이버 게임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또 학부모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영어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효과를 높인다. 이것은 말씀이 중심이 돼야 할 교육의 본질을 흐리는 결과는 낳게 된다.
중·고등부에서 보여지는 개인주의 현상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이고 여신도회나 남신도회도 사회적 직분으로 사람을 나누는 차별을 과감히 행한다. 일부 강남의 대형 교회의 경우, 목사님의 심방도 꺼리고 교인들간의 교류에도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하며 오직 자신을 위한 신앙형성에 힘쓴다. 교회가 사회를 향해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이웃과 교류하며 하나됨의 문화를 만들자는 외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교회 내의 관계성을 해치는 역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교회의 장로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우리 교회 중·고등부 아이들이 몇 명인지도 모르는 교인들. 주일성수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예배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기 바쁜 교인들의 모습은 이곳이 직장인지 학교인지 교회인지 분간할 수가 없게 만든다. 신앙의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은 사랑과 관심을 바탕으로 한다. 때문에 교회 공동체 문화는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포에 위치한 한 교회는 교인 7~80명 규모의 작은 형편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에 힘쓴다. 작은 교회의 장점을 살려 교회 내 각 부서간의 교류를 활성화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 노인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하여 목욕봉사를 하는 한편 지역의 회사들에 교회를 개방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교회 내의 공동체 문화를 지역사회에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부흥은 이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안 교회성장의 정체가 계속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2년 새해를 맞은 한국 교회가 추구해야 할 것은 더이상의 교회 성장이 아니다. 교회공동체를 회복하고 아름다운 교회문화를 사회 속으로 뿜어 내는 일이 더 시급한 과제다.
교회문화연구소 이의용 소장은 “진정한 교회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회가 복음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머리로만 믿고 성경에 대한 지식만을 채우는 것은 짠 맛을 잃은 소금과 같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사회 전반에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판을 치는 시대에 과연 교회가 사회를 향해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는 어떤 것일까. 그것은 바로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으로 시작된 공동체 문화, 그것을 사회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비뚤어진 사회를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먼저 바꾸는 순기능을 발휘할 때 아름다운 교회문화가 일어나고 타락한 사회문화가 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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