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자들이여, 힘찬 날개짓으로 비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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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자들이여, 힘찬 날개짓으로 비상하라
  • 이현주
  • 승인 2008.10.09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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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창립 30주년 이야기

전 성도 지난 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 한 자리

뜨거운 찬양과 눈물의 기도로 5대 비전 선포


10월 5일 오후 4시. 잠실 실내체육관으로 향하는 마지막 발걸음들이 분주했다. 이날은 사랑의교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전 성도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 2천석의 예배당에서 앉을 자리조차 찾기 힘들었던 성도들은 오늘만큼은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한 곳에서 예배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2만여 성도들은 1, 2부와 달리 마지막 3부 예배는 20~30대 청년들이 주류를 이뤘다.


젊은 열정과 열기가 찬양과 어우러졌고 교회가 세운 새 비전을 다짐하는 통성기도의 소리가 뜨거웠다.

취임 후 처음으로 넥타이를 풀고 강단에 올랐다는 오정현목사는 분홍색 남방 소매를 걷어 부치고 직접 찬양을 인도하며 다음세대를 위한 메시지를 선포했다.

“앞으로 30년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가려면 뒤의 것은 잊어야 합니다. 잊자는 것은 용서의 축복 속에 과거의 상처로부터 자유함을 얻자는 뜻이지 하나님의 은혜까지 잊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용서받은 사람’이라는 각성과 집중이 계속 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직 주님의 목적이 여러분의 목적이 되시길 바랍니다.” 

# 제자훈련 외길 30년
해가 지면 유흥과 환락의 거리로 변하는 강남역 사거리. 그 안에 사랑의교회가 있다. 30년 전 한 허름한 건물 2층에서 9명이 모여 첫 예배를 드릴 때, 아무도 이 터가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번화한 거리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한 사람의 바른 제자를 양육한다는 심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어온 교회는 지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형교회 중 하나가 되어 있었다.

강남에 위치해 있으니 중산층을 위한 교회가 아니겠느냐는 식의 곱지 못한 선입견도 없지 않았다. 성도가 7만 명이 넘으니 교회의 몸집을 키우는데만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는 오해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의교회가 지난 30년간 보여준 모습은 여느 대형교회와는 사뭇 달랐다. 

주일학교 아이들을 교육할 공간조차 없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교회건물을 키우는 것보다 사랑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교회 안에 소리 없이 움직이는 작은 조직들은 세포처럼 숨 쉬며 교회가 속한 지역에서 또 나라 안에서 나아가 해외에서 자기 몫을 너끈히 감당해 내고도 남았다.

화려한 이벤트도 없었다. 교회는 ‘제자훈련’ 한 길만을 걸어가며 미래를 이끄는 영향력 있는 참된 제자 한 사람을 키워내는데 전심을 다했다. 제자훈련은 사랑의교회를 넘어 한국교회의 훈련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는 물론, 이제 해외에서까지 제자훈련이 확대되면서 교회는 더 큰 비전을 품게 됐다. 5만 한국교회 가운데 십분의 일인 5천 교회를, 4천여 디아스포라 한인교회 가운데 그 십분의 일인 4백여 교회를, 그리고 선교지 30개국에서 제자훈련 모델교회를 세우는 ‘비전 5430’을 수립한 것이다.

“나에게 소박한 소원이 있다면 교회마다 모든 평신도가 예수의 제자로 깨어나서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30년 전 개척예배에서 옥한흠 원로목사가 첫 설교로 전한 제자훈련의 비전이 후임 오정현목사에 의해 아름답게 계승되고 있었다. 

# 예수님의 심장(HEART)으로 
30주년을 맞아 사랑의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명자로 비상하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민족을 치유하는 섬김공동체’(Healing Our Nation)를 가장 먼저 내세운 교회는 “자기희생을 통해 거룩한 주도권을 회복할 때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이뤄지고 민족의 치유도 일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랑의교회의 섬김은 중증 장애인을 위한 시설 건립과 북한돕기로 이어질 전망이다. 30주년 예배를 앞두고 연속으로 진행한 특별새벽기도회와 창립 기념예배 헌금 전액을 중증 장애인 사역에 쓰겠다는 결심도 섬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보여진다.

경기도 이천에 세워질 600억 원 규모의 중증 장애인 시설은 동일한 금액으로 세울 수 있는 새 성전을 포기하고 더 절실한 이웃을 위해 먼저 결정한 30주년의 가장 큰 비전이라 할 수 있다.

옥한흠 원로목사의 비전을 잇는 ‘제자를 생산하는 훈련공동체’(Equipping the Disciples)에 이어 교회는 ‘세계선교를 마무리하는 연합공동체’(Assisting the Global Christian Network)를 소망한다. 보이지 않는 선교에 힘써온 사랑의교회는 ‘한중일 아시아기독공동체’ 결성을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실로 이번 창립 30주년 감사예배에 중국기독교협회장 고봉목사가 직접 참석해 축사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교회 지도자가 개교회 행사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사랑의교회는 아시아 국가들과 선교연합을 결성함으로써 ‘이슬람의 동진’을 막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음세대를 책임지는  비전공동체’(Raising Up the Next Generation)는 어쩌면 청년기를 맞이한 사랑의교회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일지도 모른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세상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지님과 동시에 다음세대를 생산하는 능력도 갖고 있는 가장 에너지 넘치는 시기로 표현된다.

사랑의교회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 다음세대를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민족의 지도자로, 예수의 심장을 가진 탁월한 제자로, 부흥을 책임질 영웅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젊은 동력들은 누구보다 파워풀한 열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교회의 마지막 비전은 오정현목사의 목회관이 담긴 ‘사회를 변혁하는 정감공동체’(Transforming Society&Culture)로 2006년부터 전 성도가 참여하고 있는 정감운동의 확장을 의미한다.

5대 사역비전으로 표현된 ‘HEART`는 오정현목사 혼자만의 외침이 아니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은 5대 사역비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다짐하며 서약서에 서명하고 종이비행기에 그 약속을 담아 날렸다.

 

# 7만 제자의 힘찬 발걸음

오정현목사는 “오직 한번뿐인 인생 속히 지나가리라, 오직 그리스도를 위한 일만이 영원하리라”는 말씀을 청년시절부터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그 열정을 온 몸에 담아 찬양을 인도한 오목사는 “십자가의 부활과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드리며 진보와 보수가 갖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좌우를 소통하는 거룩한 중보자의 사명을 교회가 감당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리고 미래를 향해 전진하되 ‘거룩한 부족감’을 품고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님 이외에 완벽한 것이 없음을 강조하며 우리의 힘으로 미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힘으로, 주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

3시간이 넘게 진행된 마지막 3부 예배는 뜨거운 포옹과 인사로 사랑을 나누며 기쁨의 축제로 모든 열정을 발산하는 시간이었다. ‘아멘’으로 화답하며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의 모습 속에서 7만 제자들이 이끌어갈 교회와 이들이 변화시킬 세상의 미래가 밝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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