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재정 지원은 1차적 … 지속적인 ‘코칭’이 필요
상태바
[연중기획] 재정 지원은 1차적 … 지속적인 ‘코칭’이 필요
  • 이현주
  • 승인 2009.02.18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을 주는 한국교회, 낮은 곳을 돌아보자
▲ 교단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 초청 세미나와 전도전략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복음전파를 위한 개척자, 미자립교회에 희망을


③ 작은 교회를 살리는 정책 어떤 것이 있나


각 교단 목회자 최저 생계비 지원하며 목회전념 도와

대형교회의 결연 실패, 컨설팅과 노하우 전수 효과적


부흥을 갈망하는 교단들은 저마다 교회개척과 성도배가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교회개척은 복음전파라는 대명제를 수행하기 위한 기독교의 가장 본질적인 사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예장 통합과 감리교가 300만 전도운동을, 합동이 500만 운동을 벌이며 성도수 늘이기에 나서고 있으며 기장과 침례교가 3000교회운동, 합동정통이 5000교회운동, 1만 교회를 넘어선 합동이 2만 교회 운동을 벌이는 등 개척과 성장에 각 교단의 온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새로이 시작하는 개척교회들의 정착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실용주의에 빠져 편리함을 추구하며 소위 ‘잘 갖추어진’ 교회를 찾는 이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작은 교회 주변에 생기는 대형교회의 지성전이나, 대형교회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성도들의 자리를 옮겨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정도 인력도 넉넉지 못한 작은 교회들은 열악함을 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작은교회살리기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동선교회 박재열목사는 이같은 수평이동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교회개척과 부흥은 불신자를 전도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같은 개척교회의 성장을 위해서는 교단의 지원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교단들의 작은 교회 지원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 각 교단의 개척교회지원 실태

예장 합동을 제외하고 각 교단은 비교적 체계적인 미자립교회 혹은 개척교회 지원대책을 운영하고 있다. 통합의 경우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게 최소한의 생계비를 지원함으로써 하나님의 사역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통합은 목회자 본인과 가족 2인을 기준으로 원 1백만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직계 가족이 추가될 경우 1인당 10만원씩 지원금이 늘어나며 중고생과 대학생 자녀를 둔 경우 월 10~20만원의 수업료를 가산 지급한다.

생계비 지원이 확정되면 교회 자립훈련을 실시한다. 총회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노회가 시행하는 자립훈련은 목회자의 자존감을 높이고 영적 지도력을 회복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훈련기간 중에는 신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실무적인 경험과 목회 노하우를 전수 받게 되며 자칫 위기에 빠지기 쉬운 부부와 가족관계 회복에도 노회는 관심을 기울인다.

감리교도 미자립교회 생계비 지원을 우선에 둔다. 자녀 2인을 둔 목회자 가정에 100만원의 생활비를 제공하는 것이다. 감리교는 생계비 지원 이후 미자립교회 비율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세교회를 전세교회로 발전시키고, 다시 전세교회를 자립교회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총회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성 역시 생계비 지원을 기본으로 연간 개척교회 및 미자립교회 목회자 초청 위로회 겸 세미나를 열고 부부수련회를 실시한다. 소진되기 쉬운 영성을 재충전하고 목회의 비전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교회성장세미나와 지방회를 통한 지원도 필수적이다.

여기에 최근 진행된 지방회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제안들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회는 지방회 차원에서 개척대여금 지원교회의 빚을 탕감해 주기로 결정했으며 인천 남지방회는 작은 교회와 자매결연을 실시하기로 했다. 강원서지방회는 교회확장기금 일부를 작은 교회 돕기에 사용키로 했으며 부천지방은 지방회 예산을 줄여 작은 교회 지원금으로 전환시켰다. 이는 모두 작은 교회를 성장시키고 자립시켜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방회와 총회의 건강성을 담보한다는 목적 아래 진행되는 것으로 지역 교회 정착은 노회와 지방회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가장 힘겨워 하는 부분이 생계유지라는 점에서 교단들이 1차적으로 목회자 생계비 지원 대책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각 교단에서는 대형교회와 미자립교회의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다양한 운동들을 전개했다. 기성의 경우 2년 전 작은 교회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1대1 자매결연을 추진했다. 교회 규모에 따라 50만원 30만원 20만원의 지원금을 정하고 인적 물적 지원을 담당하는 ‘멘토’ 교회를 세우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정책은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감리교 역시 안정적인 개척과 정착을 위해 1년 결산 10억 이상의 10개 교회가 3년에 하나씩 교회를 개척하는 ‘프레스티지 클럽’을 운영키로 계획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정책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참여하는 교회가 없기 때문이었다. 국내선교부 태동화목사는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교회들이 없어 사실상 제대로 시행조차 못하고 사라진 정책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기성 국내선교위 김춘백목사도 비슷한 고백을 했다. “1대1 결연과 멘토 형식이라면 한 교회가 자립하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임감 있게 시행하는 교회가 드물었다”며 이 정책의 실패로 미자립교회 지원 방향을 완전히 수정했음을 시사했다.


