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주의로 겉멋이 든 우리나라 가정에서도 따라 할까 걱정이다. 나쁜 것은 빠르게 전염되는 법이니까. 영국인들이 받는 수많은 스트레스 중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혼이라고 한다. 이것은 비단 영국인들만의 일이 아니다. 이혼하는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두 사람 사이의 자녀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격차이, 경제문제, 성생활의 불만족 등이 가정을 해체시킬 만큼 심각한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혼한 부부의 상당수가 후회한다고 한다. 미국은 9.11 테러 사건 이후 전 지역에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새삼 깨닫는다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 지켜 주신 것에 대해 갑절의 감사를 드리며 이혼율도 감소하고 있다는 보도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자. 가정이 편해야 밖의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는 일이 자꾸 꼬이고 곤두박질쳐도 돌아갈 가정과 가족이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그 힘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사회의 최소 기초 단위인 가정이 붕괴될 때 사회가 병들어가고 국가는 흔들리게 된다. 가장은 송년 모임 등 일 중독에 빠져 귀가를 미루고, 주부와 자녀들은 인터넷 중독에 빠져 방문을 걸어 잠근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대화의 단절은 불을 보듯 뻔하지만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욕구 불만이 쌓이고 엉뚱한 곳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올 겨울엔 온 가족이 화롯가에 둘러앉아 가족애를 나누던 그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로 돌아가 보는 것이 어떨까? 한 해를 점검하며 새해를 계획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신자들의 영적 성장과 함께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에 전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 불감증에서 벗어날 때만이 누선을 자극하는 소시민들의 소박한 얘기에 귀기우릴 수 있다. 감사와 감격으로 눈물 흘릴 일이 많은 사회가 살맛나는 건강한 세상이다. 가나 혼인 잔치에서 결혼을 축복하셨던 주님은 일흔 번에 일곱 번이라도 참으라고 하셨다. 가정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인내할 때 유지된다. 오직 예수로 가정의 울타리를 삼아 불순한 것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영적 재무장이 요구되는 때이다. 거창한 목회 계획, 괄목할만한 성장,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가정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것 또한 교회의 중요 프로그램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 국가 모임에 가입했다고 해서 삶의 질이 갑자기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이때, 상실된 도덕성과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일이 바로 교회의 할 일이다. 박대훈(서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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