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학연구원, 김삼환목사 설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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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학연구원, 김삼환목사 설교 분석
  • 승인 2001.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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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얻은 ‘겸험적 인식’이 청중 사로잡는 ‘설교의 원동력’

새벽기도로 성공한 목회자로 인식되고 있는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그의 설교는 과연 어떨까?
김삼환 목사의 설교는 난해하지 않고 단순하며 현실성이 있고 복음주의적이며 주제 중심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고려신학대학 이상규 교수는 한국교회사학연구원이 지난달 29일 연세대학교에서 주최한 ‘설교가 연구 심포지엄’에서 김 목사의 설교를 이렇게 평가·분석했다.

난해하지 않은 설교
김삼환 목사의 설교의 한가지 특징은 쉬운 설교라는 점이다. 그는 ‘설교는 모든 이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그의 신앙생활에서 얻은 체험적 믿음이었다. 그리고 지식인에게나 무학자에게나 동인한 의미를 줄 수 있는 난해하지 않은 설교라는 특징도 있다. 설교가 감동을 주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의 설교의 가해성(可解性)이며 이 점이 그의 설교의 수용성을 높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김 목사는 평범한 진리, 상식적인 윤리를 진부하지 않게 전달하는 화법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그의 절절한 예화라고 볼 수 있다. 성경말씀이 밥이라면 체험이나 예화를 반찬으로 삼아 교인들이 맛있게 먹도록 밥상을 차리는 지혜가 있다.

단순성(Simplicity)
진부하지 않고 분명하다. 그는 한가지 주제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설교하는데 설교의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한가지 대의를 전달하려고 한다. 그의 설교의 주제는 다양하다. 설교집에는 복음, 예수 그리스도, 영생, 은혜, 믿음, 기도, 의, 영적 삶, 감사, 사랑, 그리고 성도의 생활 등 다양한 주제들이 있으나 그 모든 설교는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설교의 전개는 한가지 정점으로 수렴되고 있다.

현실성(Relevancy)
실제적 삶과 관련돼 있는 오늘을 위한 설교다. 현실성은 설교를 듣는 청중과의 동일한 삶의 자리를 공유하는 내면적 동의 혹은 합의다. 즉, 김 목사는 청중들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점이 그의 설교의 수용성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김 목사의 설교가 범상치 않은 힘을 지니는 것은 설교를 단순히 고전적 의미의 일방적 선포로 이해하지 않고 한국적 정황, 곧 우리 한국인의 내면세계에 도도히 흐르는 한국인의 고유한 삶의 환경과 역사적 자리를 간파하고 한국적 정서에 용해될 수 있는 설교를 하기 때문이다.

한국적 현실에 대한 그의 감각은 학문적 연구로 얻는 결과라기 보다는 그의 삶의 환경에서 체득한 경험적 인식이라고 판단되며 바로 이 점이 청중을 압도하는 설교를 가능케 하는 원천이다.

복음주의적 설교
복음주의적인 신앙과 신학이 설교의 기초가 된다. 그는 성경의 영감과 권위를 믿고 있으며 인간의 죄와 비참, 예수 그리스도만을 통한 구원,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복음주의 신학적 건실성은 흉(凶)과 화(禍)를 피하고 길(吉)과 복(福)의 추구를 신앙의 이상으로 삼는 기복신앙이나 주관적 경험이나 체험을 중시하는 신비주의, 그리고 자유자의나 급진주의에 빠지지 않게 한다. 오히려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중시하면서 윤리의식, 기독교적 가치, 공의, 기독교 본래의 이타적(利他的) 봉사와 문화적 소명을 경시하지 않게 한다.

명성교회의 장학관 설립과 영주에 있는 여자학교 인수(1991), 안동 성소병원 인수(1994),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사역(1996)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주제 중심의 설교
주로 제목설교라고 불리는 주제 중심의 설교로 볼 수 있다. 이런 설교 방식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런 방식의 설교는 성경본문을 모범으로 이해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경신학적 이해가 결핍된 이들에게 주제 중심의 제목 설교는 상당한 호소력을 지닌다.

그러나 김 목사의 설교는 형식면에서 주제 중심의 설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나 성경본문을 강해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김 목사의 설교에서도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음을 이 교수는 지적한다.

구속사적인 접근 필요
김 목사의 설교에서 구속사적 접근은 다소 미미하다고 판단된다. 구속사적 접근은 구약의 역사적 본문의 진정한 의미를 해명할 수 있고, 구약을 윤리적·도덕적으로 접근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속사적 의의를 해명할 수 있게 된다. 그럴 경우 구약은 신약 이해에도 엄청난 빛을 던져준다.

구약 본문에 대한 상대적 소홀
구약을 본문으로 한 경우가 타 설교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으나 신약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그러나 구약 설교가 많은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1988년부터 1995년까지의 설교를 정리한 8권의 설교집에는 총 3백47편의 설교가 수록돼 있는데 이중 구약 본문이 1백22회로 33.5%, 신약 본문이 2백42회로 66.5%였다.

공종은차장(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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