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속 연금 자산도 증가…최저 생계비 수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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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속 연금 자산도 증가…최저 생계비 수준 목표
  • 이현주
  • 승인 2008.11.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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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시대, 교단 목회자 연금은 안전한가? <상>
▲ 목회자들의 노후는 교단이 운영하는 연금에 달려있지만 아직까지 건실하게 운영되는 교단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세계 경제가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발 경제 위기는 유럽과 아시아를 막론하고 세계 각 나라로 퍼져 나가며 주가지수를 흔들고 있고 환율을 어지럽히며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모르고 있다.

긴급한 처방들을 세계 은행과 정부에서 내놓고 있지만 ‘반짝’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장기 복약할 처방은 아닌 것 같다. 국내 경기상황만 하더라도 이미 97년 IMF 이후보다 나쁠 것이라는 비관론이 앞서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펀드의 손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몇 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부동산 가격도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늘날 보여지는 경제불황이 과연 교회와는 무관한 것일까. 교회는 주가와 부동산 폭락의 직격탄을 비껴가는 것인가 궁금했다. 사실 기독교인들이 개인적으로 자산관리를 위해 투자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교회 차원에서 투자에 가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표면적으로는 경제 위기와 교회는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주가 폭락의 2차적인 피해자는 교회 안에서 성실하게 사역하는 목회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교단이 운영하는 연금 또는 은급금이 현재 상당 부분 주식과 펀드에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불황을 넘어설 때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하더라도 금융 전문가들은 펀드의 평균 손실률을 30~40%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만일 한 대형 교단이 연금관리를 위해 100억 원을 펀드에 투자했을 경우, 30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가정해도 과언은 아닌 상황에 처한 것이다. 총회 보고서 등에 나타난 자료를 바탕으로 각 교단 연금 운영 실태를 통해 목회자의 미래를 진단해 보았다.                                                 
<편집자 주>


통합 1700억 자산으로 가장 많은 반면 합동은 은급제도 취약

교회 의무금으로 연금 안정화 불구 가입자 감소 등 불안 요인


연금과 은급제도를 운영하는 몇 교단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한 결과, 가장 연금 규모가 큰 곳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으로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금재단에 가입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따라서 연금 가입률이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재산 규모도 많은 편이다.


# 교단별 연금 자산 현황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통합의 연금 자산 총액은 1,700억원 규모로 타 교단의 추종을 불허한다. 연금 가입자 역시 11월부터 1만 명 시대에 돌입, 90% 이상의 목회자들이 모두 목회자 연금제도에 가입되어 있다.

평균 20년 납입할 경우 65세에 은퇴연금을 신청할 수 있으며 호봉에 따라 가입금이 다른 형편이다. 통합은 연간 370명에게 60억원의 연금이 지급되고 있다. 1인당 평균 120~130만원 꼴이다. 4인 가족 최저 생활비 126만원에 적합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 성장 추세를 타고 최근 몇 년 새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경우 현재 300억원 규모의 연금을 확보하고 있다.

1975년 연금제도를 처음 도입해 33년째 운영중이며 30억 원 규모에서 최근 주식과 부동산 활황에 힘입어 안정적인 운용으로 10배 가까운 성장을 보인 것이다. 전체 교역자 가운데 75%가 연금에 가입되어 있고 가입자의 95%가 정상 납입을 하고 있다. 연간 400여 명에게 23억 정도가 지급된다. 평균 80~90만원 정도의 연금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기성과 비슷한 규모의 연금을 관리하는 교단은 감리교로 연금자산 300억원 이상의 규모이고 현재 765명에게 월 평균 76만원 정도의 연금을 보장하고 있다. 교단 규모에 비해 연금자산이 적은 것은 목회자의 가입률이 그만큼 높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감리교의 연금 가입률은 30%에 불과하며 현재 상태로 은급금을 운용할 경우 2017년부터 적자가 발생한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감리교는 미래에셋과 함께 올 1월부터 신 은급제도를 시행, 2040년까지 1천억원의 흑자를 낸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회기 연금자산이 12억원 증가해 자산 총액이 153억에 이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현재 20년 납입한 목회자는 매달 73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전체교역자 중 54%가 연금에 가입되어 있으며 담임목회자 가입률은 70%에 달한다.

