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개척교회 자립의 길, 어렵지만 가능하다 <끝>
열교회 중 하나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개척현장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부흥의 소식들이 있다. 간신히 미자립 상태를 벗어났다 하더라고 현장 목회자에겐 큰 기쁨이요,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자립에 성공한 교회들은 과연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다른 미자립교회들과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궁금했다. 또 교단이나 단체가 시행하고 있는 각종 지원이 미자립교회의 자립과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이에 본지는 3가지 자립 사례를 찾아냈다. 작은교회살리기운동의 도움을 받아 전도운동으로 배가한 사례와 교단의 지원정책에 뽑혀 물질 지원이 아닌 인력과 코칭을 통해 자립한 사례, 그리고 비록 미자립교회는 아니었지만 지역사회를 향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교회성장을 이룩한 사례 등이다.
이 세 교회가 보여주는 것은 단 하나, 사명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힘겹지만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믿음이었다. 또 작은 교회를 살리기 위한 교단과 이웃교회의 도움은 분명히 사역에 지친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열정과 힘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었다. 미자립 개척교회 시리즈 마지막으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립 성공사례를 취재했다. <편집자 주>
# 불신자 전도가 최선이다 - 한사랑교회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박재열목사, 동선교회)가 지원한 전도후원교회에 2008년 초에 선정된 한사랑교회(전갑천목사)는 오직 불신자 전도로 ‘교회성장’을 성취해가고 있는 전형적인 미자립교회로서 작은 교회의 부흥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모델교회가 되고 있다.
부산에 위치한 한사랑교회는 지난 2007년 1월, 전갑천목사와 사모, 협동목사, 신학생 1명 등 총 네 사람이 모여 전목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개척예배를 드리고 시작한 교회로서 현재 재적 60명, 주일 출석 40명으로 2년에 걸쳐 10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초기 전갑천목사는 여느 미자립교회와 마찬가지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군소교단에 속한 교회이기 때문에 교단적 차원의 지원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파트에서 교회를 시작하다보니 예배시간에 찬송도 제대로 부르지도, 기도도 큰 소리로 하지 못했다. 또한 모든 작은 교회가 그렇듯이 기존에 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성도들 어느 누구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전목사는 병원전도와 노방전도를 통해 15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개척 5개월 만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임대해 예배당을 옮기게 됐다. 또한 계속적인 전도활동으로 주일에 40여 명 정도가 출석하면서 지난해 6월 다시 보다 넓은 곳으로 교회를 옮기게 됐다.
전갑천목사와 한사랑교회 성도들은 오는 10월 마지막 주일을 총동원전도주일인 ‘해피데이’로 선포하고 그때까지 예비신자 100명, 등록자 50명을 목표로 전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가 부흥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전도밖에 없다”고 강조한 전갑천목사는 개척 당시 전도전략세미나, 전도대학, 교회부흥세미나 등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전도의 방법 및 노하우를 배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전목사는 전도의 방법을 아는 것이 아니라 전도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됐다.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의 전도후원교회로 선정된 이후부터 전도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 같습니다. 박재열목사님이 대형교회는 특별한 은사와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로 성장하는 것이지만 작은교회에서부터 중형교회까지는 목회자의 자세와 노력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에 도전을 받고 그때부터 전도에 생명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갑천목사는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에서 가르쳐 준 대로 한 주 5일, 매일 4시간 이상 전도하기, 매 주 2일 이상 교회에서 철야하며 교회부흥 위해 기도하기, 공적 업무 시간 외 외출 자제하기 등을 실천하며 전도에 최선을 다했고, 영적 열매들을 서서히 거두고 있는 중이다.
특히 전목사는 전도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지체부자유자, 우울증 환자 등 다른 교회나 성도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했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영혼은 없고,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믿음으로 그들에게 복음을 가지고 다가갔던 것이다.
이후 그들은 교회에 출석하게 됐고, 가족까지도 전목사의 사랑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하나둘 씩 교회로 출석하면서 한사랑교회는 교회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전목사는 “교회부흥의 방법은 따로 없다. 목회자 자신이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고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도하면 하나님께서 부흥을 허락해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오직 불신자 전도만이 교회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고백했다.
# 코칭에 힘을 얻다 - 안디옥교회
2000년 남양주 금곡에서 사모와 단둘이 가정교회로 시작한 안디옥교회는 전도와 교회건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고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비가 새는 예배당을 그냥 둘 수 없어 무리한 건축을 시도하면서 사역에 지칠 즈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곳은 바로 안디옥교회가 소속한 예장 합신 교단이었다. 합신측은 지난 2007년부터 15개 모델교회를 선정해 자립할 수 있도록 ‘코칭’을 시작했다. 그 중 하나로 안디옥교회가 선정됐다. 합신은 15개 교회를 3개 팀으로 나눠 부흥에 성공한 선배목사가 후배들을 코칭하는 사역지원을 시작했다. 강선교회 이철호목사가 5명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코칭리더십훈련을 진행하고 목회 현장에서 어려운 점을 듣고 고민을 해결하는 치유자 역할을 강담해 주었다.