# 작은교회 부흥에 꼭 필요한 것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가 지난 11월 목회사관훈련 수료식에 참가한 작은 교회 목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생계비라는 1차적인 부분도 있지만 지속적이고 관심있는 정책을 원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성장 비결을 함께 공유하는 교회”를 필요로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응답자들은 대형교회의 지원과 연대(42.1%)에 이어 다양한 전도프로그램 및 노하우 공유(22.4%)를 꼽았다. 또 지역교계가 연합전도활동을 펼쳐주면 힘이 되겠다는 응답도 5.3%나 있었다.

기술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작은교회살리기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박재열목사는 ‘전도’가 바로 그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박목사는 자립과 정책을 결코 쉽게 보지 않는다. 그는 “목회자 스스로 채찍질하며 영혼구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회자립의 열쇠는 노회와 총회의 지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의 영성과 열심에 있다는 것이다.

매년 120교회를 선정해 매월 30만원 분량의 전도물품을 지원하는 박재열목사는 목회자가 먼저 교회부흥을 위해 1년을 하나님께 온전히 바칠 것을 권고한다. 또 주 5일 이상, 하루 5시간씩 전도하라고 말한다. 하루 20명 이상을 만나 하나님을 전하고 주 3일 이상 교회에서 자며 기도할 정도의 열정이 있어야 한다. 지독할 만큼 엄격한 훈련에는 이유가 있다.

작은교회는 수평이동을 바랄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은 교회 성도들이 인근 대형교회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단지 수적인 증가를 위해 수평이동을 바랄 것이 아니라 불신자를 목표로 새로운 전도영역을 개척하라고 말한다. 힘겹지만 매년 참여 교회들에게서 성장의 소식을 접하는 박재열목사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 것만으로도 작은 교회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교회들의 체험과 미자립교회 목회자의 고충을 바탕으로 밝혀진 것은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립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 등 구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미 교단도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통해 이 같은 점을 파악하고 정책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띤다.

효율적인 미자립교회 지원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감리교는 전도학교를 통해 구체적인 전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부흥강사단을 조직해 순회부흥회를 인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도 자원봉사대를 모집해 개척교회에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도 계획한 바 있다.

예장 합신이 운영하는 코칭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합신 총회는 목회 잘하는 목회자들이 미자립교회를 후원하며 강력한 네트워킹을 결성해 1대1 코칭과 그룹코칭, 피드백 등 정기모임을 진행한다. 일단 총회는 미자립교회 중 15개를 선정해 성장 모델교회로 세운다. 이 교회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컨설팅과 후원이 3년간 진행된다. 후원교회는 모델교회를 방문해 부흥회를 개최하고 성도들과 미자립교회를 방문해 격려와 지원사역을 펼친다. 전도행사 때도 직접 참여해 전도사역을 후원하고 있다. 교단의 규모와 재정이 넉넉지 않아 최저생활비 지원 제도를 실시하지 못하는 합신으로서는 프로그램 지원으로 자립을 돕는 방법을 먼저 선택했다.

성결교도 지속가능한 지원을 고민 중이다. 김춘백목사는 “교회를 개척할 때 컨설팅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성장전략위원회를 구성해 교회 개척지역의 특징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선교정책을 수립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가지역에 있는 교회의 경우 주변 인구와 주거환경 등을 고려해 교회만의 특징적인 사역을 제안한다.

방과 후 교실이나 아동복지, 노인교실 등 틈새 사역을 찾아내 정책을 수립한 후 전문가를 보내 교육을 시킨다. 기성은 이를 위해 교회성장전략위원회에 각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이웃교회가 개척교회를 지원한 사례도 있다. 고신측에 속한 용인 주님의 교회는 개척당시 주변에 있는 향상교회의 도움을 받았다. 향상교회는 장로와 권사 등 15명의 성도로 구성된 예배 지원팀을 보내 석 달 동안 주님의 교회를 지원했다. 주님의 교회 설립을 주관한 서울시민교회도 1주일에 두팀씩 인력을 파견해 지역전도를 도왔다. 그 결과 주님의 교회는 다른 개척교회보다 훨씬 수월하게 안정적인 정착을 이룰 수 있었다.

교단의 교회개척 정책도 바뀐다. 무조건 교회부터 세우고 보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꼭 필요한 지역을 골라 자립형 개척을 하는 것이다.

감리교는 전국의 개척후보지역을 파악하고 땅을 매입하여 교회를 세운 뒤 목회자를 파송하는 형태로 중형교회 개척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신 파송받은 목회자는 개척비용을 총회에 되갚아야 한다.

기장도 교단 소속 교회가 없는 지역을 골라 개척하며 개척의 양보다 질에 집중한다. 교회수를 늘리는 것보다 정착하고 지역사회에 흡수되는 건강한 교회가 세워지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미를 둔다.

한 월간지에 개척사례를 조사보고한 하늘정원교회 최승호목사는 “목회경험이 전혀 없는 신학교 졸업생들이 혼자 개척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교단은 개척자 파송 전에 철저한 훈련으로 실패가 없도록 교육해야하며 중보기도와 물질적 인적 후원 체계를 갖춰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목사는 또 “물질적 후원뿐 아리나 목회 전반에 대한 새로운 관리와 코칭이 개척교회를 자립교회로 정착시키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분석과 보완을 통한 지속적인 교단의 정책 추진을 역설했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들 역시 "한두번 지원으로 실패를 평가하지 말고 교단과 결연교회들이 책임감 있는 지원과 신뢰로 우리를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