고신은 현재 전체 목회자의 30%인 877명이 은급에 가입되어 있고 자산 총액은 123억원에 이른다. 현재 70세 이상 은퇴 교역자 5명에게 15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은급기금운용 20년이 되는 2013년에는 평균적으로 150만원의 연금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성총회는 2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초반부 지급방법의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큰 자산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총 자산은 54억으로 20년 납입하면 평생 매달 50만원 정도를 받도록 하고 있다.

연금운영 초기에는 고령 목회자가 가입연한을 채우지 못해도 똑같은 연금을 지급했다. 이러한 실수로 인해 현재까지 연금지급액이 타 교단에 비해 높지 않은 실정이다.

교단 규모와 달리 연금제도가 가장 부실하게 운영되는 곳은 예장 합동으로 시행 초기부터 지지부진하던 연금사업이 90년대 중반부터 교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으나 납골당 사업에 뛰어들며 자산관리의 허점을 드러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안정적 운용이나 연금 지급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납골당 사업 이후 교단 내 은급재단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가입을 꺼리고 있으며 총회차원에서도 은급가입에 강제성을 동원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현재 합동총회 은급 자산은 200억원이며 1250명이 가입해 있다. 문제는 이 가운데 92억정도가 납골당 사업에 묶여 있어 현재 가입자 중 1인당 수령액이 월평균 15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교단 내에서는 “납골당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지 않는다면 목회자들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 연금 납입과 운용 어떻게

교회가 운영하는 연금제도는 국민연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직장인의 국민연금 형태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연금 가입자는 교역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일부 교단은 목사안수 조건으로 강제조항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강제조항에도 불구하고 가입 후에 납입을 거부하거나 미룰 경우 이를 강제할 조건은 없다. 단, 총회 임원에 입후보 할 경우 연금 미납 혹은 체납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가장 이상적인 운용 형태는 가입자의 호봉에 따라 연금을 내되 교회가 의무기금을 납입하는 것이다. 기성의 경우 각 교회가 총회비로 경상비의 3.2%를 지방회에 의무 납입해야 한다. 이 총회비 중 1.2%는 연금을 관리하는 교역자공제회로 들어온다. 전체 총회비의 1.2%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어서, 목회자가 낸 납입액이 모두 고갈되더라도 1.2%의 교회 의무 납입금으로 연금 지급이 가능하다.

예장 통합과 기장은 가입자 월 납부액을 교회와 교역자가 나눠 내도록 하고 있다.

통합은 자신의 호봉액수의 15%를 납입하며 교회와 가입자가 각각 7.5%씩 나눠 낸다. 기장은 교회 부담이 조금 더 크다. 기준 급여에서 교회가 13%를 내고 가입자가 6.5%를 낸다. 즉, 급여 총액의 19.5% 가량을 교회와 가입자가 나눠서 내고 있다.


# 안정보다 불안요인 더 많아

이처럼 각 교단들이 가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교회의 의무지원 제도를 마련하며 연금의 안정을 꾀하고 있지만 현장 목회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하다.

이미 감리교가 2017년에 연금이 적자로 돌아선다는 통계를 발표한 것처럼 지금 현재로서는 안정적이라 하더라도 매년 물가 인상 수준으로 연금이 늘어야 한다는 점과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교단의 연금도 손실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은퇴 목회자가 점점 늘어나는 반면, 신입 목회자들은 줄어 들고 있다는 점이다. 신학교 학생수 감소와 목회지 감소, 미자립교회의 증가 등 교회의 제반 여건은 절대적으로 연금제도에 불리하다.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은 의무적으로 연금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성실한 납부가 어려운 현실이며 목회를 희망하는 신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연금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교단 연금을 17년 째 납입하고 있는 한 소형교회 목회자는 “은퇴 후에 연금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생계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현실적인 수준에서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어 불안하기만 하다”며 “후배 목회자들이 줄어들고 있어 연금이 고갈될 것은 불 보듯 뻔한데도 총회에서는 안심하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회자는 또 “건강보험의 혜택도 없고 사고 후 유족에게 돌아오는 연금도 부족하다면 차라리 총회에 납입하는 금액으로 질병과 사고, 사후 보장이 모두 가능한 일반 연금보험을 드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개탄했다.

현장 목회자들이 불안해하는 요인은 또 있다. 현재 각 교단에서 운용하는 연금 자산의 상당 부분이 펀드와 주식에 투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로 주식과 펀드의 손실이 최소 30%~최대 60%까지 나고 있어 연금재단들이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할 수는 없게 됐다. 안타깝게도 각 교단 연금 중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80%가 현재 주식과 펀드에 투자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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