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총장 선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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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대, 총장 선출 후폭풍
  • 공종은
  • 승인 2008.09.0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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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표절 조사위 구성, 화합 저해해서는 안돼 공박

감리교신학대학교가 후임 총장을 선출했지만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후임 총장에 선출된 김홍기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대자보와 원만한 문제 해결을 통해 화합의 공동체를 열어갈 것을 촉구하는 교수들의 대자보가 앞다투어 나붙었다. 김홍기 교수의 사과의 글도 대자보에서 함께 발견됐다.

그리고 김 교수가 후임 총장에 선출된 이후 한 달 만인 지난 9일 신문사로 서류봉투 하나가 배달됐다. 발신인은 감리교신학대학교. 확인 결과 교계 신문사에 일제히 배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류봉투 안에는 ‘총장 당선자의 정직한 고백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유인물과 함께 ‘논문 표절에 관한 중간 보고’, ‘김홍기 교수 표절 자료’라는 37페이지 분량의 복사물이 동봉됐다.

총장 당선자의 고백을 촉구한 인물은 4명. 감신대 학생처장 김영래, 기획연구처장 이성민, 대학원교학처장 임상국, 대외협력처장 장성배 교수 등 4명은 동봉한 자료와 함께 “‘배리 태브러햄’의 ‘감리교회 형성사’로부터 표절한 김홍기 저 ‘감리교회사’를 제시하며 조사를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총장께서 합리적인 절차를 위하지 않음에 동의할 수 없기에 8월 27일부로 보직을 사퇴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첨부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김홍기 교수는 지난 5일 “모든 과오를 인정하고 여러분 앞에 정중히 사과한다”는 요지의 사과의 글을 대자보를 통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불성실하게 자료 출처를 밝히지 않은 표절과, 글쓰기의 오류, 중복 게재 등 심각한 과오를 발견하게 되었다”면서 의혹을 제기된 부분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 모든 허물과 실수를 하나님 앞과 여러분 앞에 고백하며 앞으로는 학문의 양심을 지키고 지도자의 모범을 보이는 새 총장으로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섬기려고 한다”며 심경을 밝혔다.

또한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동료 교수와 하나 되어 생명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웨슬리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족과 세계를 섬기는 감신 공동체가 되는 데 여러분의 종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는 박충구 이덕주 교수 등 21명의 교수들이 동참한 성명이 발표됐다. 이들 교수들은 “새로운 총장이 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감리교신학대학교는 공동체의 화합이 이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갈등과 반목이 여전히 표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김 교수에 대한 표절문제를 지적하고 “김홍기 교수가 대자보를 통해 자신의 저작물들이 포함하고 있었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솔직히 밝혀 준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문제의 진실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밝혀지게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 문제로 인해 감신대 공동체가 혼란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수들은 이 문제가 감신 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이용되는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더 이상 특정인을 겨냥한 뒷조사나 공동체의 화합을 처해하는 상호간의 비난을 접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 “지금은 총장 후보였던 네 분을 포함해 감리교신학대학교의 모든 교수, 직원, 학생, 동문들이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하나가 되어야 할 시점”이라며 하나됨의 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김 교수 본인 그리고 20여 명의 교수들과 총학생회의 대자보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는 성명을 발표한 4명의 교수들이 보직을 사퇴하는가 하면, 익명의 제보로 인해 표절 의혹을 밝힐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자, 몇몇 교수들이 실명으로 제보함에 따라 최근 조사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감신대의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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