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중요성을 되찾아주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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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중요성을 되찾아주는 교회
  • 승인 2001.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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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지 5주년 되는 이즈음, 인터넷 이용자 수가 세계 5위라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 바다는 온통 음란물 사이트 등 욕설과 비방과 남을 음해하는 글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더군다나 인터넷이 가정 파괴 원인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인터넷 채팅을 하던 주부 44%가 불륜을 저질렀고, 게임에 몰두하던 청소년이 게임을 저지하는 어머니를 폭행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인터넷 동거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있는 글에서, 젊은이들이 이성간의 동거를 자연스러움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20~30대 층에서는 동거를 87% 찬성하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동거 기간은 주로 1년 정도라고 하는데 쾌락주의와도 같은 이 행동이야말로 삶의 양식의 형태로 발전해 결혼으로 성사되기도 하지만 필요에 의해 쉽게 이혼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혼인의 신성함이 이처럼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OECD 30개 회원국 중 이혼율 8위라는 통계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ꡒ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ꡓ라는 말은 구호에 지나칠 뿐 지난 한해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인구 1천 명 당 2.5쌍으로, 4.2쌍에 달하는 미국보다는 낮았지만 프랑스(2쌍), 독일(2.3쌍)보다는 많은 추세이다. 2000년 인구 센서스 결과를 보면 전체적으로 이혼한 가구수가 5년 전보다 98.9% 증가했다. 외환 위기 때 ꡐIMF 고아ꡑ라는 신생어를 매스컴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생활고로 이혼하게 되자 아이를 시설에 맡기고 찾아가지 않아 수많은 어린이들이 어쩔 수 없이 고아 아닌 고아가 되고 말았다.

일본에서도 결혼해서 20년 이상 살던 부부들이 이혼하는 비율이 16.9%에 달한다고 한다. 박봉으로 육아와 가사를 꾸려가며 몇십 년 참고 살다가 정년으로 인해 남편의 위세가 수그러들자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을 한다.
사대주의로 겉멋이 든 우리나라 가정에서도 따라 할까 걱정이다. 나쁜 것은 빠르게 전염되는 법이니까. 영국인들이 받는 수많은 스트레스 중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혼이라고 한다. 이것은 비단 영국인들만의 일이 아니다. 이혼하는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두 사람 사이의 자녀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격차이, 경제문제, 성생활의 불만족 등이 가정을 해체시킬 만큼 심각한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혼한 부부의 상당수가 후회한다고 한다. 미국은 9.11 테러 사건 이후 전 지역에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새삼 깨닫는다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 지켜 주신 것에 대해 갑절의 감사를 드리며 이혼율도 감소하고 있다는 보도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자. 가정이 편해야 밖의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는 일이 자꾸 꼬이고 곤두박질쳐도 돌아갈 가정과 가족이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그 힘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사회의 최소 기초 단위인 가정이 붕괴될 때 사회가 병들어가고 국가는 흔들리게 된다. 가장은 송년 모임 등 일 중독에 빠져 귀가를 미루고, 주부와 자녀들은 인터넷 중독에 빠져 방문을 걸어 잠근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대화의 단절은 불을 보듯 뻔하지만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욕구 불만이 쌓이고 엉뚱한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올 겨울엔 온 가족이 화롯가에 둘러앉아 가족애를 나누던 그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로 돌아가 보는 것이 어떨까?

한 해를 점검하며 새해를 계획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신자들의 영적 성장과 함께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에 전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 불감증에서 벗어날 때만이 누선을 자극하는 소시민들의 소박한 얘기에 귀기우릴 수 있다. 감사와 감격으로 눈물 흘릴 일이 많은 사회가 살맛나는 건강한 세상이다. 가나 혼인 잔치에서 결혼을 축복하셨던 주님은 일흔 번에 일곱 번이라도 참으라고 하셨다. 가정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인내할 때 유지된다. 오직 예수로 가정의 울타리를 삼아 불순한 것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영적 재무장이 요구되는 때이다. 거창한 목회 계획, 괄목할만한 성장,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가정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것 또한 교회의 중요 프로그램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 국가 모임에 가입했다고 해서 삶의 질이 갑자기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이때, 상실된 도덕성과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이 바로 교회의 할 일이다.

박대훈(서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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