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사장선출,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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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장선출, 무엇이 문제인가?
  • 승인 2001.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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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후보 되풀…‘참신한 인재’발굴해야 CBS사장 선출이 무기명 비밀투표방식으로 결정되면서 이사들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CBS 재단이사회는 지난달 23일 차기 사장 인선위원회 구성안을 상정했으나 부결시키고 무기명 비밀투표방식을 선정했다.
이날 이사들은 “CBS의 사장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모두 후보로 내놓고 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무기명 비밀투표라는 방식도 생소하지만 정관에 “사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한다”고만 되어 있고 이사 동의 비율이나 후보 추천방식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어 세부적인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CBS 사장 후보로 자천 타천되고 있는 인물은 NCC총무인 김동완목사와 준비된 후보임을 자청하고 있는 고무송목사(기독공보 사장), 그리고 8년째 CBS 사장을 역임해온 권호경목사 등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유리하게 표밭 관리를 해온 사람은 다름 아닌 현 사장 권호경목사.
권목사는 최근 3연임 의사를 공공연히 표명하면서 4~50대 에큐메니칼 후배목사들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권목사를 사장으로 지지하는 쪽에서는 “권호경목사가 그동안 경영을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나은 인물도 마땅히 찾을 수 없는 현실”이라는 인물난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고무송목사나 김동완목사측에서는 “권목사의 8년간 경영실적으로 보면 헛점 투성이”라며 새로운 사장이 CBS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 고무송목사는 CBS사장 선출이 공개채용 방식으로 정착이 되어야 하며 기독공보 운영을 통해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경영인이 자신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자신의 입으로 사장출마 의사를 밝힌 바 없는 김동완목사는 NCC총무 다음은 CBS 사장직이라는 연합기관의 싸이클 속에서 타천되고 있는 인물.
이렇게 3명의 후보가 공식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교계 일각에서는 “왜 새로운 인물은 발굴하지 못한 채 똑같은 사람들이 자리바꿈을 해야하느냐”는 개혁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권호경사장의 재임 8년동안 CBS는 방송의 색깔을 잃은 것은 물론 IMF 당시 엄청난 부채에 허덕였으며 언론사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의 파업을 방치한 것으로 기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번이나 사장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
이와함께 현재 CBS가 방송위원회로부터 PP등록이 취소될 위기에 놓여 있고 라디오 방송 송출 재허가 추천 유보라는 위기에 와있음에도 재단 이사들이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CBS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

CBS 노조도 “CBS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 발굴에 이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CBS 노조는 이사회가 먼저 6.26 노사합의문에 기록된대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정관개정안에 기록된 사장청빙위원회를 구성해 참신한 인물을 사장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일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이사회 임의로 사장을 선출한다면 노조는 강경한 태도로 반대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혀 회사가 또 한번 파업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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