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피서길에 기독교 유적순례까지 1석2조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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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피서길에 기독교 유적순례까지 1석2조 여름휴가
  • 이현주
  • 승인 2008.07.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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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휴가지에 위치한 기독교 문화유적을 찾아서
▲ 서해에 위치한 고대도는 기독교를 처음 맞이한 귀중한 역사를 안고 있다.

가족과 함께 1년을 기다렸던 여름휴가. 하지만 출발부터 차는 막히고 짜증이 밀려온다. 애써 도착한 곳에서는 피서지 바가지 상혼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보니 어디 좀 알차고 의미있는 휴가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크리스천이라면 남들처럼 흥청대는 휴가보다 신앙적인 충전도 함께 할 수 있는 휴가를 찾게 된다. 기독교 성지순례 전문가들은 크리스천들이 떠나는 인기있는 여름휴가지 주변에 성지순례 코스를 소개한다. 이왕이면 ‘일석 이조. 한번 가는 여행길에 관광과 휴식도 즐기고 아이들과 함께 신앙의 숨결이 서린 곳을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숨겨진 휴가지 주변의 성지를 찾아 소개한다.


# 서해 - 개신교 전래 1번지 고대도


기름유출사고로 제모습을 잃어버린 충남 보령 앞바다의 작은 섬 고대도. 안면도와 원산도, 삽시도와 장고도 한 가운데 위치한 작은 섬에는 100여 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주변 풍광이 수려하고 발 끝에 채이는 자갈 해수욕장이 자랑인 곳으로 맑은 물과 기암절벽이 볼 만하다. 고대도 당산 해수욕장 뒤에는 수백년 된 붉은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바다와 숲 모두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고대도의 가장 큰 매력은 개신교 첫 선교사인 귀츨라프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중국선교사로 홍콩에 와 있던 귀츨라프는 독일출신 루터교 목사로 한국 선교 역사상 첫 순교자로 기록된 토마스 선교사보다 34년 앞서 한국에 들어왔다. 그가 첫 발을 디딘 때는 1832년으로 동인도회사의 통역사로 배에 올랐다. 귀츨라프는 고대도에 머문 20일간 주민들에게 한문성경과 전도문서, 서적과 의약품을 나누어 주었으며 감자와 포도 재배법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또 빠른 시간에 주기도문은 한글로 변역해 주민에게 가르쳐서 성경번역사에 길이 남을 일을 했다고 하니 귀츨라프를 만나는 것처럼 기쁜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대도에는 귀츨라프선교사의 유적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귀츨라프 선교기념교회인 고대도교회에 가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찾아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대천항으로 가면 여객터미날에서 하루 3~4차례 여객선이 운항한다.


# 남해 - 숨어 있는 청정바다 장등해수욕장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여수방면으로 내려가면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가 결정된 여수가 나온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적어 가족단위 피서객이 몰리는 남해에는 북적이지 않고 조용한 해수욕장들이 몇 곳 남아 있다.


그 중 여수 장등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며 피서지로 적합하다. 공공기관에서 해수욕장으로 지정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며, 아담한 시골풍경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해수욕장 앞에는 영화 꽃섬의 촬영지 하화도를 비롯해 백야도, 조발도 등 남해 다도해 섬들의 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해수욕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꼭 들러 볼 코스로는 영화 ‘혈의 누’ 세트장이 있으며 유명한 기독교 유적지로 여수 애양원을 만날 수 있다.


애양원은 ‘사랑의 원자탄’ 으로 불리는 손양원목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한센병 환자를 돌보던 곳이다. 1939년 애양원 전도사로 부임한 손양원은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옥고를 치룬다. 그가 옥중에 있을 때 가족들은 거기로 쫓겨나 구걸을 하며 살아갔을 정도로 그의 삶은 힘겨웠다. 하지만 일제에 굴하지 않은 손양원목사는 헌신적으로 한센병환자들을 돌봤으나 6.25 한국전쟁을 맞아 애양원을 지키던 중 죽음을 맞고 말았다. 여수 애양원에는 손양원목사의 흔적과 유언들이 남아 있으며 죽도록 충성하고 순교를 복된 삶으로 받아들인 손목사의 일대기를 감동적으로 만날 수 있다.


※찾아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순천IC에서 여수로 들어와 화양과 고내를 지나면 혈의누 세트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을 조금 벗어나면 장등해수욕장이며 애양원은 순천에 위치해 있으며 여수에서 다시 돌아 나오는 길에 있다.


# 동해 - 해외선교사 휴양지 고성 화진포


강원도 바닷길을 따라 올라가면 맑고 깨끗한 청정 해수욕장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차를 몰다가 아무 곳에나 내려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강원도. 그 중에서도 최북단 고성으로 올라가면 화진포해수욕장이 위치해 있다. 사실 화진포는 김일성별장과 이승만별장, 이기붕별장 등이 세워져 있어 권력자들이 쉼을 얻기 위해 찾았으리만큼 손꼽히는 명소라 아니할 수 없다.


군사지역에 포함되어 있어 휴가철 낮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는 화진포해수욕장은 조개껍질이 부스러져 형성된 모래가 ‘사각 사각’ 소리를 내며 밟히는 느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은 곳이다. 또 해수욕장 인근으로 해양 박물관과 고성 통일전망대, 대진항의 유인등대 등도 볼거리라 할 수 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화진포 해외선교사 별장을 소개한다. 화진포 호수와 바다, 해금강이 어우러진 이곳 고성을 외지에서 들어온 선교사들도 아름답다 극찬했다. 여유로운 삶을 마다하고 아직 개화되지 않은 한국 땅을 밟았던 선교사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화진포를 찾았으리라...


화진포 호수 옆에 위치한 이기붕별장은 1920년 영국 선교사들이 세운 것으로 당시 선교사들이 운동하던 미니 골프장 등이 남아 있다. 지금은 이승만별장과 더불어 모두 안보기념관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역사적 자료들이 잘 보관되어 있어 초대 기독교 정치인들의 신앙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으로 꼽힌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화진포에서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흔적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찾아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간성으로 들어와 북단으로 올라오면 화진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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