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해외 복음주의권]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의 경계를 넘다
상태바
[결산- 해외 복음주의권]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의 경계를 넘다
  • 운영자
  • 승인 2008.12.18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창훈교수<서울신학대학교>


미 대통령선거, 복음주의의 정치적 외연 확대

감리교내 복음주의 진영에서 ‘굿뉴스운동’ 부각


2008년을 결산하면서 해외 복음주의를 둘러보는 일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의 여러 영역에서 그동안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복음주의의 2008년 한 해는 인간의 모든 영역에 성서적 관심, 적극적 의사표현과 참여로 나타난 해였다.

우선 무엇보다도 11월의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복음주의 교회의 영향력과 오바마의 당선을 거론할 수 있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유세와 선거는 복음주의와 정치의 관계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과거 조지 부시(George Bush, Jr.)를 대통령으로 두 번이나 당선시킬 정도로 보수적 복음주의는 결집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적인 이유와 장기적인 전쟁의 이슈로 인해 결과적으로 분열된 투표결과로 나타났다.

▲ 미국복음주의교회는 대선후보초청 토론회를 열며 역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선거 운동 기간이었던 8월 16일, 새들백 교회와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유명한 릭 워렌 (Rick Warren) 목사는 두 대선 후보를 초청하여 자신이 직접 작성한 주제와 질문 내용을 통해 포럼(Civic Forum)을 열었다.


워렌 목사는 보수적인 세계관을 반영한 질문을 통해 후보들의 구원관, 생명관, 결혼관, 정책 및 정세 등을 드러나게 함으로써 복음주의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진보적인 오바마(Barack Obama)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나, 그도 역시 20여년을 예레미야 라이트(Jeremiah Wright) 목사의 설교를 통해 양육 받은 복음주의자라는 사실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특히 상대 후보였던 맥케인(John McCain)은 보수적 복음주의자이며 오순절 교단에 속한 열혈 어머니 페일린(Sarah Palin)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보수층의 결집을 노렸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제리 팔웰(Jerry Falwell)의 ‘도덕적 다수’(the Moral Majority)나 팻 로버슨(Pat Robertson)의 ‘기독교 연합’(the Christian Coalition) 등과는 다른 형태로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복음주의 진영의 보수와 진보의 논리가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복음주의의 정치적 외연을 확대할 수 있었다.

아울러 애즈베리 신학교의 케네스 콜린스(Kenneth Collins)교수의 지적처럼, 미국 감리교 내의 복음주의 진영에서 일어나고 있는 ‘굿 뉴스 운동(Good News Movement)’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급진적으로 알려져 있는 감리교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이 운동은 성서적 진리를 훼손하는 움직임에 대응하여 1967년 성서적 기독교(A Forum for Scriptural Christianity)를 지키기 위해 일어났다. ‘굿 뉴스 운동’은 복음주의자들이 영향력을 갖고 성서적 복음을 전하며, 동성애 허용을 반대하며, 감리교의 동성애자 목사안수를 강력히 반대하는 등 성서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두 번째로, 지난 해 아프간 봉사단 피랍 사건으로 크게 두드러진 이슬람 원리주의의 지속적인 테러와 공포의 위협에 복음주의 선교의 연합활동이 두드러지게 요구되었다는 점이다. 올 한 해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이슬람 지역은 종교 간의 갈등으로 인해 선교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서 주장하듯, 각 선교단체별 현지 책임자들 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교사들 스스로의 안전문제 인식, 지역별 위기관리팀 운영, 정보 공유를 통한 위험요소 분석 등 위기상황에 체계적으로 대처할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다.

그 외에 세계 복음주의 진영은 중국교회에 주목한 한 해였다. 중국교회는 개신교 전파 200년을 맞이했고, 올림픽 게임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을 전후해 더욱 강화된 보안으로 인해 삼자교회, 신학교, 지하교회 등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물량주의에 대한 거센 도전에 직면해서 결국 중국교회가 직접 전도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은 한 해였다.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교회에 대해 여전히 강한 희망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현대 복음주의의 주요 인물인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목사의 활동에 계속 주목한 한 해였다. 185개 국가에서 설교를 하고, 부흥집회를 통해 2억 1500만이 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제시함으로 세계 복음주의를 주도한 그래함 목사는 25권의 저서와 "Christianity Today" 잡지를 출간하는데 관여하였고, 미국의 역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에서부터 조지 부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그는 이제까지 세계 복음주의 회의(1966년 베를린, 1974년 로잔, 1989년 마닐라)를 주도해 왔다. 이 90세 노구의 복음주의자는 현재 2010년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가 예측하듯 지금의 세계교회 성장률만으로도 2025년에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가 유럽의 교회보다도 더 강력한 기독교 공동체를 이룰 것이다. 이제 백인의 기독교라는 말은 아주 생소한 말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복음주의 진영은 정치와 문화면에서 여러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리고 1930년대 대공황 이래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2008년의 끝에 서서 복음주의 진영은 경제적인 삶의 영역에서도 성서적 기독교의 사랑으로 약한 자를 돌보는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