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말에 치러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직을 놓고 ‘장외선거전’이 치열하다. 현재 물망에 오른 인물은 예장 대신측 양용주목사와 예장 고신측 최해일목사. 이들은 교단이 주최하는 ‘한기총 대표회장 추대 후원의 밤’이란 제목으로 모임을 갖는 등 기관장 선출에 적극적이다. 양목사측은 후원의 밤 행사를 성대히 치루면서 ‘상당한 후원금’까지 모금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고신측은 후원의 밤 자체를 아예 무기연기했다고 발표했다. 기독교방송 사장 선출도 대동소이하다. 각 교단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현 사장인 권호경목사와 예장 통합측 고무송목사, 교회협의회 총무 김동완목사가 물망에 오른 세 인물인데 권사장은 지난해 계속된 노조파업을 장기간 방치했다는 점이 약점. 반면 고무송목사는 예장 통합총회가 끈질기게 밀어올려 아직까지 향방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장측과 통합측 그리고 감리교가 한 자리를 놓고 지분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기관 중 사업을 담당하는 대한기독교서회도 예외는 아니다. 성경과 신앙서적을 출판해온 기독교서회 사장자리가 문제의 핵심. 다른 기관장 자리가 치열한 접전을 보이는 가운데 서회 사장자리 역시 관심을 끄는 것인데 현 사장인 김상근목사에 대해 일부인사가 ‘김상근목사 이중직’을 들고 나와 결과적으로 최근 열린 실행위원회를 통해 김상근목사가 “연임포기”를 발표하도록 했다. 한 소식통은 “서회 사장자리에 감리교가 지분을 확보할 것 같다”며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상근목사는 정부가 주도하는 제2건국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을 겸해와 기독교서회 일부 인사가 “위원장은 월급을 받으면 이중직”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교회연합·일치운동은, 과거에 비해 정치성향이 더 두드러진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기관장 선출시기와 관련돼 치러지는 담합과 밀실합의는 우리나라 일치운동을 점점 퇴보시키는 악요인이다. 개인적인 명예욕과 정치적 야심 혹은 교단의 집단이기주의가 연합기관의 본질을 흐리고 질서를 파괴하는 위험신호가 벌써 만연하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개인적 명예욕과 집단이기주의의 옷을 입고 교회일치를 저해하는 각종 활동에 주목해야 한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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