안디옥교회 방연석목사도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 신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목회현장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목사는 “목회 현장에서는 이론에 없던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며 “성도와의 갈등 해결, 목회시 긴급 상황 대처법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작은 교회 목회자 부부 영성 회복프로그램을 연간 4차례 교단에서 실시함으로써 목회관을 재정립하고 영성을 충전하는 기회도 얻었다.
강선교회는 전도팀도 지원했다. 30명으로 구성된 봉사팀이 200만원의 예산까지 책정해 맞춤전도 프로그램을 안디옥교회에 제공한 것이다. 봉사팀은 우리 교회 부흥을 위해 일한다는 열정으로 교회이미지 전도와 가가호호 방문전도, 노방전도 등을 전개했다. 인천노회에서도 전도팀을 보내 주었다. 교회의 궁극적인 목적이 전도라는 공감대 아래 생명을 살리는 일에 교단과 노회가 모두 힘을 합해 도와준 것이다. 개척 후 3~4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소진된 목회 열정을 다시 회복한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방목사는 “개척교회 기피현상으로 성도들의 정착이 어려웠다”고 개척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작은 교회는 곧 사라진다는 성도들의 불안감이 있었고 사모와 단 둘이 개척한 교회에서 풍성한 프로그램이나 목회 인프라가 갖춰졌을 리 만무했다. 결국 3년을 전도해도 스스로 교회에 등록하는 성도를 한 사람도 만들지 못했다. 개척교회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이었다.
모델교회 선정 후 2년 가까이 사역지원을 받은 안디옥교회는 현재 70명의 장년성도가 등록했다. 주일학교를 포함하면 130명이 넘는 인원이다. 도시 외곽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재정이 넉넉지는 않아도 구원받은 성도들이 늘었다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물질적인 지원보다 사역의 지원이 훨씬 효과적이고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방연석목사는 2년으로 한정된 교단의 지원이 5년 정도로 배가되길 소망했다. 또 신학교에서도 이론이 아니라 교단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과와 개척에 실제적으로 필요한 현장 운영사례들을 강의해 준다면 개척목회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하나님이 계획하신 곳에서는 교회들이 세워지고 있다. 아무 자산도 도움도 없이 사명과 열정으로 개척현장에 뛰어든 후배들에게 방연석목사는 이런 조언을 남겼다.
“부흥의 열망이 있는 것은 알지만 1차적으로 내가 구원받은 기쁨을 잊지 않아야 하며 영혼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면 반드시 역사가 일어날 것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져야 합니다.”
이미 오랜 노력 끝에 먼저 성장하고 영혼구원의 경험이 많은 선배 교회에도 작은 소망을 드러냈다.
“해외선교를 중시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국내선교도 교회별로 지원팀을 만들고 단기봉사팀을 파송해 준다면 개척교회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교회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사역지원을 통해 자리잡은 것처럼 앞으로 바울과 같은 전도팀을 만들어 이웃 개척교회에 받은 사랑을 되갚아 주고 싶습니다.”
# 지역사회를 공략하라-오산평화교회
교회 중심의 프로그램 영역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안에서 교회가 어떤 위치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한국교회의 새로운 역할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오산평화교회(최석원목사)는 현재 오산시 전체가 인정하는 미래세대를 키우는 지역교회로 자리매김하면서 교회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2003년 9월, 200여 명이 출석하는 오산평화교회에 부임한 최석원목사는 지난 5년 동안 5배 이상의 놀라운 교회 성장을 일궈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로부터 인정을 받는 교회로 만들었다.
사람을 키우는 것을 목회의 핵심가치로 정한 최목사는 오산평화교회를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교회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글로벌리더를 키우는 꿈의 학교’를 열게 됐다.
최석원목사가 꿈의 학교를 열어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지역사회의 교회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여 지역전도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을 뿐 아니라 지역을 열방선교의 전략적인 교두보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꿈의 학교는 1단계 통합영어스쿨, 2단계 리더독서스쿨, 3단계 글로벌 외국어스쿨, 4단계 부모스쿨로 운영되었다. 최목사는 꿈의 학교의 전 과정을 다방면에서 연구, 분석해 일반 교육기관 프로그램 수준과 비교해 봐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알찬 내용으로 구성해 인재양성이라는 비전제시와 함께 차별화된 홍보전략으로 지역사회를 공략해 들어갔다.
이러한 최목사의 노력은 교회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자녀교육이라는 부분에서 일반학원이 갖는 가치보다 높은 인성교육 및 품성교육과 같은 전인교육이라는 교육적 가치를 제시한 꿈의 학교는 지역사회 주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후 오산평화교회는 지난 5년 동안 꿈의 학교 각 단계를 수정, 보완, 강화했으며, 현재 5단계 상담치유스쿨, 6단계 청소년비전스쿨, 7단계 위대한 아버지스쿨, 8단계 장애우 재활섬김스쿨 등으로 발전시킨 상황이다.
최석원목사는 “교회가 끊임없이 지역사회를 읽음으로 가정, 문화, 복지 등 지역의 필요를 찾아내 교회만의 독특성을 가지고 지역에서 복음의 영향력을 확대 재생산하고, 지역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 일에 헌신한다면 교회성장을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부흥의 열쇠는 지치지 않는 전도의 열정에 있다. 개척 목회자들에게 작은 지원이라도 꾸준하다면 큰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