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웹2.0시대에 맞는 ‘보훈 프로그램’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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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웹2.0시대에 맞는 ‘보훈 프로그램’ 개발해야
  • 표성중
  • 승인 2009.06.0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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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기획 // 젊은 세대, 호국보훈의식 함양 시급하다.
▲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보훈정책 도입이 필요하다. (사진은 1970년대 교련시간에 목총들고 행진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지난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과 북한의 제2차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혼란과 정치적 위기가 야기되는 상황 속에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했다. 이런 이유로 올해 호국보훈의 달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행사로만 머물지 말고, 순국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귀감삼아 정치ㆍ경제 위기 및 남북문제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의 힘을 모으는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앞으로 우리나라를 책임질 10대와 20대 같은 젊은 세대들을 향한 호국보훈의식 함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6.25를 겪어보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호국보훈의식을 고취시키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사이버 세대를 대표하는 대학생들과 청소년들의 호국보훈의식 함양을 위해 어떤 노력을 전개해야 할지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5월, 전국의 만15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보훈의식지수’에 따르면 2008년 국민보훈의식지수(61.5점)는 2007년(63.9점) 대비 2.4점이 하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복 60주년 기념의 해’였던 2005년의 보훈의식지수 상승 이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훈기념일과 국가유공자의 행적 및 역사성 이해’(58.1점), ‘나라사랑 정신’(68.2점), ‘보훈대상자 및 단체에 대한 의식’(73점), ‘보훈대상자, 보훈시설 방문 및 자원봉사 참여 의향’(46.9점) 등도 지난 2007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두 하락했다.


# 10대~20대, ‘국민보훈의식지수’ 하락 심각

연령이 높을수록 국민보훈의식지수가 높게 나타났지만 10대~20대의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 젊은 세대들의 ‘국민보훈의식지수’ 상승을 위한 보훈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의 보훈의식지수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감소(2005년 60.9%, 2007년 58.2%, 2008년 55.4%)하고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학생들의 호국보훈의식 수준도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제10회 보훈학술논문공모 당선작’으로 선정된 ‘대학생의 보훈의식 실증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보훈의미에 대한 이해정도와 관련, 전체 응답자 중 20.9%(매우잘알고있음:6.2%, 조금알고있음:14.7%)가 알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응답자의 44.6%(전혀모름:13.7%, 조금모름:30.9%)는 잘 모른다고 응답해 대학생들의 보훈의미에 대한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2년제 및 4년제 수도권 소재 15개 대학의 학생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의 나라사랑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07년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조사한 ‘청소년의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항목에 대해 ‘다소 그렇다’(46.79%), ‘매우 그렇다’(21.6%) 등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별로 그렇지 않다’(24.5%)는 의견과 ‘전혀 그렇지 않다’(7%)는 의견 등 부정적인 답변도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보훈의식 교육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젊은 세대들의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일부에선 대학생들과 청소년들은 한국전쟁이나 일제강점기 등 국가위기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고, 국가위기가 자신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여기에 사회 변화의 흐름에 따라 나라를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 대학생과 청소년을 위한 ‘보훈프로그램’

이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 앞으로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젊은 세대들의 보훈의식 함양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학생들의 보훈의식 향상방안을 구체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국가에서 하는 보훈관련 행사에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훈관련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학점인정 제도’의 도입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학생의 보훈의식 실증분석’ 자료에 따르면 보훈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자원봉사할 의향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은 2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보훈에 관련된 행사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학점을 인정해 줌으로써 대학생들의 보훈의식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훈캠프, 대학생 보훈 멘토, 보훈관련 교양과목 확대 및 개설, 학교 차원의 보훈의 달 기념행사 등을 통해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보훈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가보훈처는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호국보훈의식과 국가관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해야 한다.

물론 국가보훈처는 2009년 호국보훈의식 함양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전유공자들이 일선학교에 일일교사로 참여해 6.25전쟁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보훈의 필요성을 알려 보훈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또한 사이버공간에도 헌화대를 설치,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10대들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헌화와 분향을 통해 나라사랑의 뜻을 되새기는 기회도 마련해주고 있다. 이 외에도 ‘청소년 주먹밥 먹기 체험’, ‘호국보훈사진 전시회’, ‘백일장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 대다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청소년들의 보훈의식과 보훈시책에 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맹목적인 애국심 고취와 호국정신의 강조하는 프로그램만으로 청소년들의 보훈의식을 고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한일 강점기, 한국전쟁 등 수 많은 고난을 극복하며 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는 과거 선조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은 청소년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러한 숭고한 정신은 퇴색되어 가는 것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국가보훈처의 보훈교육 프로그램, 보훈 커뮤니티 운영 등 다양한 접근 방법에도 불구하고 보훈은 청소년들에게 여전히 딱딱하고 흥미 없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주제로 인식되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보훈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히다.


# 인터넷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디지털시대의 생활의 중심에는 인터넷이 있듯이 10대와 20대의 문화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또한 인터넷이다.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사진, 음악, 동영상 같은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2006년 실시한 ‘정보화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인터넷 이용자수는 3천3백10만 명으로 이 중 중학생의 인터넷 이용률 99.9%, 대학생 99.8%, 고등학생 99.6% 등으로 젊은 층 대부분이 인터넷 이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웹 2.0시대를 살아가며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온라인상에 표출해 사회의 이슈를 직접 생성할 줄 아는 인터넷 이용자인 젊은 세대들을 위한 호국ㆍ보훈의식 프로그램 개발 및 실천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이기주의 및 개인주의 확산 등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 즉 보훈의식 수준이 낮은 세대들에게 인터넷 PR은 보훈의식 확산 방안으로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10대나 20대는 보훈정보 수집 및 보훈교육을 구체적으로 제공받지 못한 세대다.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는 민간포털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민간포털과의 제휴를 통해 국가보훈처의 다양한 정보들을 전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보훈처의 각종 정책 및 정보를 홍보할 수 있게 되고, 동시에 인지도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보훈처의 ‘웹 2.0시대 10~20대 보훈의식 확산 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UCC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CC는 보훈의식이 낮은 젊은 세대들이 즐겨하는 것으로써 보훈의식 확산에 충분한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되는 컨텐츠라는 것이다. 즉 UCC제작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보훈관련 ‘UCC 제작대회’를 개최해 UCC영상을 타인에게 공유, 확산시켜 보훈문화를 널리 알리는 방법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훈정보 및 교육을 많이 접해 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보훈과 관련된 문화, 정책, 뉴스 등의 내용물이 담긴 UCC를 제작 배포하고, 보훈 교육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한다면 젊은 세대들의 보훈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라가 가장 어려웠던 시대에 가장 먼저 앞장서서 나라의 주권회복을 위해 싸웠던 순국선열들은 진보ㆍ보수를 논하지 않았다. 혼란정국 속에 맞이한 호국보훈의 달, 정치권의 이념논쟁과 정쟁으로 더 이상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미래 한국사회를 이끌고 나갈 젊은 세대들에게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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